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납뜩이~ 어느새 "갓화신"으로, 배우 "조정석"
오 마이 납뜩이~ 어느새 "갓화신"으로, 배우 "조정석"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11.2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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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진제공=SBS>

그의 가슴은 소중했다. 최근 SBS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이화신 역할을 맡아 온 몸, 아니 온 가슴으로 열연을 펼치는 조정석이 명장면 제조기로 등극했다. 극중 SBC 기자로 나오는 이화신은 엄청난 마초이자 자화자찬에 익숙한 캐릭터다. 독특한 점은 남자에게 드문 유방암 환자라는 것. 자칭 상남자를 자처했던 그가 분홍색 가운을 걸치고 부인과 클리닉을 드나들며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특히 수술 전에 검사를 받는 신에서 가슴을 압박당하는 화신이 고통스러워하는 감정을, 과일이 터져버리는 생생한 연출과 교차 편집한 부분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질투의 화신'에서 조정석의 하드캐리가 가능한 것은 이십대 초반부터 10여년 가까이 연극과 뮤지컬을 병행하며 갈고 닦았던 내공 덕분이다. 특히 뮤지컬 '헤드윅'은 그의 인생작으로 뽀얀 피부 때문에 '뽀드윅'이란 애칭까지 얻으며 인지도를 쌓는데 도움을 주었다. 까칠함과 다정함이 공존하는 눈빛으로 표나리를 바라보는 모습에 여성 팬들은 밤잠을 설칠 지경이다.

'조정석'하면 대부분 이용주 감독의 영화 '건축학 개론'의 '납뜩이'로 단숨에 관객을 사로잡은 초특급 신인으로 기억한다. 조연으로 나타나 "어떡하지, 너"를 비롯한 여러 유행어를 만들었다. 이후 한재림 감독의 영화 '관상'에서 팽헌으로 나와 대선배 송강호와 찰떡궁합을 보여주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임찬상 감독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는 로맨틱한 댄디가이로, 노덕 감독의 영화 '특종: 량첸 살인기'에서는 신문사 기자 허무혁을 맡아 장르와 소재를 뛰어넘는 연기력을 과시했다. 가장 최신작인 곽재용 감독의 영화 '시간이탈자'에서는 임수정과 합을 맞춰 시공간을 초월해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조정석이 11월 24일에 개봉할 권수경 감독의 영화 '형'에서 전과 10범 사기꾼 고두식으로 나온다. 유도 국가대표이자 자신의 동생인 두영(도경수 분)의 사고를 이용해 가석방 기회를 노리는 뻔뻔한 인물이다. EXO의 도경수와 브로코미디를 선보이며 역대급 '남남케미'를 과시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딜레마다. 15년 동안 동생에게 연락 한 번 하지 않고 사고만 치고 다니던 이 사기꾼 형을 조정석이 연기한다는데 미워해야할지, 사랑해야할지 관객들이 고민 좀 하지 않을까. '질투의 화신'을 볼 때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대책 없이 터져버리는 웃음을 감당할 수 없었던 데자뷰가 오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행복한 고민 또한 '갓정석'만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니, 우리는 그저 그가 이끄는 대로 따르는 수밖에.

고경태 kkt13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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