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보내는 변요한의 솔직한 생각
오늘을 보내는 변요한의 솔직한 생각
  • 스타포커스
  • 승인 2017.01.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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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이명수 Photographer.이명수

30년 후의 자신이 찾아온다면 과연 어떨까. 기욤 뮈소의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1985년의 ‘한수현’을 연기한 배우 변요한은 30년 후의 자신이 찾아온다면 그 어느 것 하나 물어보지 않고, 듣지도 않을 거란다. 외롭고 힘들었던 일도 현재 자신을 행복하게 해준 하나의 원동력이 되었기에 굳이 그걸 피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한 마디 한 마디 진정성이 느껴졌던 배우 변요한. 대세배우라는 타이틀 보단 ‘연기하는 사람 변요한’으로 남고 싶다는 그의 솔직한 생각을 지금 들어보자.

완성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본 소감은 어떤가.

너무 긴장하고 봐서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홍지영 감독님과의 식사자리가 떠올랐다. 어떤 장면인지는 모르겠는데 나를 확신시켜준 감독님의 연출력이 드러난 장면이 있더라. 그때 ‘이 영화는 홍지영 감독님 아니면 만들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 감독님의 날카롭고 섬세한 연출력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어떤 경로를 통해 한수현역에 캐스팅이 되었나.

정말 갑작스럽게, 운명처럼 나에게 온 작품이다. 원작소설을 군대에서 우연히 읽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책이 리메이크돼서 나에게 왔을 때는 이 시나리오가 책을 각색한 작품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익숙한 분위기와 느낌에 원작소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떠올랐다. 시나리오를 읽는 내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운명처럼 내게 온 작품이다.

한수현이란 인물의 어떤 면에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한수현’이란 캐릭터는 유약한 사람이다. 하지만 한수현은 절대로 자신이 유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근데 어렸을 때의 가정환경이 소중한 사람들 앞에서 소중한 어떤 순간이 와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수현’이란 캐릭터에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

그렇다면 출연 전에 김윤석 배우가 30년 후의 한수현인 줄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 김윤석 선배님께서 먼저 캐스팅이 되셨다. 대학 시절부터 선배님 작품을 감명 깊게 봤다. 함께 연기하게 되었을 때 굉장히 영광스러웠다.

김윤석 배우와 함께 21역을 한 작품이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2인 1역이라는 설정이 굉장히 재밌었다. 하지만 막상 연기하려고 하니 되게 막막해지더라. 김윤석 선배님을 막연히 똑같이 따라하게 되면 인위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위적이지 않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김윤석 선배님의 걷는 자세, 담배 태우시는 모습 등을 관찰하며 연기했다. 비슷하게 보이려 하기 보단 ‘한수현’을 연기할 때의 마음만은 서로 똑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985년의 수현’, 과거의 인물을 연기했다. 어떤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는지 궁금하다.

젊었을 때는 누구나 뜨거움이 있다. 또한, 표현에도 굉장히 자연스럽다. 그런 모습들을 젊은 수현의 입장에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아를 뜨겁게 사랑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30년 후에 수현이 찾아올 이유를 만들어 주고 싶었고, 그런 부분에 주안점을 두어 연기했다.

채서진 씨와 실제 연인처럼 굉장히 달달했다.

대본 볼 때부터 ‘연아’라는 존재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잘해주지 못하는 남자 옆에 왜 계속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사랑하기 때문이구나’라는 답이 나왔다. 연아는 굉장히 소중한 존재고, 젊은 나이에 사랑한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정성을 담아서 촬영에 임했다. 연아와 수현이 서로를 뜨겁게 사랑해야지만 30년 후에 수현이 찾아올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Photographer.이명수 Photographer.이명수

‘수현’의 연애 스타일이 변요한 배우의 연애 스타일과 비슷한가.

한 사람을 오래 만나고 싶다. 연애할 때 조심스럽게 연애를 했었다. 마음을 다 줬으면 좋겠다. 이런 부분에서는 수현과 비슷하다. 물론 내 안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기에 작품에 임했다.

어떤 장면이 가장 애착이 가는지 궁금하다.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다. 김윤석 선배님께서 풍선을 들고 웃고 계신 표정이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더라. 그 표정이 나의 마음을 울렸다. 예전과 같은 한결같은 수현의 모습이 담겨있어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다.

당신에게는 과거지만 나한테는 미래다라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이 대사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사라 정말 좋다. 이 영화에서 정말 중요하고, 본질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대사 같다.

만약 30년 후의 자신이 온다면 던져보고 싶은 질문이 있는가.

30년 후의 내가 온다면 뭘 물어볼까 생각하다가 고민을 멈췄다. 슛 들어가는 순간 나한테 미래는 김윤석 선배님이고, 사랑하는 사람은 연아이기 때문이다. 30년 후의 내가 온다면 물어보지 말고 듣지도 말아야겠다. 죽더라도 그냥 모르고 죽는 게 약이고, 그게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여태 살아오면서도 외로웠던 순간도 힘들었던 순간도 지금은 다 약이 된 것 같다.

김윤석 배우가 인터뷰를 통해 즉흥적으로 몸을 던져 연기하는 모습이 나와 닮았다고 말했다.

선배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희망이 생겼다. 앞으로 그 부분을 장점화해서 연기해야겠다.

예전부터 김윤석 배우를 존경했다고 하는데 배우 김윤석의 어떤 면이 존경스러운가.

선배님의 작품을 보면서 연기를 정말 멋있게 하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영화 '추격자'를 봤었는데, 그때 김윤석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후 관람한 영화 '타짜'에서 김윤석 선배님의 연기가 뇌리에 박혔다. 촬영을 함께 하면서도 배우고 싶은 점이 많았다. 하루는 선배님께서 엄청난 외로움에 몰입하시려고 하는 모습을 봤다. 가족들과 통화를 하신 다음에 혼자 구석에서 먼 곳을 바라보고 계시는 선배님의 뒷모습이 정말 외로워 보이셨다. 그런 부분 하나까지도 치열하게 노력하고, 연기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으셨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엔딩곡에 참여했다.

OST 참여를 할 때 작품에 방해가 되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SBS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때도 작품에 도움이 될 거라고 해서 참여했다. 만약 이번 작품에서 혼자 OST를 불렀다면 하지 않았을 거다. 과거의 수현과 미래의 수현이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영화 속에서 엄청 뛰어다녔는데, 그런 두 수현이 마음을 합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또한, 영화를 보시는 관객들께도 작은 선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

상업영화 첫 주연을 맡았다. 부담감은 없는가.

사실 별반 다를 게 없다. 독립영화를 통해 영화제 갔을 때 되게 좋았다. 하늘에서 별을 따는 기분이랄까. 내가 찍었던 작품이 좋은 메시지를 지닌 작품이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좋다. 스코어가 중요한 영화가 아닌, 여러 해가 지나도 많은 분이 봐주시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

계속 고민해야 하는 질문인 것 같다. 살면서도 어느 순간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고, 어느 자리든 어느 역할이든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역할을 변요한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될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

2016년이 지나고 2017년이다. 올 한해 계획들은 다 이뤘는가.

이룬 것 같으면서도 못 이룬 것 같다. 작품이 무사히 끝났지만 배우를 탐구하는 나로서는 아직까지도 갈증이 있다. 되게 아이러니한 말 같은데 표현을 잘 못하겠다. 이룬 것 같으면서도 못 이룬 한 해였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봐주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보신 분들에 따라 전해지는 메시지가 다를 것 같다. 기욤 뮈소가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사랑하라고 쓴 책 같다. 소중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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