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날, 보러 와요’부터 ‘양치기들’까지 배우 김종수의 RUSH, 시작됐다!
영화 ‘날, 보러 와요’부터 ‘양치기들’까지 배우 김종수의 RUSH, 시작됐다!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07.0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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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이명수 Photographer. 이명수

배우 김종수에게 연기는 포용이다. 어떤 장르라도, 무슨 캐릭터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김종수를 벗 삼아 영화를 볼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다.”진짜 아무것도 안 묻는 게 아니다. 소비자는 이 문구를 보면 ‘회사 이익보다 내 상황을 우선 반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배우 김종수가 있다. 올해 상반기에 개봉한 영화 중 김종수의 출연작은 무려 5편. 영화 ‘날, 보러 와요’부터 ‘글로리데이’ ‘양치기들’ ‘무서운 이야기3: 화성에서 온 소녀’에서 김종수를 만날 수 있다. 김종수는 영화에 선을 긋지 않는다. 상업영화, 독립영화, 공포영화의 공통점은 ‘작품성’이 중요하다는 것. 머리를 굴리는 요령보다 작품을 위한 배우의 희생을 먼저 생각한다.

배우 김종수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부드럽다’이다. 이런 반응에 꽤나 익숙한 모양이다. “많은 분이 그러세요. 생각보다 젊다고요. 하하.”여러 캐릭터가 동시에 떠오르는 배우인데 고민이 없을까. 현장에서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내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는 것과 별개다. 연기자의 고심은 돌고 돈다. 김종수의 속내를 보면 ‘믿고 보는 배우’리스트에 김종수를 꼭 추가해야 할 이유가 보인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게 갖고 가기 위해 단편영화에 출연하고 있어요. 고정화된 이미지 예컨대 ‘친구 아버지’나 ‘악역’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죠. 나름 필모그래피를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들리는 얘기로는 배우에게 큰 고민이 있다. 특정 캐릭터로 큰 반향을 일으키면 죄다 유사한 제안만 들어온다고. 배우는 변화하고 싶지만 시나리오가 비슷하면 별수가 없다. 연기보다 생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김종수는 억세게 운이 좋은 사나이다. ‘날, 보러 와요’에서는 악역 차국장을, ‘글로리데이’에서는 형식적인 업무에 익숙한 경찰 오팀장을, ‘양치기들’에서는 잘못된 부성애를 지닌 고석태를, ‘무서운 이야기3’에서는 관객을 공포로 떨게 한 백발노인 역을 맡았다. 겹치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캐스팅 운이 좋은 것은 단언컨대 김종수의 탄탄한 기본기 덕분일 게다. 김종수는 연극 무대에서 쌓은 실력으로 스크린에 진출했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연기력에 충무로가 반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는 법. 김종수가 대기만성한 원인은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다. 결과는 보다시피 다작이다. 지금의 김종수는 그냥 나오지 않았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배우 김종수를 스타포커스가 만났다.

Photographer. 이명수 Photographer. 이명수

독립영화 양치기들과 다양성영화 글로리데이

영화 양치기들에서 석태 역을 맡았습니다. 현장에서 제일 맏형이었어요. 게다가 특별출연이었고요. 신인배우들, 장편영화가 처음인 김진황 감독님과 작업하셨어요. 선배로서 어깨가 무거웠을 것 같아요.

김진황 감독님이 애를 많이 쓰셨죠. 극의 중심을 이끌고 가는 배우 박종환(완주 역), 차래형(명우 역), 송하준(광석 역), 윤정일(영민 역)이 워낙 젊어서요. 연기경험이 꽤 풍부하지 않은 편이었는데, 김 감독님이 연기지도를 잘했어요. 깜짝 놀랐어요. 선배로서 정말 기분이 좋은 작품이었고, 오히려 제가 고마웠죠. 다들 연기를 잘해서 ‘양치기들’이 잘 만들어졌으니까요.

양치기들의 석태 역을 소개해 주세요.

아버지와 기성세대,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세상은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힘이 있는 자(기성세대)가 서로를 감싸주잖아요. 국민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지기까지 고생을 많이 했겠죠. 이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아들 영민(윤정일 분)의 인생이 걸려 있어요. 기성세대에게는 (진실을 숨기려는 행동이) 자연스러운 선택이겠죠. 자신이 할 수 있는 인맥을 동원하는 것 등이요.

배우는 악역을 맡아도 그 역의 당위성을 찾아 연기하잖아요. 석태 역의 당위성은 무엇일까요?

객관적으로 보면 나쁜 사람이죠.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니까요. 석태는 얼굴에 표정이 없어요. 올바른 일이 아닌 걸 알고 있다는 뜻이죠.

양치기들같은 독립영화는 상업영화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요.

작은 영화는 시간이나 환경, 예산이 넉넉하지 않으니까 더 열정적으로 찍는 것 같아요. 주제도 세죠. 한 배우에게 의존하는 것보다 구조적으로 끌고 가야 하죠. 전개가 빈틈없이 쫀쫀해야 해요. 최대한 효과를 내려고 애를 쓰는 편입니다. 반면 상업영화는 통쾌하고 짜릿하고 스펙터클한 면이 있죠.

양치기들촬영장은 어떠셨어요?

젊은 친구들의 화법을 따라가려고 했어요. 그 친구들만의 것이 있다고 생각했고, 존중했어요. 저는 연기를 하는 배우니까요.

영화 글로리데이에서 기성세대의 매너리즘이 드러나요.

‘글로리데이’의 오반장은 피해자에 감정을 이입하지 않아요. 살인사건을 업무로 처리하죠. 사실 대부분 기성세대가 그렇게 일처리를 하죠. ‘글로리데이’의 용비(지수 분), 지공(류준열 분), 두만(김희찬 분)이 보면 마치 ‘벽과 얘기한다’는 느낌이 들 거예요. 권력이 있는 사람에게 눌리는 느낌이니까요.

갑자기 tvN드라마 미생의 김부련 역이 떠오르네요.

김부련은 갈등을 만들어주는 축이죠. 기성세대는 ‘불통의 이미지’를 갖고 있잖아요. 배려하지 않는 캐릭터죠.

생각해보니 미생이후 자주 만나게 되었어요.

제가 서울에 제대로 정착한 지 2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더할 나위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웃음). 저의 첫 영화는 2007년 ‘밀양’이었죠. 그동안 시나리오가 좋고 전작이 훌륭하신 감독님과 자주 작업했어요. 작품 복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감독님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며 연기하고 있어요. 제가 맡은 캐릭터가 이야기에 어떻게 엮이는지, 연기 톤에 관한 것들이죠.

짧은 시간에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최근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강우석 감독님의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출연했습니다. 김성훈 감독님의 영화 ‘터널’에서 배우 하정우와 같이 촬영했고 김성수 감독님의 <아수라>에도 참여했어요. 지금 방영 중인 KBS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에서 신동재 역을 맡았어요. 올해 작품 수가 좀 많아졌네요. 특히 ‘날, 보러와요’가 큰 사랑을 받아 기뻤어요.

, 보러와요가 히트한 것을 보면 관객이 웰메이드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어요.

굉장히 유명세를 떨치는 흥행배우가 출연한 작품은 아니죠. 군더더기 없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마음에 들었어요. 억지가 없고 반전도 짜릿해요. 작품이 참 잘 나왔어요. 이철하 감독님이 배우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관객이 공감했다고 생각해요. 주연이었던 배우 이상윤(나남수 역), 강예원(강수아 역)를 비롯해 많은 배우와 제작진이 서로 윈윈한 작품이었죠.

연기 선배로 , 보러와요는 더 특별할 것 같아요.

배우 천민희(미로 역)나 이학주(동식 역)가 주목받았어요. 작은 역을 맡은 젊은 배우들이 조명되니까 기쁘죠.

아이돌 출신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췄어요. 영화 소수의견의 윤계상(진원 역)무서운이야기3’의 임슬옹(이생 역)은 어떤 배우였나요?

사실 그 친구들은 작은 작품에 꼭 출연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죠. 그러나 도전하고 노력해요. 좋은 배우로 성장할 기본을 갖췄다고 생각해요. 배우 윤계상의 출연작을 보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임슬옹은 늘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고심해서 인상적이었어요.

Photographer. 이명수 Photographer. 이명수

배우 김종수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잘 묻어가는 것 같아요(웃음). 작품 톤을 맞추려고 노력하죠. 이야기 안에서 살아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해요. 힘을 빼고 연기하죠. 이야기 안에서 배우가 보이니까, 연기하다 보면 캐릭터가 만들어지죠.

서서히 욕심을 부릴 시기가 온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요. 음. 아직은 인지도가 있어서 캐스팅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 충분히 즐기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가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배역을 만나리라 생각해요. 제 인생을 연기에 투자하고 있는데요, 지금 그리고 앞으로 의미가 계속 있길 바라고 있죠.

그래도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이 바뀌고 달라졌어요.

많이 달라졌죠. 우선 수입이 어마어마하게 달라졌어요(웃음). 처음엔 영화 촬영장이 신기해서 쭈뼛거렸답니다. 지금은 현장에 가면 참 좋아요. 좋아하는 연기를 하면서 수입을 얻고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해요. 연기를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습니다. 배우는 누구나 고난의 시간을 겪어요. 포기하지 않고 해온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생각나는 사람이 있나요?

부모님과 배우 박혁권이 떠오릅니다. 연기하느라 속 많이 썩였거든요. 늘 죄스러운 마음이 많았죠. 요즘 드라마에서 제 모습을 보시고 기뻐하세요. 텔레비전에서 아들 모습을 보니까 그렇게 나쁘시지는 않으신가 봐요.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선택해서 좋은 모습 못 보여드렸거든요. 앞으로 걱정 끼치지 않고 열심히 전진해야죠. 그리고 혁권이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언젠가 혁권이가 “형은 서울에 와도 될 것 같아요”라고 했어요. 저도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자는 마음에 용기를 얻어 서울에 왔죠. 그리고 ‘미생’을 만나 현재의 위치에 도달했죠. 정말 혁권이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타포커스 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려요.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매번 작품이 다 잘될 순 없겠죠. 그러나 저는 늘 제작진, 관객,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장이 좋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계속 연기에 도전하는 삶이 좋아요. 늘 도전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습니다.

오현지 email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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