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스물셋 정지소, 피겨선수→봉준호 Pick 받기까지
[인터뷰②] 스물셋 정지소, 피겨선수→봉준호 Pick 받기까지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8.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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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엔 다양한 장르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사진=CJ ENM)
(사진=CJ ENM)

그렇다. 정지소는 해외에서 극찬한 영화 ‘기생충’에서 이선균(동익 역)과 조여정(연교 역)의 딸 다혜로 출연했었다.

그의 연기는 2012년 MBC 드라마 ‘메이퀸’이 시작이었다. 해당 작품에서 정지소가 피겨 스케이팅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그해 정지소는 피겨 스케이트 선수였다. 열네 살, 중1 때 피겨 선수로 생활하면서 연기자의 꿈을 남몰래 품고 있었던 어린 정지소는 김연아가 경기를 할 때 연기도 같이 한다는 것을 핑계 삼아 아빠에게 연기를 배우고 싶다며 떼를 썼다.

그래서 정지소는 스케이트와 연기를 동시에 배우게 됐고, 당시 연기 선생님이 그의 가능성을 정지소 아버지에게 알려줘 연기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됐다. 이후 ‘메이퀸’ 오디션에 합격하게 됐고, 촬영으로 바빠져 피겨 연습이 줄어들면서 정지소는 자연스레 연기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사진=CJ ENM)
(사진=CJ ENM)
(사진=CJ ENM)
(사진=CJ ENM)

전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국내 유명 감독인 봉준호와 연상호의 선택을 받아 큰 작품인 ‘기생충’과 ‘방법’에서 활약하게 됐다. 여러 기분이 오갈 것 같은데 정지소는 “제 실력이 좋지 않아서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제가 그 작품들에 출연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그래서 영화 ‘방법:재차의’를 찍기 전에 연 감독님의 작품을 많이 봤고 재차의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하려고 했다. 조화롭게 잘 연기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봉 감독과는 종종 안부 인사를 나누는 사이다. ‘방법’ 드라마 촬영 때도 봉 감독은 정지소에게 응원 문자를 보내줬다. 그의 문자에 정지소는 오직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봉준호는 정지소를 다시 연기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정지소는 ‘기생충’에 출연하기 전 연기의 길을 계속 걸어야 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뜻하지 않게 길어진 공백기 동안 성인이 됐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른 진로를 찾으려니 혼란스러웠다. 그런 그에게 우연히 찾아온 ‘기생충’은 첫 발걸음이자 첫 사춘기 같은 작품이 됐다. 연기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고 대선배들과 함께했기에 처음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배우며 계단을 밟는 느낌이었다.
 
외국의 틸다 스윈튼 선생님이 롤모델이에요. 방에 그분 포스터를 붙여 놓을 정도로요 

(사진=CJ ENM)
(사진=CJ ENM)

틸다 스윈튼은 봉 감독의 영화에 자주 출연했었고 봉 감독과 절친한 사이다. ‘기생충’ 출연 전부터 틸다 스윈튼을 닮고 싶었던 정지소는 작품마다 다른 모습으로 출연하는 부분이 존경스럽고 닮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미래에 대한 오랜 고민을 거친 뒤 최근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이미테이션’ 등에 잇따라 출연해 이제는 꿈에 자신감을 단 듯했다. ‘거룩한 밤’이라는 영화도 촬영 중이며 그 안에서 매력 있고 신비한 모습을 보여주려 준비 중이다.

다만 시나리오를 고를 정도의 경력은 쌓이지 않아 일단 대본이 들어오면 무조건 감사한 마음으로 읽는다고 한다. 어떤 작품이든 작성한 사람이 있기에 모든 시나리오를 매력있다 느끼는 정지소는 최근 장르물에 매력을 느껴 비슷한 성격의 대본이면 종일 코 박고 볼 때도 있고, 또 로맨스 작품을 많이 해보지 못해 요즘 국내외 로맨스 드라마를 보는 것에도 푹 빠져있다.
 
카멜레온 같은팔색조 같은 수식어를 듣고 싶어요 틸다 스윈튼도 항상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거든요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늘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10년 뒤 정지소의 모습이 어떨지 물었다. 그는 “10년 뒤 서른셋인데 그땐 좀 더 성숙해져서 넓은 연령대의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그분들이 저의 작품을 보실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며 “10년이 지났을 즈음엔 제가 다양한 장르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사진=CJ ENM)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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