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정"의 김우진, 배우 "공유"의 한계는 어디인가
영화 "밀정"의 김우진, 배우 "공유"의 한계는 어디인가
  • 스타포커스
  • 승인 2016.08.2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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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dx_0718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공유 앞에선 솔직해질 수밖에 없다. 흔한 말로 '무장해제'라고 하는데 '지금 당신에게 반했다'는 표정을 숨길 수 없다. 공유의 눈빛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공유의 첫 인생작은 MBC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다. 최한결(공유 분)이 고은찬(윤은혜 분)을 바라보며 흔들렸던 그 눈빛을 기억하는가. 무려 10년 전 공유의 눈망울이 지금도 통한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공유의 외모는 그때보다 더 젊어졌다는 아이러니함과, 눈에 연기자의 깊이가 서려 있다는 점이다.

충무로에서 공유를 캐스팅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의 여심 티켓 파워를 믿기 때문이겠지만 실은 이것이야말로 표면적인 이유다. 앵글에 담긴 공유의 표정, 작은 카메라 화면에 담긴 마스크는 꽤나 인상적이며 아름답다. 흠잡을 데 없는 공유의 얼굴이 스크린을 다 덮으면 영화는 꽉 찬다. 배우의 존재감이 바로 이것이다. 공유는 절대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다. 작은 얼굴 근육의 움직임, 동공의 흔들림, 말을 잇지 못하는 입술. 때론 감정이 드러나는 일그러진 모습. 작품 속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공유에게 '배우다움'이 있다. 그러니 잘생김이란 부가 요소가 더 매력적이다.

영화 '밀정'의 김지운 감독은 공유에게 많은 칭찬을 하지 않았나보다. 영화가 완성되고 개봉을 앞두고 나서야 공유를 극찬했다. 그것도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말이다. 간접적으로 김 감독의 속내를 접한 공유는 내심 흥분했다. "선배 송강호에 비해 밀리지 않은 연기를 해 만족스럽다"는 김 감독의 평에 대해 공유는 "그런 표현을 쉽게 하지 않으셨다. 뒤에 이야기를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인터뷰하는 동안 공유의 표정이 제일 밝았던 순간이다. 마치 백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좋아하는 아이 같았다.

공유가 지닌 남자의 매력은 무수히 많다. 목소리와 젠틀한 태도. 여심을 베는 샤프한 옆모습.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카리스마. 그 많은 매력은 이미 수없이, 또한 앞으로도 계속 접할 것이다. 그래서 스타포커스는 공유의 다른 매력을 전하고 싶다. 연기 앞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앞에서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였던 그의 모습이 진짜 매력적이라는 것을 꼭 알리고 싶다.

영화 '부산행'이 몰고 온 행복

_dx_0789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요즘 많이 바쁘시죠? 컨디션은 어떠세요?

지금 잠을 잘 자야 해요. tvN드라마 '도깨비' 일정 때문에 최대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고 해요.

'부산행'이 1천만 관객을 모았어요. 아침마다 관객수를 확인하면 기뻤을 것 같아요.

주변에서 더 관심이 많았어요. 지인들이 영화진흥위원회 일일박스오피스에서 직접 관객수를 확인해 알려 주셨어요. 정작 저는 여러 일이 겹쳐서 일희일비하지 않았어요. 저는 들뜰 여유가 없었어요. '도깨비'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한편으로 스트레스가 많았죠.

'부산행' 때문에 찾아온 변화가 있나요?

'1천만 스코어'가 쉬운 스코어가 아니잖아요. 주변에서 축하해주시면서 "후속작도 기대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부담스럽기도 하죠.

'부산행2'를 기대해도 될까요? '부산행2'가 제작되면 어떨까요?

우리나라 배우들에겐 시리즈물의 주인공은 정말 큰 꿈입니다. 할리우드 배우들은 시리즈에 출연하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충무로는 다르니까요. 배우만의 프라이드이며 브랜드화시킬 수 있어서 시리즈물을 누구나 탐내죠. 그런데 연상호 감독님께서 "석우는 목이 꺾여서 죽었고 성화(마동석 분)는 살았을 것이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전 안 될 것 같네요. (웃음) 제가 출연한 영화 <용의자>가 시리즈물을 염두에 두었죠.

요즘 CF에서 '핫스타'입니다. 심각한 연기가 웃음을 선사하거나 멋있게 나와 멍하니 보곤 해요.

제가 연기만큼 CF를 고민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놓고 고민하는 게 훨씬 더 커요. 다만 광고도 진중하게 생각해요. 개런티와 상관없이, 저와 잘 맞는 광고를 하게 돼 감사하죠. 운도 있는 것 같아요. 광고는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떠한 제품의 어떠한 광고를 해서 배우와 회사가 윈윈할 수 있느냐를 가장 중점적으로 봅니다. "다른 광고에서 배우 공유의 이미지가 좋아서 선택했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어요. 분명히 반사작용이 존재한다고 봐요.

벌써 2016년의 반이 지났어요. 올해 끝자락에서 배우 공유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마 '도깨비' 촬영 때문에 정신없을 겁니다. 벌써 연상이 되네요. 아침부터 바쁘게 준비해서 현장에서 연기하는 제 모습이 떠오르네요.

영화 '밀정'에서 김지운 감독의 로망이 되다

전작인 '용의자', '부산행'과 '밀정'의 차이점이 있나요?

'용의자'와 '부산행'은 몸이 힘든 작품이었어요. 반면 '밀정'은 정서적으로 힘들었어요. 김지운 감독님께서 절 선택하셔서 '스스로 증명해야 겠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많이 끙끙거렸던 것 같아요.

'밀정'에 캐스팅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부산행' 촬영을 끝내고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할 때였죠. 그런데 '김지운 감독', '송강호' 이름이 적힌 '밀정' 시나리오를 받은 거예요. 그냥 기뻤어요. '이게 왜 나한테 왔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어요. 한 번쯤 일제강점기 시대 연기를 해보고 싶은 로망도 있어서 마냥 신이 났어요.

완성된 '밀정'을 본 소감이 궁금해요.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영화의 만듦새가 제 기호에 맞아서 좋았어요. 제가 맡은 김우진도 입체적으로 인간적으로 멋있게 그려져 좋았어요. 송강호 선배님께서 맡으신 이정출 역은 경계에 놓인 인물이라 누구나 할 수 없죠. 이정출에 비하면 김우진은 '고민스럽다'고 말하지 못하겠지만, (제가 연기한 김우진이) 작품 속에서나 이정출에게 크게 방해가 되지 않은 것 같아요.

'밀정'은 배우 공유의 첫 시대극이기도 해요.

고어체를 처음 다루다 보니 제가 좀 갇혔던 것 같아요.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처럼 말하는 것이 저에게 숙제였어요. 김지운 감독님께서 "그 시대 말투도 중요하지만 고어체에 영향을 받아서 연기를 못하면 손해다"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그래도 저에겐 큰 숙제였어요.

김지운 감독님께서 "배우 송강호에게 밀리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어요.

현장에서 그런 얘기를 해주셨으면 더 힘냈을 거 같아요. (웃음) 김지운 감독님께서는 늘 한결같으셨고 흥분하지 않으셨어요. 어떠한 순간에서도 중용을 지키셨어요. "나쁘지 않아", "거의 비슷해", "거의 다 온 것 같아. 한 번 더 가볼까?"라고 말씀하셔서요. 사실 저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신 것을 보고 놀랐어요.

작품 속에서 이정출과 김우진은 어떻게 그려졌나요?

제가 바랐던 것은 영화 '사도'의 영조(송강호 분)와 사도세자(유아인 분)의 관계처럼 큰 정서를 주고받는 것이었어요. 이정출과 김우진이 이 영화의 축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정서였죠. 막상 하려니까 죽겠더라고요. (웃음) 어느 정도 그려진 것 같아요.

이정출과 김우진이 사진관에서 처음 만났을 때가 인상적이었어요.

촬영 전날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스트레스가 많아서요. 그 장면을 촬영 초창기에 찍어서 김우진을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하던 때였어요. 김지운 감독님께서 "팔색조 같은 연기를 보여줘야 돼"라고 하셨죠. 촬영을 마치고 다리가 후들거렸어요.

쟁쟁한 선배 배우 이병헌이 깜짝 출연했어요.

의열단장 정채산 역을 맡으셨어요. 송강호 선배님과 이병헌 선배님, 그리고 제가 함께 식사하는 장면이 있어요. 시사회 때 반응이 좋았던 장면이기도 하죠. 두 선배님께서 한 앵글에 담겨 연기하시는 모습이 흥미로웠어요. 묵직한 씬이었는데 연기하면서 구경하는 저도 즐거웠어요. 김지운 감독님 식의 유머가 잘 표현된 장면이기도 하죠.

의상이 진짜 멋졌어요.

출연 배우에게 딱 맞는 옷을 제작했어요. 정말 고급 소재로 만들어서 탐나는 옷이 많았어요. 그러니 옷태가 살 수밖에요. 찍으면서 "이 코트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많아요. 한 벌만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그런데 안 주셨어요.

'밀정'을 기대하는 관객에게 전할 말이 있나요?

이 영화를 다 찍고 자부심을 느꼈어요. 비슷한 시대적 배경과 소재를 채택한 작품이 많아요. 그런데 '밀정'은 다른 영화라서 반가웠어요. 김지운 감독님만의 성향이 잘 묻어나고 저의 취향을 저격한 부분이 있어요. 단순히 흑백논리,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고, 과하게 정서를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건조하더라도 담백한 톤이라서 마음에 들어요. '조금은 다른 영화가 나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스타포커스 독자 여러분께 마무리 인사 부탁합니다.

추석 연휴 때 극장에 가서 한국 영화를 많이 관람해 주세요. 집에서 심심하게 시간을 보내지 마시고 한국 영화를 보시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현지 기자 email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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