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보이"와 "나쁜 남자", 배우 유연석의 한 끗 차이
"밀크 보이"와 "나쁜 남자", 배우 유연석의 한 끗 차이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07.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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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s_6044 <사진제공=이명수 phographer>

유연석, 연기자로도 외모로도 열일하다

영화 '해어화'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하다. 이번에도 멜로 작품을 선택했다.

남녀의 삼각관계를 다룬 작품이지만, 음악 소재에 끌렸다. 지금껏 음악을 다룬 작품에 출연한 경험이 별로 없었다.

영화 '해어화'에서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로 출연한다. 스윗 가이 기질이 넘친다.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계속 맴돈다.

1943년 일제강점기 시대의 윤우는 당대 최고의 작곡가이자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고 싶어서 열심히 연습했다. 피아노 연주만큼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고 싶지 않았다.

영화 '해어화'의 명장면 중 하나가 윤우의 '아리랑'이다.

절망에 빠진 윤우가 일본군 앞에서 '아리랑' 연주를 하는 장면이다. 처음에 '노래를 해볼까' 고민했다. 하지만 윤우는 자기 목소리를 내서 노래하지 않았을 것 같다. 다른 방법을 생각하다가 온전히 피아노에 집중해서 전달하기로 했다. 그래서 직접 피아노로 아리랑을 연주했다.

섬섬옥수 예쁜 손이 '해어화'에서도 빛났다.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심쿵 포인트는 '손'이었다. 손 연기의 달인이다.

앞으로 손 연기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웃음). '해어화'에서 윤우가 하고 싶은 말,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는 수단이 '손'이었다. 작은 손동작 하나까지도 메시지일 수 있고, 감정이 전달되는 수단이라서 신경 쓰는 편이다.

담배를 든 손도 멋있다. '해어화'에서 정말 담배를 자주 피우더라. 담배 관련 에피소드를 공개해 달라.

박흥식 감독님께서 애연가셨다고 한다. '해어화'를 촬영할 때는 전자담배를 태우셨다. 아마 본인이 담배를 태우지 못한 것을 윤우에 반영하신 것 같다(웃음). 윤우는 고민할 때 늘 담배를 물고 있다. 금연초와 담배의 연기가 달랐다. 그래서 실제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군대 제대 후 7~8년 정도 담배를 끊었다.

이번엔 '다른 의미'로 여성 팬에게 강한 인상을 줄 것 같다. 영화 '해어화'에서 맡은 윤우 캐릭터가 '나쁜 남자'같다.

"악역을 다시 맡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늑대소년', '무서운 이야기'에서 악역을 많이 했고 이후에는 안 했으니까. 난 '해어화'의 윤우가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어화'에서 윤우는 자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윤우의 사랑이 바뀌는 것도 성장 과정 때문일까.

윤우의 어머니는 삼패 기생(하류 출신으로 주석에서 잡가나 민요를 부름)이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윤우는 기생집에서 성장해, 정가에 반감이 생긴 것 같다. '해어화'에서는 윤우 아버지에 대한 설정이 있다. 여유로운 집안이었지만 어머니는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윤우는 그런 어머니를 보며 컸다. 그래서 윤우가 노름판에서 듣는 정가보다 다른 노래를 신경 쓴 것 같다. 여유 있게 노름하면서 즐기는 노래에 대한 반감이랄까. '모든 사람이 듣는 노래, 민중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윤우를 위한 해명이 필요하다.

윤우는 참 건강한 사람이다. 밝은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자유로운 영혼이자 음악적 소신이 있는 인물이다. 그러던 윤우가 연희(천우희)를 통해서 진짜 '조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연희의 열악한 상황을 알고, 조선을 똑바로 보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노래가 '조선의 마음'이다.

연희의 상황을 알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는가.

연희와 곡 작업이 순탄치 않았다.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연희 때문에 "가시꽃 같은 여자"라고 말한다. 특히 연희 아버지를 보고 윤우가 동요했던 것 같다. 이 장면은 편집됐는데, 곡 작업을 마치고 윤우가 연희를 바래다주는 장면이었다. 아버지가 돈을 달라며 연희를 구타한다. 윤우는 연희가 아버지에게 맞는 모습을 직접 보고 충격에 휩싸인다. 아버지는 도박에 빠져 딸을 팔고 때리는 현실, 윤우가 연희를 통해 본 '조선의 모습'이었다.

윤우-연희는 사랑 이상의 관계를 유지한 것 같다.

윤우는 연희를 음악적 뮤즈, 선생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소율과의 차이다.

'해어화'에서 악보를 그리는 장면, 편지를 쓰는 장면이 있다. 직접 썼는가.

편지는 직접 썼다. 악보는 음악감독님이 그린 것, 직접 그린 것이 있다. 음악감독님 악보를 봤는데 간단하게 악보를 그리시더라. 빗금, 슬래시(/)처럼 자기만 알 수 있는 악보로 그리시는 모습을 보고 참고했다.

'해어화'에서 윤우 스타일이 멋지다. 지금 보면 좀 촌스러운 양복이지만 그땐 세련된 스타일 아닌가. 윤우의 패션 철학은 무엇일까.

윤우는 자신을 꾸미는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곡 작업을 했을 때 편안하고 넉넉한 옷을 입었을 것 같더라. 꾸미지 않은 멋을 유도하긴 했다(웃음). 당시 의상이 한복에서 양장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배우의 옷차림에서 소소한 볼거리가 있다.

'해어화'에서 말끔한 비주얼이 실종됐다.

헤어스타일을 일부러 꾸미고 싶지 않았다. 자유분방한 모습의 윤우를 표현하고자 했다. 펌을 한 느낌은 윤우와 잘 안 맞다고 판단했다. 수염을 좀 길러봤다.

지난해 수염 기른 모습을 행사장에서 봤다. 익숙하지 않은 비주얼이라 조금 놀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해어화' 촬영 중이라고 하더라.

여행을 다니면서 수염을 못 깎았던 적이 있다. 당시 수염이 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더라(웃음). 나중에 잘 어울린다고 했는데, '해어화'를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

'해어화'에서 옛날 말투를 연기했다.

현대 언어와 조금 다르다. 사극 말투도 아니고 어색한 말투다. 그때 쓰는 단어를 사용했다.

같은 시기에 경쟁작 '시간이탈자'가 개봉한다.

'시간이탈자'에 출연한 임수정, 조정석과 이미 인연이 있다. 임수정과 '은밀한 유혹'에서, 조정석과 '건축학개론'에서 만났다. '해어화'와 '시간이탈자'가 모두 관객에게 사랑받으면 좋겠다.

해어화는 '말을 아는 꽃'을 일컫는다. '해어화'의 윤우를 꽃으로 비유해 달라.

만개했던 꽃이 시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극 초반, 윤우는 굉장히 밝고 건강하다. 그러나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나고 비극적 결말에 이른다.

유연석, 그 남자의 플레이 리뷰

'유연석'하면 '손호준'이 따라붙는다. 손호준이 많이 의지하는 것 같다.

친한 동료 배우다. 서로 격려하며 의지하고 있다.

정말 '그것'이 궁금하다. 유연석과 손호준은 뭘 하면서 놀까. 훈남들의 꽁냥거림이 궁금하다.

갑자기 연락해서 집에 쳐들어간다(웃음). 냉장고에 있는 거 꺼내먹고 캔맥주 마시고(웃음). 아, 예전에는 같이 운동을 했다. 복싱장에 같이 다니기도 했다.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군대 간 이후 손호준의 '유연석 의존도'가 높아진 것 같다.

음, 그런 것 같다. 그 이후로 전화가 더 자주 오는 것 같긴 하다(웃음).

악역 전문이었던 유연석을 지금의 유연석, 여심 강탈배우로 만든 작품이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4'다.

칠봉이는 '배우 유연석'을 많은 분께 알린 작품이었다. 그전에 가지고 있던 악역 이미지가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로 변화했다.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새로운 배우를 발견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인기가 많다고 생각한다.

'응답하라 1994' 인터뷰 당시, "내가 변할까 봐 겁이 난다"고 하셨다. 지금 변하지 않고 잘 지내는지 궁금하다.

긍정적인 반응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 아마 당시, 배우 유연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니까 마땅히 책임감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처음 배우를 꿈꿨을 때의 열정,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설렘이 버려지지 않길 바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MBC드라마 '맨도롱또돗'의 건우도 잘 어울렸다.

그전에 해보지 않은 캐릭터였다. 한 마디로 철이 덜 들었다. 대사를 이렇게 빨리 쳐본 적도 없었다. 만화 캐릭터처럼, 어린아이처럼 행동했다. 저에게는 도전이었다. '맨도롱또돗'의 건우 역을 하면서 '앞으로 계속 안 해봤던 질감의 인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lms_6054 <사진제공=이명수 phographer>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서 듀티율로 출연했다. 원래 재충전 기간이었는데, 출연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벽을 뚫는 남자' 기자간담회 때 "소속사에서 출연 제의 소식을 듣고 '꼭 출연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랜만에 '무대'라는 공간에서 관객과 호흡했다.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가 있다면.

영화는 개봉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뮤지컬은 바로 관객과 만날 수 있어 다른 느낌이었다. 관객과 가까이 만나는 공연 출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Mnet예능 '위키드'에 출연했다. 아이들과 출연하는 방송인데, 어땠나.

마치 아들, 딸이 생긴 것 같았다(웃음). 어느 순간 그 친구들의 엄마, 아빠가 됐다. 같이 톡방을 만들어 연락한다. 아침 인사를 하고, 밤에 잘 자라고도 한다. 요즘 아이들처럼 이모티콘, 하트도 보낸다(웃음). '위키드'를 하면서 '해어화'의 대사가 떠올랐다. 나이가 든 소율이 "그땐 왜 몰랐을까요?"라고 말한다. 나 역시 아이들이 노래하는 것을 들으면 '그땐 왜 몰랐을까'라는 생각에 잠긴다.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동심(童心)을 그리워하고 있다.

작품마다 매력이 확연히 다르다. 전혀 상반된 이미지가 있다. 마스크 영향도 있는 듯하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박지원이 '응답하라 1994' 칠봉이였다는 게 잘 믿기지 않는다. 변화무쌍한 얼굴이다. 자신의 얼굴에 만족하는가.

예전에는 뚜렷한 개성이 없는 얼굴 같아서 콤플렉스였다. 지금은 '내 얼굴에 어떤 것을 씌우면 잘 어울릴까' 고민하는 배우이고 싶다. 만족하며 살고 있다.

배우는 '흥행'이라는 숙명을 안고 있다.

예전에는 흥행을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배우 유연석'에게 요구하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하고 있다. 작품의 흥행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어쩌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묻는 것 같다. 흥행과 연기, 어떻게 생각하나.

'연기에 대한 평가'가 좋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흥행이 따라오면 더욱 좋겠다. 그렇다고 무작정 흥행에 따라 작품을 고르고 싶지 않다. '해어화'로 흥행과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많은 분이 수고한 작품이다. 조금이라도 공감하고 봐주시면 좋겠다.

배우로서 지키고 싶은 것이 있는가.

배우가 직업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작업하는 과정이 즐거움으로 다가오면 좋겠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할 때, 그럴 때가 올 수 있다. 소원은 내 삶의 일부에 '배우'가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아는 연기 선배 중에 오랜 세월 활동한 분이 계시다. 그분처럼 여유롭게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을 알려 달라.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는 여유 있게 작품을 기다려볼까 한다.

오현지 email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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