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방송] 코시국에 지친 삶 1℃ 올려줄 JTBC 10주년 기획 '인간실격'
[SF+방송] 코시국에 지친 삶 1℃ 올려줄 JTBC 10주년 기획 '인간실격'
  • 조설희 기자
  • 승인 2021.09.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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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재미있어 보인다 자부하는 ‘인간실격’. 과연 부정과 강재에게 과연 한 줄기 빛이 비출 수 있을까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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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허진호 감독과 배우 전도연, 류준열이 자리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간실격’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이부정(전도연)과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이강재(류준열)는 격렬한 어둠 앞에서 마주해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공감한다.

사실 <인간실격>이라는 동명의 소설이 있다. 하지만 JTBC ‘인간실격’은 다른 이야기이고, 일상을 살아가던 중 어느 날 도달할 수 없다고 느낄 때의 상실감을 극복하려하는 사람들의 여정이 그려져 있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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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은 그동안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 스크린을 통해서만 관객들과 만났던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의 첫 드라마 데뷔작이다. 그는 “드라마를 제작할 용기도 자신도 없었는데, 김지혜 작가의 대본을 본 뒤 하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며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생각 자체가 우리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졌을 것 같아서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지혜 작가는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 등을 집필했다. 허 감독은 “대본이 독특한 정서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시청자분들이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도록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대본이 완성된 뒤 촬영에 들어가는데, 드라마는 촬영을 하는 중에도 대본이 나오니까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궁금함이 있다”며 드라마를 작업해본 소감에 대해 신선함을 느꼈다.

드라마는 처음 찍어보는 감독과의 작업을 배우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전도연은 “드라마가 처음이라 하셔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섬세하신 분이신데 드라마는 빨리 찍어야 되고 호흡도 길기에 긴장을 좀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찍으셔서 놀랐다. 저보다도 현장에 빨리 적응을 하신 것 같았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말을 살갑게 못하지만 감독님이기에 현장에서 투정을 많이 부렸다. 저와 부정이를 많이 기다려주셨다. 초반에는 ‘다시는 같이 작품 안해야지’ 했는데 이제는 같이 작업하고 싶다”며 웃었다. 허 감독이 “또 같이 작업하고 싶다”라고 하자 류준열도 “두 분이 같이 만나실 때 저도 불러주셨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걸었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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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과 류준열은 각각 2016년 ‘굿와이프’와 ‘운빨로맨스’ 이후 5년 만에 나란히 드라마로 컴백하게 됐다. 전도연은 “긴장되고 떨리고 많이 부담이 된다. 계속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고, 류준열은 “주변으로부터 드라마는 언제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가린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이번에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되서 기쁘고 동시에 긴 호흡이라는 점이 영화와 달리 부담이 된다. 극이 진행될수록 시청자분들이 원하시는 스토리가 있으실 텐데 그에 충족시킬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고백했다.

작품은 전도연이 먼저 확정지었고 뒤이어 류준열이 선택을 했다. 류준열은 “전도연 선배님께서 이 작품에 출연하신다고 하셨을 때 스케일이 큰 작품인 줄 알았다”며 “전도연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때가 시상식 가는 엘리베이터였었는데 당시 선배님께서 드라마 첫방을 앞두고 있어 떨린다고 말씀하셨다. 저는 그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이번에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기 전 ‘나와 함께했을 때 선배님도 설레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전도연은 “류준열 씨가 ‘인간실격’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의외였었다”며 “드라마에 저희두 사람이 잡혔을 때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그래서 같이 촬영한 주변 사람들에게 ‘잘 어울려?’라고 많이 물어봤었다”고 덧붙였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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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탄탄길만 걸어온 전도연이기에 그가 부정 역을 확정지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주변에서는 “어떻게 전도연이 아무것도 되지 못한 부정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전도연은 “부정은 닫혀있는 인물이다. 벼랑 끝에 서있는 인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강재로 인해 다른 세상을 보기 시작하고 마음이 서서히 열리면서 빛을 찾아가게 된다”면서도 시청자분들이 부정에 대해 모르고 보셨으면 좋겠다. 부정이를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캐릭터의 포인트에 대해 짚었다.

전도연이 ‘인간실격’을 선택한 이유는 대본이었다. 평소 무겁고 어두운 작품을 기다리는 배우로도 유명한데, 이번에도 어둡지만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대본을 봤을 당시 눈물을 많이 흘렸었다는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깊은 감정 이입을 하게 됐다.

강재 역을 맡은 류준열은 “데뷔 전부터 전도연과 허 감독을 동경해왔기에 ‘제발 저를 좀 써주십시오’라는 느낌이었다”고 외쳤다. 부정이가 성장하고 깨우치는 인물이라면 강재는 길을 잃었을 때 느끼는 외로움과 씁쓸함이 타 드라마와는 다른 느낌의 청춘을 담고 있다.

류준열은 “강재를 위해 공감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며 “포인트는 강재의 별난 직업인데, 강재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고민을 하는 인물이고 결국 다양한 사람들이 도달하고 싶은 곳은 ‘평범함’이라는 것을 시청자분들이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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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의 매력에 대해 류준열은 “솔직한 지점들이 있다. 이야기를 꺼려하는 소재를 말하기도 하고 비밀로 하고 싶지만 들키고 싶지 않은 감정들을 배우들이 표현하면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더 있을법하게 담았다”고 언급했다. 전도연은 “실격됐다고 생각되는 인물들로부터 이야기 따라가다 보면 내가 보이고, 미사여구가 화려하지 않지만 인간이 가진 감정의 풍부함이 많이 표현돼 기존 작품들보단 결이 다른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허 감독과 배우들은 “날씨가 선선해질 때 보기 좋은 드라마인 것 같다”며 “등장하는 배우들이 관전 포인트이고 류준열의 의상들도 볼거리다. 이 시국에 ‘인간실격’이 우리들의 삶의 온도에 1도라도 올려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오는 4일 밤 10시 30분 첫방송.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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