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새싹 "김환희"
뿌리 깊은 새싹 "김환희"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08.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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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나무엑터스>

가끔 소름 끼치게 연기를 잘하는 아역배우를 보면 걱정이 앞설 때가 있다. 일찍 사회생활을 하면 너무 빨리 어른스러워지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영화 '곡성'에서 워낙 연기를 잘해낸 '김환희' 또한 나이답지 않게 조숙하지 않겠냐는 편견이 생겼다. 그러나 환하게 웃는 김환희의 모습을 보자 '괜한 걱정을 했구나'라고 깨달았다. '곡성'에서의 효진이와는 전혀 다른 밝은 모습의 그녀를 보고 어리지만, 강단 있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귀여운 외모와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그녀의 눈부신 활약을 살펴보자.

그녀의 쌍꺼풀 없는 눈이 웃으면 귀여운 반달눈이 된다. '곡성'에서 워낙 무섭고 소름끼치는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미처 알지 못했던 모습이다. 그녀의 새로운 면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첫눈에 확 끄는 단발성이 아닌 오래 볼수록 숨겨진 재능이 하나 둘 씩 나올 것 같은 김환희. 필자의 '촉'으로 느끼건대 지금보다 더욱 찬사를 받는 연기자로 성장할 것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듯이 그녀의 뿌리 깊은 새싹이 눈에 보이는 순간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눈에 열정이 보인다. 김환희 양 또한 그렇다. 그녀가 어린 나이에도 깊이 있는 연기력을 보여줬던 이유는 눈에 진정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단지 노력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하고자 하는 바를 이뤄내는 그녀를 보면서 어린 친구에게도 배우게 된다. 정말 중한 것은 따로 있다고.

KBS2예능 '해피투게더 3'에서 김환희를 믿고 보는 아역배우로 증명해 줬듯이 앞으로 김환희가 나오는 작품은 믿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작품에서 김환희를 만났을 때 반가워할 관객이 많을 거라 확신한다. '곡성'이 그녀를 만나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 심쿵하게 만드는 그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보자.

<김환희 인터뷰>

'곡성'의 진짜 주인공은 '김환희'라는 얘기가 있어요. 이렇게 주목받을 것이라 예상했나요?

당연히 주목 받을 거란 예상을 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영화에 곽도원 아빠, 천우희 언니, 황정민 아저씨, 쿠니무라 준 아저씨까지 다들 연기 실력이 뛰어난 배우 분이 나오신다기에 감히 제가 주목받으리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저 폐를 끼치지만 말자'라고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어요.

어느 인터뷰를 보니 영화 속 뼈 꺾는 소리와 음악이 무섭다고 했어요. 잠잘 때 혹시 '곡성' 때문에 무서운 꿈을 꾼 적이 있나요?

전혀 없어요. 제가 후유증이 남았을까 다들 걱정해 주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엄마랑 나홍진 감독님이 "이건 단지 영화일 뿐이야!"라고 자주 얘기해 주셨어요. 저도 "이건 연기일 뿐이야!"라고 생각해서 연기할 때만 집중하고 다른 때는 평소랑 똑같이 했어요.

'곡성' 연기를 할 때 영화 '파란만장'을 촬영한 경험이 도움 됐나요? 배우 이정현의 신들린 연기를 보면서 무섭지 않았나요?

그땐 제가 너무 어려서 이정현 선배님의 신들린 연기를 봤을 때 지금보다 더 무섭게 느꼈어요. 이번에 효진이를 연기하며 어떻게 하면 무서워 보일지 고민했는데 그때 이정현 선배님의 연기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안무선생님이 따로 자세를 지도해 줬다고 들었어요. 뒤틀리는 자세를 할 때 힘들지는 않았나요?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방과 후 수업으로 요가를 배운 적 있어요. 그래서 박재인 안무선생님께 배울 때도 낯설진 않았어요. 요가와는 다르게 뒤틀려서 허리를 꺾는 자세는 힘들기도 했는데, 박재인 안무선생님께서 도와주셔서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오디션 얘기가 궁금해요. 오디션을 보자마자 이 역할이 욕심냈다고 들었어요.

마지막 오디션을 준비할 때 최차원 조감독님이랑 같이 대본 연습을 했어요. 그 때 연습을 하면 할수록 "이 역은 내꺼야!"란 확신이 들었어요. 엄마도 처음엔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저에게 선택을 맡기셨기에 효진 역을 꼭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다시 영화 내용으로 돌아와 장면에 대한 얘기를 해볼게요. 영화에서 효진이가 유독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더라고요.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요?

"뭣이 중헌디" 장면이 가장 기억나요. 다른 분들도 그 장면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곽도원 아빠가 제 방에 들어오는 씬을 촬영했을 때가 생각나요. 그 씬을 찍으면서도 관객들이 섬뜩해할 거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 장면이 영화 속에서 가장 무섭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무섭게 나와서 굉장히 신기했어요.

'곡성'을 이후로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요? 가장 자주 듣는 말이 '뭣이 중헌디' 일 것 같아요.

'곡성' 이후로 제 이름을 알아봐 주시는 분도 많지만 그냥 "뭣이 중헌디"라고 말한 여자아이로 기억하는 분이 많아요. (웃음) 학교에서도 모르는 친구들이 저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뭣이 중헌디"라고 크게 소리치고 도망가요. (웃음)

사실 '곡성'은 아역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영화라 생각돼요.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 있나요?

두 번째 굿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그때 효진이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었거든요. 저 또한 긴 시간 동안 촬영했기에 자세를 다시 잡기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굿 2번째 장면이 저한테는 가장 힘들었던 촬영 1위예요.

영화를 보고 자신의 연기에 대해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곡성' VIP시사회에서 엄마랑 함께 보았어요. 제가 연기한 효진이지만 너무 소름 돋게 나와서 '저 아이는 내가 아니야'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실제 저랑은 너무 다른 친구였어요. 보는 내내 무서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셔서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았어요.

'곡성'에서 피가 나오는 장면이 자주 등장해요. 소품이긴 하지만 몸에 피가 묻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아무리 소품이라곤 하지만 사실 피가 제 몸이 묻어있는 것이 기분 좋지는 않았어요. 촬영장에서 사용된 피는 물엿이랑 빨간 물감으로 만들어졌어요. 피가 몸에 묻으면 찐득찐득해서 촉감이 좋지 않았어요.

영화 촬영이 새벽 시간대에 많이 찍었다고 들었어요. 지방 로케이션도 많았는데 힘들진 않았나요?

물론 체력적으론 힘들었지만 연기 자체가 재미있어서 촬영 내내 즐거웠어요. 촬영하면서 곽도원 아빠하고도 친해져서 다음 날 제 촬영이 없어도 일찍 일어나서 아빠를 깨우러 가기도 했어요. 영화 장면 중간에도 제가 아빠를 깨우는 장면이 있어요. 같이 아침을 먹으며 다른 배우 분 연기도 구경하고 재밌는 일도 많았어요. 힘들었단 기억보단 즐거운 추억이 더 많아요.

요즘 뭣이 가장 중한 것 같나요.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뭐예요?

KBS2드라마 '공항 가는 길' 촬영이요! 드라마 촬영이 가장 중헌디! (웃음) 지금 찍고 있는 드라마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은 학교예요. 이제 개학하거든요. 개학과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중간고사가 가장 중한 것 같아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동시에 공부까지 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가장 중하게 생각하고 공부에도 집중하려고요.

요즘 가장 중하게 생각하는 KBS2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서 배우 김하늘과 모녀호흡을 맞춘다고 들었어요. 축하해요.

오랜만에 영화가 아닌 드라마 촬영을 하게 돼서 기쁘고 재밌어요. 처음으로 김하늘 엄마와 신성록 아빠랑 호흡을 맞추게 되었는데 새로운 배우 분을 만나면 언제나 설렘이 가득해요.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주세요.

같이 연기한 배우 분들 중에서 가장 의지한 사람은 누구죠? 누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가요?

같이 호흡을 맞춘 모든 성인 배우 분들에게 본받을 점이 많았기에 한 분만 고르기는 너무 어렵네요. 가장 많은 씬을 함께 했던 곽도원 아빠, 장소연 엄마에게 많이 의지했어요. 촬영장에서는 진짜 엄마 아빠처럼 따랐던 것 같아요. 천우희 언니와는 마주치는 장면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다음엔 꼭 같이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요.

연기자로서 본받고 싶은 배우가 있나요?

아직 호흡을 맞춰보진 못했지만 '공효진' 언니를 엄청 좋아해요. 언니의 연기방식이나 언니가 출연한 작품을 좋아해서 꼭 같이 연기해보고 싶어요. 평소에도 공효진 언니를 제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어요.

곡성의 마지막 결말에 대해 어른들도 헷갈려하는 경우가 있어요. 김환희 양이 생각하는 반전에 대해 궁금하네요.

저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황정민 아저씨와 쿠니무라 준 아저씨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또 그들이 같은 편이었다고 믿어요. 반면 천우희 언니는 죽은 사람을 살리기 위한 선의 편에 서 있는 역할 같아요. 끝까지 곽도원 아빠를 구해주려고 했으니까요. 마지막에 곽도원 아빠가 천우희 언니의 말대로 새벽닭이 세 번 울 때까지 기다렸다면 어떤 결말을 맺었을까 궁금해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결말이 나올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어떤 타이틀을 붙여주시면 감사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연기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가지 면만을 보여주는 배우가 아닌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스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어요. 소감 한마디 해주세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신인상은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것이라서 더욱 뜻 깊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 김환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서해 free70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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