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진짜’ 예쁜 꽃 배우 "한효주"
말하는, ‘진짜’ 예쁜 꽃 배우 "한효주"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09.24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초한 마스크와 순수한 연기로 많은 남자들의 마음을 흔든 여배우 ‘한효주’. 이번엔 ‘노래’를 부르며 처절하고 지독하게 사랑을 갈구했다. 왜 그랬을까.

Photographer. 이명수 Photographer. 이명수

영화 '해어화'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박흥식 감독님과 첫 미팅 때 “이 영화는 모차르트와 모차르트의 영화다”라는 말이 깊이 와 닿았다. 또한 요즘 영화에서 보기 힘든, 짙은 부분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오랜만에 깊은 감정선의 영화를 보여드리게 되어 많이 떨린다. 관객 여러분이 어떻게 봐주실지 굉장히 궁금한 영화다.

매번 사랑받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엔 사랑과 우정을 모두 다 잃는 캐릭터다.

사랑받지 못하는 캐릭터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처절하게 사랑을 갈구하는 역할이라 연기하면서도 마음만은 편치 않았다. 역할에 몰입하다보니 괴로운 마음이 커져 힘들었다.

그래도 경무국장(박성웅)은 소율(한효주)을 사랑하지 않았나.

맞다(웃음). 내 생각에는 경무국장이 소율을 ‘진짜’사랑했던 것 같다.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해어화'에서 유일하게 박성웅 선배한테 사랑받았다(웃음).

소율이라는 인물은 한이 서려 있다. 하지만 여자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캐릭터다.

나도 여자인지라 많은 부분을 공감했다. 하지만 진짜 ‘나’였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사실 윤우(유연석)과 연희(천우희)의 관계가 여자라면 쉽게 넘어가지지 않는 부분이다. 연희도 이 부분을 공감했지만, 본능에 더 충실했던 것 같다.

윤우와 연희의 관계가 들통난 후 소율이 점점 변해가더라.

소율은 원래 맑고 순수한 아이다. 되도록 초반부에서는 소율을 ‘아주 순수한 존재’로 만들고 싶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순수함을 잃어가기에, 초반부에 최대한 순수함을 어필하려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후반부보다 초반부의 연기가 어려웠다.

부득이하게 편집돼 아쉬운 부분이 있는가.

이난영 선생님(차지연) 콘서트에 가서 연희가 선택을 받는다. 그 장면은 다들 기억하실 거다. 그 후 정가만 하던 소율이 ‘대중가요 오디션’을 보러간다. 작곡가와 제작자 앞에서 노래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는 장면이다. 더불어 오디션을 본 후 이난영 선생님께 “누군가를 질투해 본 적 있으세요?”라고 소율이 묻는다. 소율이 연희를 질투하고 있는 감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부분이다. 이후 차에서 내릴 때 이난영 선생님이 “정소율”하고 부른다. 그리고 “잊지 말라고요. 그쪽이 정소율인 거”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씬 중 하나였다.

완성작을 처음 봤을 때 기분이 어땠나.

나의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담긴 영화다. 새로운 얼굴을 담고 싶어 도전했고, 잘 담긴 것 같다. 약간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후반부엔 눈물도 나더라. 그래서 신기했고 최선을 다했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다.

Photographer. 이명수 Photographer. 이명수

어느 장면에서 울컥했는가.

에필로그 부분이 나올 때 눈물이 났다. 소율과 연희의 순수했던 모습과 어렸을 때의 장면이 교차되는 부분에서 감정이 복잡 미묘했다. 그 부분을 보다 눈물이 흘렀다.

노래를 부르고 전통무용을 하는 장면을 보며 배우 한효주가 진짜 최선을 다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정가를 완벽히 소화해 놀랐다.

감사하다. 이 영화에서는 ‘노래’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정가를 진짜 열심히 연습했다. 정가는 개개인의 목소리마다 다른 소리가 나온다. 허스키한 목소리는 허스키한 소리가, 맑은 목소리는 맑은 소리가 난다고 한다. 내가 배운 선생님의 목소리는 굉장히 맑은 소리였다. 그분께 맑은 소리를 배워 영화에 더 어울렸던 것 같다.

그렇다면 '해어화' OST 중 어떤 노래가 가장 마음에 드나.

마지막 노래 ‘사랑 거즛말이’가 가장 좋다. 노래가 굉장히 늦게 나왔다. 촬영을 마치고 한 달 후 쯤 녹음했다. 박흥식 감독님께서 처절하게 불러달라고 했다. 그래서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른 곡이다. 영화 속에서는 길게 나오지 않아 OST에 꼭 넣어달라 했다. 10분 정도 되는 긴 곡이지만 짧게 편집되더라도 완창을 들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박흥식 감독과의 첫 작업이다.

박흥식 감독님의 전작 '인어공주'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봤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감정에 대해 굉장히 섬세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작업을 하면서 그 부분을 더욱 느꼈다. ‘사랑 거즛말이’녹음작업을 하면서 박 감독님은 완벽한 소리가 나올 때 까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노래 한 곡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박 감독님의 모습을 보며 ‘영화를 마지막 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박 감독님 덕분에 ‘사랑 거즛말이’라는 곡을 더욱 처절하고 구슬프게 부를 수 있었던 것 같다.

Photographer. 이명수 Photographer. 이명수

배우로서 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것 같다.

마지막 대사인 “그땐 왜 몰랐을까요. 이렇게 좋은걸”이란 대사가 나온다. 영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요약한 대사 같다. 한 여자가 자기 자신을 버리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아주 순수했던 모습부터 악해지는 모습까지 한 여자가 변해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사극에서는 많이 만났지만 시대극은 처음이라 색달랐을 것 같다.

시대극은 의상, 미술, 소품 등 볼거리가 참 많은 것 같다. 의상과 메이크업 콘셉트가 잘 잡혔다. 의상을 화려하게 입고 눈썹을 얇게 뺐다. 비운의 시대라 아픔이 많긴 하지만 시대적인 배경이 카메라에 담겨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촬영하는 동안은 시간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아, 맞다. 정말 예쁜 의상이 있어서 한 벌 사기도 했다(웃음).

그땐 왜 몰랐을까요. 이렇게 좋은걸이란 대사는 참 먹먹하다.

나 또한 그렇게 이야기하는 소율의 마음이 너무 슬펐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중요한 대사라고 생각했다. 대사를 하기 전날 밤에도, 첫 테이크를 가기 직전까지도 참 힘들었다. 그리고 이 대사를 하면서 배우로서 신기한 경험도 했다. 내 안에 ‘소율’이라는 인물이 살이 있는 느낌이 들었다. 찍고 나서도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다.

대사와 더불어 할머니 분장도 인상 깊더라.

생각보다 분장하는 게 어려웠다. 얼굴 전체를 붙이는 작업이라 굉장히 답답했다. 분장을 다하고 나니 왠지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지고 등도 좀 굽는 것 같았다(웃음).

한효주 배우도 돌아봤을 때 좋은 걸 몰랐던 순간이 있나.

인생을 돌이켜보면 ‘배우 한효주’로는 정말 열심히 산 것 같다. 정신없이 달리면서. 후회없이 살았다고 해도 될 정도다. 하지만 ‘인간 한효주’로는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순간들이 있다. 어떤 사건이라기보다 소율이처럼 덜 성숙했을 때 너무 어른인 척 성숙하려고 했다. 그땐 모든 것을 다 이겨내려고만 했던 것 같다. ‘어리광을 좀 더 부릴 걸’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요즘 장난 아니게 부리고 있다(웃음).

'해어화'의 엔딩은 어떤가.

나이가 든 소율에게 여전히 노래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던 것 같다. 세 남녀의 얽히고설킨 사랑이야기보다는 ‘노래’에 좀 더 임팩트를 준 엔딩이었다. 무대에 서길 간절히 원한 한 여자의 비극이다.

마지막으로 스타포커스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준비과정부터 촬영까지 1년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매진했다. 픽션이기는 하지만 ‘정소율’이라는 캐릭터가 실존했던 인물이라 상상하면서 뜨겁게 연기했다. 영화 '해어화'는 인간의 회한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이민지 기자 0614minji@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