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청춘’과 ‘상남자’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배우 "김정현"
‘꽃청춘’과 ‘상남자’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배우 "김정현"
  • 이현제 기자
  • 승인 2017.01.0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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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오앤엔터테인먼트>

 

독립영화로 데뷔한 신인배우들을 보면 초심 가득한 그들만의 도전에 기분 좋은 자극을 받는다. 배우 김정현을 처음 봤을 때에도 그랬다. 서은영 감독의 영화 '초인'에서 김정현은 체조선수 최도현을 맡았다.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깨끗한 피부와 해맑은 미소 때문에 투명한 물결처럼 빛나던 청춘 그 자체였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어머니(서영화 분)를 돌보는 착한 고교생이자 수현(채서진 분)을 좋아하던 김정현은 천진난만했다. 수현을 만나려고 평소 책과 담쌓고 지내던 도현이 도서관을 기웃거리고, 그러다 속마음을 들켜서 허둥대는 모습은 스크린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그러다 SBS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표나리(공효진 분)의 동생인 표치열로 나온 김정현을 봤을 때에는 반가움보다는 놀라움이 앞섰다. 공부부터 싸움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상남자 고교생 치열은 김정현의 숨겨진 1%가 이제 막 드러났을 뿐인데 너무 낯설었다. 똑같은 고교생을 이렇게 극과 극으로 소화하는 이 극단적인 남자의 이기적인 연기력에 매료되었다. 자신을 위해 매번 희생하는 누나를 걱정하느라 늦은 밤에도 가로등 밑에서 누나를 기다리던 의젓한 애어른. 이 미성년의 아우라는 이미 수컷의 박력으로 가득했다. 드라마 한 편으로 순식간에 ‘국민남동생’으로 등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사실 남자가 남자답다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런데 김정현의 연기욕심은 남성미를 능가하고도 남는다. 변요한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인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단편영화를 촬영하고 연극 무대에서도 활동하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부지런히 나아갔다. 지난 2014년에는 목표로 세운 셰익스피어 극작품도 해냈다. 적어도 마흔까지 무명으로 인내하겠다는 각오로 연기를 시작한 김정현.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미 김정현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어느 정도 승패를 좌우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았다. 뚜렷한 자기소신, 혹은 연기철학을 실행에 옮기는 결단력은 그를 진정한 남자이자 배우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김정현은 자신의 밋밋한 얼굴이 도화지 같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어떤 감정도 표현할 수 있다는 그의 말에 수긍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도현’과 ‘치열’로 파릇파릇한 청춘과 박력 넘치는 남성미를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롤모델이 에디 레드메인이라는 이 야심찬 배우의 행보는 앞으로 더 많은 여심을 뜨겁게 달구고도 남을 것 같다. 꿈을 꾸는 사람은 그것과 닮아간다는 말처럼 김정현은 그렇게 ‘완성형 연기꾼’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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