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 스타포커스
  • 승인 2017.01.13 17:27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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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독특한 점은 캐릭터의 설정에 있다. 원작자인 브라이언 힐과 음악을 담당한 넬 바트램은 어른들이 잊고 있는 자신의 유년을 테마로 했다. 관객들의 어린 시절은 다 다르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시간들을 잊어버린다는 점에서 모두 같다. 각자 무슨 일을 하든 마찬가지다. 토마스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했고 누구보다 바쁘다. 다만 토마스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앨빈이다. 앨빈은 어린 시절 다양한 추억들을 함께 한 '친구'이자 토마스가 작가로 성공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한 '모티브'다. 작가에게 영감이 원천이 되는 존재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지만, 정작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교류할 수 있는 감정이다. 그런 면에서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가장 보편적이지만 지속하기 어려운 '우정'이라는 감정에서 시작해 토마스가 잊고 있던 순간으로 역주행한다.

인간은 망각의 존재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잊고 살아간다. 혹은 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기도 한다. 토마스는 기억을 원료로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소설가지만 그도 예외는 아니다. 작가로 성공해서 돈과 명예 등 점점 세상에 물들어가는 토마스에게 앨빈은 어느덧 세상물정 모르는 옛 친구가 되었다. 앨빈은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아 고향에 머물고 있다. 토마스의 입장에서 앨빈의 삶은 정체되어 있다. 극이 진행될수록 토마스가 집필한 베스트셀러들은 사실 앨빈과 함께 한 시간 속에서 탄생했다. 그는 지금 자신을 있게 해준 것들을 부끄러운 지난날의 기억 정도로만 치부해버리고 부정한다. 가장 친한 친구와 멀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었지만 토마스는 인정하지 않는다.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미덕은 '잃어버림' 자체를 힐난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누구나 자신의 일부를 잊고 살아갈 수 있지만 주위에 그 사실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음을, 그로인해 놓치고 있던 가치들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넌지시 알려준다.

고경태 kkt13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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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태 기자 2017-01-18 09:47:15
네, 2월 5일까지 공연하니까 그 전에 챙겨보세요. ^^

장혜숙 2017-01-18 00:58:22
한번꼭봐야할 공연같아요
왠지추운겨울 따뜻해질꺼같아요~^^

고경태 기자 2017-01-16 15:58:40
네, 마음 훈훈해지는 공연이죠?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에 자주 참여해주세요. ^^

박종웅 2017-01-16 14:23:55
정말 어제 스타포커스 덕분에 공연 잘 보고 왔어요~
따뜻한 공연 좋네요~

고경태 기자 2017-01-15 16:08:47
뮤지컬 보셨나요? 아직 못 보셨다면 꼭 챙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