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함’을 담은 꽃, 영화‘삼례’ 배우 김보라
‘성숙함’을 담은 꽃, 영화‘삼례’ 배우 김보라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08.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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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이명수 photographer. 이명수

'삼례'의 ‘희인’이는 당돌하고 신비롭다. 연기하는 그녀 또한 저돌적이다. 신비로운 눈빛의 소유자 배우 김보라. ‘아역배우’김보라가 아닌 ‘배우’김보라로 돌아왔다.

화창한 어느 날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보라를 만났다. 아직은 앳된 이미지가 가득한 그녀. 카메라도 아직은 조금 낯선 듯 조심스럽게 포즈를 취해 보였다. 포즈는 조금 어색했을지 모르지만, 왕방울만한 눈에 담긴 눈빛만은 영락없는 배우였다. 이번에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영화 <삼례>는 신작 구상을 위해 삼례로 내려간 영화감독 ‘승우(이선호 분)’와 그곳에서 나고 자란 신비로운 기운을 품은 소녀 ‘희인’의 특별한 삼례에서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아역배우 김보라’가 아직은 익숙할지도 모른다. 영화 '삼례'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마냥 어린줄 알았던 그녀의 성숙한 변신에. 사실 영화를 보다 가벼운 뽀뽀씬을 보고, 김보라의 프로필을 검색했다. 당당히 성인이 된 지 이제 2년 차에 접어든 배우였다.

이번 작품에서 김보라는 학원물도, 누군가의 아역도 아닌 ‘판타지 로맨스’로 성인배우로서의 첫 발걸음을 뗐다. “'삼례'는 이전 학생 이미지를 벗어나는 로맨스 영화이기도 해요. 관객분들이 새로운 제 모습을 어색해하시지 않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래도 성인이 되고 해보지 못한 새로운 역할의 작품이 들어와서죠.”

극 중에서 김보라 배우가 맡은 희인 역은 자신만의 슬픔을 감추려는 신비로움을 한가득 안은 아이다. 감추고 싶은 모습 때문에 더욱 당돌히 행동하는 희인. “누구나 슬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슬픔을 굳이 감추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공감해 줄 누군가를 찾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직은 앳된 얼굴을 가진 그녀였지만 배우로서의 그녀는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당돌한 희인이를 연기하기 위해 수없이 고민한 배우 김보라. 성숙해진 모습이 낯설지도 모르지만 ‘배우 김보라’에게 조금 더 다가가 보자.

%ed%81%ac%ea%b8%b0%eb%b3%80%ed%99%98_dsc_3498-1 photographer.이명수

#1. 당돌하고 저돌적인 희인을 맡다.

영화 '삼례'는 언제 처음 보셨어요?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 때 처음 봤어요.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희인’의 캐릭터가 잘 나타난 것 같아서 좋았어요. '삼례'를 처음 보면 어렵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만 가볍게 생각하면 쉬운 영화에요. 뭔가를 맞추려고 보면 어렵지만, 오히려 가볍게 생각하고 봤을 땐 의미파악이 좀 더 쉬워지더라고요.

희인의 전생이 동학농민운동 선봉에 섰던 실존 인물이라고 들었어요.

네, 그래서 촬영 시작 전에도 이소사에 대해서 찾아봤고요. '삼례'를 보면 이소사에 관련된 내용이 있는데 그 장면을 촬영할 때도 감독님께서 이소사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죠. 동학농민운동 당시 동학군의 말을 타고 선봉에서 민중을 이끌었던 10대 소녀라고 하더라고요.

희인 역을 보충 설명한다면요?

신비로운 캐릭터죠. 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자면 남들에게 밝히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품고있는 아이예요. 그래서 내면을 감추려 당돌한 모습을 보이는 거죠. 저는 실제로 희인이처럼 당돌하지 못해요. 희인이의 당돌하고 저돌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억양을 많이 바꾸면서 연습을 많이 했어요. 감독님과도 ‘희인’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요.

그럼 실제 성격은 어때요?

희인이는 극 중에서 낯선 사람 ‘승우’(이선호 분)에게 다가가잖아요. 하지만 저는 낯선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해요. 낯을 많이 가리거든요(웃음). 하지만 장난치는 걸 좋아하고 활동적인 걸 좋아해요.

극 중에서 희인이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잖아요. 김보라 배우도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배우가 된 건가요?

아역 때부터 연기했지만 중학생 때까지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부모님의 권유로 연기를 처음 시작해서 어렸을 때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 없었죠. 남 앞에 서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성격이라 배우를 그만할까에 대한 고민도 했죠. 하지만 점점 성장하면서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보니까 연기를 더 폭넓게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좋아요.

'삼례'에서는 기존의 순수, 학생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노력이 보이더라고요.

'삼례' 영화가 이전의 학생 이미지를 벗어나는 로맨스 영화이기도 하잖아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부터 부담감이 컸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가 로맨스물을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고, 조금은 성숙한 역할에 도전했을 때 관객 여러분이 어색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거든요. 그래도 설레고 좋았어요. 성인이 된 지 얼마 안 돼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작품이 들어와서요(웃음).

그럼 새로운 시도를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셨어요?

평범한 생활을 하는 김보라의 모습을 좀 덜 보여드리려 했죠. 그리고 저돌적인 희인이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대본을 굉장히 많이 봤어요. 대사에 익숙해지고, 상황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저 또한 희인 역에 많이 다가갔어요. 그리고 앳돼 보이는 모습이 있을까 봐 볼살을 많이 뺐죠. 왜냐하면 아무래도 로맨스이기 때문에 ‘승우’역을 맡으신 이선호 선배님과 마주 섰을 때 어색한 부분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삼례'에서 보면 희인이가 인터넷 방송을 하는 장면이 나와요. 실제 인터넷 방송을 참고하셨나요?

사실 실제로도 인터넷방송을 조금 보긴 해요. 먹방을 주로 봐요. 이현정 감독님께서 책을 읽어주는 여자 BJ가 있다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 방송을 참고했죠. 그분들이 인터넷 방송을 할 때 어떻게 행동하시는지 연구하고, 방송할 때의 말투나 톤도 많이 따라 해보면서 연습했어요.

'삼례'에서 함께 연기한 이선호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이선호 선배님은 첫인상이 도시적이셔서, 무거운 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화를 나눠보니까 엉뚱한 면도 많으세요. 굉장히 재밌으세요. 놀랐던 부분은 역할에 대해서 준비를 정말 많이 하시더라고요. 톤이라든지 행동이라든지.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님이세요.

'삼례'를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닭집에서 촬영하는 씬이었어요. 눈앞에서 닭 잡는 걸 보는 게 처음이었거든요. 아직까지 잊히질 않아요. 닭집 특유의 냄새가 있더라고요. 촬영할 때는 그 냄새에 대해 거부감이 많이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한 번 더 맡아보고 싶은 그런 냄새예요(웃음). 이선호 선배님과 찍을 때는 NG가 많이 나기도 했어요. 이선호 선배님이 던지시는 농담이 정말 웃겨서요.

실제 삼례지역은 어땠어요? 소개해주세요!

저도 ‘삼례’는 촬영하면서 처음 가봤거든요. 작은 동네 안에 많은 것들이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도시에선 흔하게 볼 수 없는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느낌이었어요. 극 중에서 승우와 바닷가에 갔던 씬 있잖아요. 그곳은 ‘채석광’이라는 곳이었어요. 그 촬영을 할 때도 좋았어요. 눈앞에 탁 트인 바다가 있었거든요.

'삼례'에서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실제로도 음악은 좋아하는데 제가 끼가 없어요(웃음). 촬영 전에 잠깐 서울에 있었거든요. 친한 친구한테 전화해서 “오늘 새벽에 삼례에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기타 좀 알려줘”라고 부탁했죠. 1~2시간정도 잠깐 기타를 배우고 삼례에서 그 장면을 촬영했어요. 열심히 연습했는데, 실제로는 코드만 잡았어요(웃음). 기타가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재밌었던 것 같아요.

관객분들이 영화 '삼례'를 어떻게 보셨으면 좋겠나요?

'삼례'를 보고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영화 속에 희인이를 나타내거나, 희인이의 심리를 나타내는 장치들이 많아요. 작은 소품에 기울이시면서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어요.

photographer.이민지 photographer.이명수

#2. 새로운 발돋움을 하다. 배우 김보라.

김보라 배우에게 폭넓은 관점을 준 역할이 어떤 거예요?

KBS드라마 '정글피쉬'를 찍었을 때 맡은 역할이 굉장히 독특했어요. 음... 음침한 시나리오를 쓰는 아이면서도 스스로를 왕따 시키는 캐릭터였거든요.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다른 연기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욕심이 생겼죠. 그리고 영화 '천국의 아이들'에서는 학교에서 흔히 보이는 날라리 역할이었어요. 하지만 남모를 아픔과 의리가 있는 친구였죠. 파격적인 연기를 하다 보니 또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전작 MBC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는 최강희, 차예련 배우와 영화 '시간이탈자'에서는 임수정 배우와 연기를 했어요. 여선배들과의 작업은 어떤가요?

'화려한 유혹'은 제가 아역으로 나와서 선배님들과 마주하는 씬이 하나밖에 없었어요. '시간이탈자'에서는 임수정 선배님과 짧게 호흡을 맞췄죠. 오히려 현장에서 정말 고등학생 반 학생들을 대하듯이 편안하게 대해주시고. 거부감 없이 다가와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아무래도 학생 역을 많이 하다 보면 또래배우들이 많잖아요. 실제로도 친하게 지내는 배우가 궁금해요.

MBC드라마 '엄마의 정원' 때부터 지금까지 작품에서 만났던 분들하고는 아직까지 연락하면 지내요. 김새론 배우나 악동뮤지션 멤버 이수현과도 친해요. 새론이의 소개로 소현이를 알게 됐어요.

요즘 아역배우들이 맹활약하고 있어요. 아역 때부터 연기한 사람으로서 기분 좋으실 것 같아요.

기분 좋죠. 부럽기도 하고요. 저렇게 연기를 잘하는 어린 친구들이 많다는 게 기분이 좋아요. 저는 어렸을 때 낯가림이 심하고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많이 부족했거든요. 하지만 저 친구들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부담감 없이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 그 끼가 정말 부러워요.

그렇다면 아역배우를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조언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오디션을 많이 보잖아요. 오디션에서 떨어져도 크게 후회하거나 낙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연기를 평가받을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인데 오디션은 자신의 연기를 평가받을 수 있잖아요. 호평도 좋지만, 혹평도 귀담아듣는 친구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현장에서도 실수해도 스텝 분들께 살갑게 다가가는 친구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응원해요.

김보라 배우도 오디션을 봤을 때 들었던 이야기 중에 기억 남는 말이 있나요?

저도 오디션을 보면 칭찬도 듣기도 하지만 혹평도 들었어요. “너무 자연스럽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너무 자연스러워서 이상하기도 하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었어요. 그 말이 제일 인상적이었죠.

이제 대학교 2학년이에요. 대학교에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좋은 기회로 작품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휴학했어요. 처음에는 고등학교 때와 달리 수업을 가면 학생이 항상 바뀌잖아요. 그래서 신기했어요. 그리고 수업을 하러 강의실을 찾으러 가는 것도 신기했고요. 아, 연극 연기를 잠깐 배우는 시간이 있었는데 연극 연기만의 장점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연극에 도전해 보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짧은 단역이라도 연극 연기를 열심히 배워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연극을 보러 다니다 보면 연극배우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처음부터 끝까지 긴 호흡 동안 라이브로 생생하게 연기하시잖아요. 사물도 표현하고 동물도 표현해내시고, 노인이나 연령대 다양하고요. 연극은 발성법이나 연기 톤 등 배울 점이 참 많은 분야인 것 같아요.

좋아하시는 가수나 장르가 궁금해요.

다양한 장르를 다 좋아해요. 힙합도 좋아하고, UAG같은 피아노 음악도 좋아하고요. 참, 저는 가수 배치기를 정말 좋아해요. 세 달에 한 번씩 재생 목록을 바꾸는데 배치기의 음악은 지우지 않아요(웃음). 언니가 좋은 기회로 배치기 콘서트 티켓을 구했는데 스케줄 때문에 못가서 정말 정말 정말 아쉬웠어요.

'삼례' 언론시사회 때도 봤는데 위안부 할머니분들께 도움을 드리는 희망나비팔찌를 끼고 계셨어요. 오늘도네요!

이렇게나마 할머니들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스타포커스 독자 여러분께 한 마디 부탁드려요.

누구나 슬픔은 있잖아요. 그 슬픔을 애써 감추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누군가 그 슬픔을 표현했을 때 같이 공감해줬으면 좋겠어요. 희인이도 혼자만 가슴앓이를 하다가 승우를 만나게 되면서 솔직해졌잖아요. 그러니까 절대 혼자 아파하지 마세요.

이민지 기자 0614min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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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2016-11-24 20:32:54
보라는 너무 예뻐서 삼례에는 ㅇㅓ울리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