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을 자극하는 "유인영"의 화려한 변신
관객을 자극하는 "유인영"의 화려한 변신
  • 스타포커스
  • 승인 2017.02.07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인영6 <사진제공=SBS>

'맑은 악역'이 무슨 말인가 싶어 검색해보면 유인영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영화 '여교사'에서 그녀가 연기한 혜영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악의 없이 한 행동인데 오히려 상대방에게 분노를 유발하는 캐릭터란다. 극중 혜영은 효주(김하늘 분)의 표현처럼 젊고, 예쁘고, 이사장인 아버지에 잘난 약혼자까지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금수저다. "혜영이 악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유인영의 말처럼 영화를 보는 동안 사람들이 혜영을 왜 맑은 악역이라고 하는지 의아했다. 그러다 영화가 끝날 즈음 그녀가 보여준 '결정적 한방'에 맑은 악역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했다. 울면서 자신에게 매달리는 어린 제자(이원근 분)의 본심을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넘기는 표정연기는 유인영만이 할 수 있는 특정 역할이 아닐까. 그동안 쌓아온 그녀의 내공이 정점을 찍었다.

사람들은 유인영을 악녀 전문 배우라고 한다. 그녀는 2004년 박한준 감독의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나왔다. 다작 배우이기도 한 유인영이 악녀 연기를 많이 한 것은 맞다. 그러나 그 악녀들은 다른 작품 속 악녀들과는 다르다.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 분)의 라이벌인 한유라나 SBS드라마 '가면'에서 원하는 게 있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손에 넣고야 마는 야심찬 상류층 최미연으로 열연했을 때에도 그랬다. 유인영의 청아한 목소리와 세련된 마스크는 악녀에도 '급'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줬다. 좀 더 은밀하고 차분하게 상대방을 압박하며 숨통을 조이는 도회적인 악녀. 그 결과 유인영은 과도하게 자신의 이미지를 소모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대중의 곁에 머물 수 있었다.

유인영2 <사진제공=(주)필라멘트픽쳐스>

유인영을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든 힘은 바비 인형 같은 몸매나 이국적인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 그런 매력들이 그녀에게 기회가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계속 활동했기에 유인영은 혜영이라는 입체적인 악녀를 표현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이미지가 악녀로만 굳어지는 것이 염려되어 예능 울렁증이 있지만 얼마 전에는 tvN예능 '인생술집'에 출연했다. 앙증맞게 애교를 부리며 맛깔나게 노래를 부르는 유인영을 보면서 그녀 안에 잠재된 끼가 방출되는 모습에 놀랐다. 본인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많은 작품을 했다고 하지만 영화에 대한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누군가는 단거리 주자로, 혹은 마라토너로 자신의 궤도를 달린다. 유인영은 자신의 페이스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줄 아는 아름다운 마라토너다. 그래서 대중은 여전히 유인영의 새로운 모습을 선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