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뚜렷한 배우 "공유"
존재감 뚜렷한 배우 "공유"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09.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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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진제공=NEW>

그동안 애니메이션을 통해 한국사회의 치부를 폭로했던 연상호 감독의 실사영화 '부산행'이 올해 처음으로 1천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기준으로 양우석 감독의 영화 '변호인'의 기록을 넘어서 역대 13위라는 흥행성적을 거뒀다. 이제 한국영화에도 좀비가 등장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그 뜨거운 반응 안에는 배우로 성장을 멈추지 않는 공유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사실 '부산행'의 흥행에는 여러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호연이 한몫했으나 공유의 존재감도 컸다. 정체불명의 재앙 앞에서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그는 목숨을 걸었다. 이 존재감은 공유의 연기력을 그 전과 후로 나눌 만큼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감정은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다 갖고 있다. 다만 그것을 표현하며 사는 게 어려울 뿐이다. 전형적인 대한민국 아버지인 석우(공유 분)는 그 참사가 발생했던 날에도 일에 쫓겨 정신이 없었다. 겨우 딸 수안(김수안 분)과 함께 부산행 KTX에 올라탔지만 그것이 지옥행 급행열차라는 사실은 곧 밝혀진다. 이유 없이 쓰러지는 것을 시작으로 탑승객들은 급속도로 '좀비화'되었다. 괴상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물어뜯는 괴물들을 본 석우는 본능적으로 딸의 안전에 위기감을 느꼈다.

5 <사진제공=NEW>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긴장감으로 가득한 '부산행'에서 중심축을 담당했던 사람은 석우였다. 상화(마동석 분)를 비롯한 남자들은 서로 힘을 모아 생존자들을 지켰다. 하지만 좀비들의 폭풍 같은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각자 보호하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있었기에 그들은 그토록 간절할 수 있었다. 평소에 무심했던만큼 딸의 안전에 온 힘을 쏟는 의지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관객의 심장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서스펜스가 넘쳤던 데에는 공유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이미 그는 원신연 감독의 영화 '용의자'에서 혹독한 액션연기를 했었다. 북한 특수요원 지동철은 김석호(조성하 분)의 함정에 빠져 몸도, 마음도 혹사당하는 한 마리 야수 같았다. 특히 자동차 추격 장면과 암벽 등반 코스는 극도의 체력을 요구했다. 그 모든 것들을 소화했던 공유도 "좀비들과 합을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흉기로 좀비들을 내려쳐야 되는데 좀비 특유의 움직임 때문에 잘 맞추기가 어려워 스텝들을 힘들게 했다. 그 덕분에 좀비를 연기했던 여러 연기자들에게 미안했고 감사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1 <사진제공=NEW>

지금까지 청춘스타의 이미지로만 각인되었던 공유는 MBC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최한결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다 장유정 감독의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기준 역할을 맡아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여자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매력은 이 영화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는 성장을 발판 삼아 지금까지 가보지 않았던 영역으로 나아갔다. 공지영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황동연 감독의 영화 '도가니'에서는 청각장애아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강인호 교사로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보여주었다.

드라마와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오가며 맷집을 키워온 공유는 대기만성형 배우의 좋은 예가 되었다. 앞으로 그의 행보는 창창하다. 김지운 감독의 스파이 영화 '밀정'이 개봉한 뒤에는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 tvN드라마 '도깨비'에 출연한다. 대중을 설레게 하는 남자가 된 공유. 진짜 훈남 배우의 정석이란 그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고경태 kkt13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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