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or 꿈에 그린 이상형?! 당신의 선택은?
남사친? or 꿈에 그린 이상형?! 당신의 선택은?
  • 스타포커스
  • 승인 2017.01.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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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오퍼스픽쳐스>

내 주변 모든 사람들이 수상하다. 지나가는 부동산 아저씨도 살인범처럼 생겼고, 설상가상 윗집에서는 욕실에서 여자 비명소리가 울려 퍼진다. 경찰서에 신고하려 112를 눌러봤자 장난전화라고 치부하며 믿지 않는 경찰관까지. 이 모든 현실이 한제인(하지원 분)이 처한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무서울 수도 있는 이 상황을 송민규 감독은 영화 '목숨 건 연애'에서 로맨틱 코미디와 스릴러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한제인은 지극히 진지하지만 관객은 웃을 수 있는 이색적인 영화가 탄생했다.

‘이태원 민폐녀’라 치부되지만 실제로 한제인 같은 캐릭터가 주위에 있다면 심심하진 않을 것 같다. 평범한 일상에 매번 추리를 해나가야 하는 스펙터클한 인생이지 않나. 그러나 한제인이 여자친구라면?! 그녀를 오랫동안 짝사랑한 설록환(천정명 분)이 대단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그녀를 위해 경찰관이 되고 항상 언제 사고 칠지 모르는 그녀를 지켜봐 주는 든든한 남사친으로 등장하는 설록환 같은 남자라면 그 어떤 여성이라도 언젠가는 마음을 열게 되지 않을까? 한제인의 생일에 아침 일찍 풍선을 들고 ‘짠’하고 나타나 미역국을 끓여주는 남자라니. 사심 가득 넣어 설록환에게 한 표를 던진다. 그러나 그에게 한제인을 뺏길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다가왔다.

젠틀하고 신비스러운 이미지로 한제인을 한눈에 사로잡은 제이슨(진백림 분). 뭔가 위험한 냄새가 풍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흔들린다. 심지어 한제인의 추리소설을 읽고 팬이 되었다며 언제든지 그녀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제이슨의 모습에 자신의 일을 인정받는 느낌까지 한제인은 들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제대로 된 추리소설을 못 쓰고 있던 차에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설령 그가 의심이 간다고 해도 마음을 열게 되지 않을까.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들이 모두 저항의 흔적이 없었던 이유가 이해되는 시점이다.

처음부터 한제인은 제이슨을 의심하고 염탐하지만 중간중간 과연 범인이 누구일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어넣게 만드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제이슨은 설록환을 의심하게 만들고, 경찰은 절도범 허종구를 범인으로 몰아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관객들의 추리 실력도 만만치 않다. 굳이 반전으로 치닫지 않아도 충분히 범인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송민규 감독은 한 가지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과연 당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살인자라면?! 만약 커플이 '목숨 건 연애'를 보러 갔다면 한 번쯤은 상대방에게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지 않을까. 거기에 대한 한제인의 선택에도 집중해보시길.

단순한 슬랩스틱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 보는 내내 온갖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만약 하지원이 아니었다면 과연 이 장면을 어떻게 탄생시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완성시킨 영화다. 방귀 뀌는 여배우가 예뻐 보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 갑자기 나타나는 개연성이 부족한 상황도 하지원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커버가 가능했다. 올겨울 잠들어있던 연애세포에 살짝 영양분을 뿌려주고 싶다면 '목숨 건 연애'를 선택해보자.

김서해 기자 free70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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