꿈과 현실을 쉴 새 없이 오가다, 배우 고수
꿈과 현실을 쉴 새 없이 오가다, 배우 고수
  • 스타포커스
  • 승인 2017.03.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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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NEW>

‘자각몽(Lucid dream)’이란 수면자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채로 꿈을 꾸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에서 ‘자각몽’이란 현상을 처음으로 다룬 영화 '루시드 드림'. 이번 영화를 통해 꿈속과 현실에서 쉴 새 없이 뛰어다닌 배우 고수를 만났다. 2년을 기다린 작품 '루시드 드림'으로 돌아온 고수. 인터뷰 내내 유쾌하면서도 묵묵하게 영화의 진심을 전한 고수와의 만남 스토리를 지금 전한다.

<사진제공=NEW>

영화는 어떻게 봤나.

재밌게 봤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와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았고, 감독님이나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이 잘 표현된 것 같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신인 감독님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대담한 연출력으로 오락영화로써 잘 구현됐다고 생각한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포인트가 어느 부분인가.

이 영화는 ‘루시드 드림’이라는 현상을 가지고 아이를 찾아가는 영화다. 그래서 실종된 아이를 찾는 아버지 대호의 마음이 잘 전달되길 바랐다. 후반부에 떨어진 차인벨을 잡기 위해 몸을 던지는 그 순간만을 바라보며 연기했다. 많이 신경 썼던 부분인데 잘 표현된 것 같고, 영화를 볼 때 뭉클한 감정이 들었던 부분이다.

신선한 소재를 다룬 영화라 연기하는데 불안감은 없었나.

불안감보단 기대감이 더 컸다. 처음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이 시나리오를 봤는데 ‘꿈속에 어떻게 들어갈까’, ‘바다 위를 걸어가고, 불꽃 비가 내리는 장면은 어떻게 구현될까’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또한 대호의 심정이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많이 공감돼 어떻게 영화화했을지 더욱 기대한 작품이다.

김준성 감독님의 첫 작품이다. 감독님과의 호흡은 어땠나.

감독님의 아이디어를 정말 재밌게 봤다.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업에 참여했다. 현장에서도 신인감독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정도로 오래 경험한 사람 같은 느낌을 받았다. 특히 스태프와 배우를 전부 믿어주는 게 쉽지 않은데 항상 다 믿어주셨다. 강심장을 가진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편집된 장면 중 아쉬운 장면이 있나.

말 안 하겠다(웃음). 아쉬운 장면이 있지만, 이야기를 하면 관객들이 그 부분만 집중해서 보실 것 같다. 대호의 마음이 마지막까지 잘 전달되길 바랄 뿐이다.

자각몽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다룬 영화라 연기하기 전 많은 자료를 찾아봤을 것 같다.

시나리오를 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영화를 준비하면서부터 감독님께 강의를 많이 들었다. ‘루시드 드림’에 대해서 실제로 정신과 치료로도 이용이 되기도 하고, 소모임 같은 것도 있다더라. 분명히 관객들이 보고 나서 호기심이 생기는 소재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다.

감정적 소모가 많은 작품이었다. 어느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아이를 찾으려는 감정을 유지하며 달려가는 게 가장 힘들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고, 그 감정을 계속 유지하는 게 힘들더라.

설경구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영화 '공공의 적'의 강철중 역할과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에서 보여주신 역들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에 꼭 한 작품에서 뵙고 싶었다. 역시나 거칠 땐 거치시고, 부드러울 땐 부드러우신 분이셨다. 늘 어깨도 많이 두드려 주시고, 좋은 노하우도 말씀해주셨다. 하지만 다이어트 하는 동안에는 약을 많이 올리셨다(웃음).

체중 증량과 감량을 많이 했던 작품이다.

대호는 정의를 찾으려는 기자였고, 본인의 신념과 신의가 확실한 친구다. 그래서 대호의 첫 모습에 관해 상상하다가 ‘평균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힘겨웠을 대호를 생각하다 보니 감량을 하게 됐다. 아무래도 대호의 심정을 잘 표현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대호의 변화된 모습이 관객들의 몰입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 돌아가 보고 싶은 과거가 있다면.

디스맨(박유천 분)을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봤다. 꿈속으로 들어가서 정말 자유자재로 꿈속을 오가는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가고 싶은 순간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요즘엔 노력해서 변할 수 있는 상황에 더 초점을 맞추며 살아가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 시대극을 하다 현대극으로 돌아왔는데, 연기하면서 어색하진 않았나.

가장 처음에 찍은 작품이 '루시드 드림'이다. 이후에 MBC드라마 '옥중화', 영화 '덕혜옹주', '남한산성'을 촬영했다.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경험해야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느덧 청춘스타에서 아빠스타가 됐다.

일단은 연기하는 배우라는 직업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면 이런 것들을 토대로 작품에서 캐릭터로 표현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힘이 되는 부분은 나와 같은 동년배들이다. 같이 학교를 다니고,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고. 내 마음을 공유하고 같이 걸어갈 수 있는 세대가 있다는 자체가 정말 힘이 된다.

<사진제공=NEW>

데뷔 20주년이다. 소감이 궁금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땐 늘 설렌다. 또한 작품 홍보를 하기 위해 제작보고회나 시사회를 할 때 여전히 떨린다. 아직도 많이 부족해 더 노력하고 경험도 많이 쌓아야 한다. 작품을 시작하면 캐릭터에 대한 고민 탓에 지금도 스트레스를 받고,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다. 익숙해지고 능숙해지는 게 두렵다(웃음).

능숙해지는 게 왜 두려운가.

직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시작과 끝이 있는 작업을 한다. 매번 다른 인물, 다른 상황을 만나다 보니 처음 대하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물론 경험을 통해 배우기도 하겠지만, 첫사랑 같은 기분으로 새 작품과 배역을 만나고 싶다.

배우 고수의 청사진을 그려본다면.

지금도 계속해서 많은 경험을 해야 하기에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또한 이후에는 지난 일들을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때의 모습을 그리며 더 열심히 연기하겠다.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는가. 주로 어떤 시나리오가 들어오는지 궁금하다.

주로 시나리오를 찾으러 다닌다(웃음). 일부러라도 가서 시나리오를 보려고 노력한다. 요즘에는 선의 반대편에 있는 인물에 호기심이 많이 생겼다. 사람은 누구나 다 선과 악을 가지고 있듯이 악역에 대해 궁금해졌다. 또한 절절한 사랑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많은 영화가 나오지만, 우리 영화는 꼭 보셔야 한다(웃음). 한국영화에선 시도되지 않은 참신한 소재를 다룬 영화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정말 재밌게 본 작품이기 때문에 가볍게 팝콘 먹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아가서 '루시드 드림' 속에서 믿음과 희망을 보셨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시고 좋은 기운을 받고 가시길 바라고, 앞으로도 한국영화에서 신선한 소재를 다룬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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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주 2018-11-20 20:45:30
제발 피아노처럼 처절한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