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삶의 끝자락을 가기까지, 배우 서예지
"정원"이 삶의 끝자락을 가기까지, 배우 서예지
  • 스타포커스
  • 승인 2017.02.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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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413 photographer. 강승휘

"'다른 길이 있다'가 개봉하기까지 편집본을 정말 많이 봤어요. 큰 스크린으로 처음 봤을 때는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바라봐 주실지에 대한 걱정도 들었고요. 제가 8번, 9번 정도 영화를 봤는데, 점점 희망을 갖게 되는 영화더라고요."

영화는 채팅방의 대화로 시작된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두 남녀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기로 한다. 영화 '다른 길이 있다'에서 절망적인 상황과 남모를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는 정원으로 분한 서예지. 고통을 지닌 캐릭터라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그녀에게 '다른 길이 있다'는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였다고. 그녀는 "마침표, 쉼표, 의문, 문구 하나하나가 다 완벽하더라. 작품에 대한 의심은 전혀 들지 않았다. 다만 내가 이 완벽한 작품 속에 정원이라는 캐릭터를 잘 녹여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앞섰다"고 했다.

'정원'을 연기하며 그녀는 간접적으로 정원의 아픔을 느껴야만 했다. 심리적인 괴로움을 견뎌내며 정원으로 살아간 그녀의 노력은 '다른 길이 있다'를 통해 결실을 맺었다. 관객들은 내면의 비밀을 숨긴 채 묵묵히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정원을 보며 함께 괴로워했다. 그 중 그녀의 가슴을 저리게 했던 장면은 수완(김재욱 분)과의 베드씬 중 정원이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았던 부분이란다. 서예지는 "수완과의 베드씬 중 '나는 누구랑 자도 느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와 닿았다. 정원이 죄책감을 느꼈던 부분에 대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한 부분이라 더 울컥했다"고 정원과 같이 담담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전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죄책감으로 살아가던 정원이 삶의 마지막을 위해 선택했던 장소는 바로 춘천이다. '다른 길이 있다'는 조창호 감독의 고향인 춘천에서 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청평사, 누에섬 등을 비롯해 춘천의 숨은 명소들이 등장해 영화의 멋을 더한다. 젊음의 도시로만 유명했던 춘천을 다양한 영상미를 통해 담아내며 관객들 또한 춘천이란 도시에 매료시켰다. 서예지도 '다른 길이 있다'를 촬영하면서 춘천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춘천이란 도시를 잘 몰랐었다. 하지만 영화를 촬영하면서 춘천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흔히 말하는 맛집이라든지, 아름다운 명소라든지. '다른 길이 있다'를 통해 춘천을 모르는 사람들이 춘천에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하얀 눈으로 덮인 누에섬에서 촬영된 정원이 연탄가스를 피워놓고 삶을 마무리하는 씬은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중 하나다. 그녀 또한 영화스틸 중 차 안에서 정원이 눈을 뜨고 허공을 바라보는, 죽음의 문턱에 갔을 때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서예지는 "연탄가스로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그냥 아팠고, 너무 힘들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연탄 자살기도에 관한 부분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실제로 찾아보니 알코올을 섭취하고 잠이 들어 그런 일들이 발생한다고 하더라. 그 분들의 고통을 생각해 보며 연기에 임했다"며 그날을 회상했다.

한편 단아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의 배우 서예지는 KBS2드라마 '화랑'을 통해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화랑'에서 당찬 숙명공주 역으로 열연 중인 서예지는 서늘한 눈빛 연기와 차갑고 단호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한 눈에 사로잡았다. 남모를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정원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다. 이렇듯 서예지는 2014년 tvN드라마 '감자별'로 데뷔한 이후 다양한 작품으로 자신을 알리며 2017년 영화계가 주목하는 신예로 자리매김했다. 독립영화를 꾸준히 사랑하고, 좋은 감독님과의 작업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서예지. 2017년에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사랑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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