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가디슈' 허준호 "저 계속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모가디슈' 허준호 "저 계속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8.02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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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100%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이 진행됐다는 점과 국내 베테랑 배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의 조합으로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한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극중 림용수 북한 대사관으로 열연한 허준호는 류 감독의 눈빛에 믿음이 보여 스케일 큰 이 영화에 흔쾌히 참여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톱 배우로 꼽히는 배우들 중 한 명인 그는 한 작품 한 작품의 캐스팅 제안에 여전히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사람이었다. ‘모가디슈’에 참여한 배우 허준호, 그리고 ‘사람’ 허준호와 지난 28일 스타포커스가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하 허준호 인터뷰 일문일답
 

 Q. 드디어 ‘모가디슈’가 개봉하게 됐는데소감이 어떠신가요?
 
- 너무 떨리고 잘 되길 바라고 이 힘들고 어려운 시국에 영화관에 저희 작품이 열리게 되서 기분이 좋네요.
 
 

Q. 스케일도 크고 100% 해외 로케이션이다 보니 다른 작품들보다 의미도 깊을 것 같아요
 
- 1986년에 데뷔해 그동안 연기 생활을 해오면서 나름 해외 로케이션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 많이 참여했다고 나름 생각하고 있었는데 찍어보니 스케일이 너무 컸어요. 이런 큰 작품에 불러주셔서 그저 감사해요.
 

 
Q. 시나리오를 안 보고 출연을 결정하셨다고 들었는데
 
- 소속사를 통해 연락이 왔고 그렇게 류 감독과 10년 만에 만났어요. 식당에서 류 감독이 “내용은 이렇고 대본은 고치는 중이에요”라고 해주는데 들으면서 “우와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처음에는 대본 기다리려고 했는데 식당에서 류 감독이 말하는데 눈빛에서 믿음이 갔어요. 그래서 하자고 했죠.
  

 
Q. 극중 림용수 북한대사관 역을 맡으셨으니 말투에도 많은 신경을 쓰셨죠?
 
- 그렇죠. 대본을 전체적으로 봐보니 제가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 같아 보였고, 북한 팀들이 살아나갈 수 있도록 끌어내는 리더 역할이 보였어요. 실제로는 리더십이 없는 편인데 현장에서는 역할에 빠져 있었던 것 같아요. 작품 속에서 열 몇 명의 사람들 구해야 됐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어서 상의를 거듭하고 감독님에게 귀찮을 정도로 “괜찮냐”라고 물어보고 확인하는 등의 작업을 반복했어요.
 
 

Q. 영화 속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 마지막 장면이요. 실제 거의 마지막 장소에서 찍었었거든요. 감정적으로 절제하고 참았어야 했던 장면이었는데 서로 눈빛만 보고 아이들도 울고 현장 전체가 눈물바다가 됐었어요.
 

 
결과보단 제가 이런 큰 작품에 불렸다는 것이 감사했고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컸어요역할들 중에서 가장 큰 형인 것 같았고 그래서 누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써서 하려고 했죠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Q. 실제 촬영 장소였던 모로코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 해외 촬영을 많이 했었는데 이 만큼의 해외 현장은 만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셀카를 잘 안 찍는 편인데 세트 배경을 보고 사진을 많이 찍었고 그만큼 기록으로 남길 만큼의 해외 현장이었죠. 준비도 잘 되어 있었어요. 제가 연기를 못하면 미안할 정도로 준비가 완벽했어요. 꿈꾸던 프로덕션이었어요. 촬영하는 4개월 동안 그냥 즐겼죠.
 

Q. 해외촬영이라 힘들었던 점도 있었나요?
 
- 잠자리가 바뀌고 바뀐 상황들을 견뎌내야 된다는 것이 힘들었지 촬영하는 시간은 괜찮았어요. 보통 해외에서 말이 안 통하고 피곤하면 싸움도 종종 일어날 수 있고 2~3주 정도면 향수병도 오는데 그런 것 없이 이번 모로코에서는 아무 사고도 없었고. 준비가 완벽했어요. 숙소에서 일어나면 주변이 촬영장이었기에 편했고 준비를 잘 해주셔서 꿈에 그리던 현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Q. 김윤석구교환과 첫 호흡이었는데 어땠나요?
 
- 김윤석 배우는 제가 진짜 팬이었어요. 제가 공백기를 가졌을 때 윤석 씨의 작품들을 보면서 엄청난 배우라 생각했는데, 편했어요. 리허설 때부터 다 보여주는 모습에 “역시 대배우다”라는 것을 느꼈고, 이번 영화를 통해 만나게 돼서 영광이었어요.
교환이는 귀여워요(웃음). 작품을 몇 개 안 하고 모가디슈를 만난 것 같은데, 열정적이었고 무모할 정도로 달려들어 어렸을 때 저를 보는 것 같았죠. 요즘 ‘킹덤:아신전’ 등 큰 작품에 출연해 잘 되는 것 같아서 박수 보내고 있고 살 좀 쪘으면 좋겠어요. 안 먹고 빼는 것 같아요”

 
Q. 또 다른 파트너 조인성 배우와는 선후배로서 어떤 애정을 나눴는지
 
- 애기로만 봤던 인성이었는데 영화 ‘더 킹’ 보고 난 뒤 기대하게 됐어요. 이번에 만나서 보니 확실히 깊어졌더라고요. 한국 대사관으로 출연하는 후배 배우들을 모두 아우르고 다니는 모습도 멋있었고, 그릇이 깊어진 조인성이라 보기만 해도 멋있어요.
 

 
Q. 조인성 배우가 허준호 배우에게 주름 하나만으로 캐릭터에 강렬함을 준다고 말했었는데허준호에게 얼굴 주름이란?
 
- 하하, 기사 봤어요. 저 스스로는 아직 제가 생각이 어리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죠. 인성아! 고마워~.
 

 
Q. 20여 년의 연기생활을 하면서 시대에 따른 영화계의 변화를 가까이 느꼈을 것 같아요
 
- 그렇죠. 이전에는 해외 촬영을 가면 허가를 못 받아서 찍다가 중도 철수한 적도 많고 조명도 제가 들고 다녔던 적도 있고.. 그런데 이제야 제대로 우리나라 영화가 시작되는 것 같고, ‘기생충’ 등 좋은 작품 많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또 이번 ‘모가디슈’처럼 해외촬영이 이 정도로 벌어졌다 하는 건 이제는 영화계에 멋진 세계가 펼쳐질 것 같기도 해서 기대가 돼요.

 
Q. 시나리오를 볼 때는 어떤 점을 중점으로 보는 편인지 궁금해요
 
- 전체적인 내용이 재미있어야 되고 말이 되는 대본이 우선이에요. 캐릭터는 재미있어야 돼요. 말이 되는 캐릭터와 그런 대본을 고르는 편이죠.
 
 
저라는 사람을 계속 써주셔서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Q. 여러 작품을 통해 선과 악을 넘나들면서 연기 소화하시는데젊은 시절의 허준호와 비교했을 때 지금 연기를 대하는 마음이나 태도 등이 달라지기도 했나요?
 
- 살 수 있는 날이 점점 줄어드니까 촬영장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최근 바뀐 건 현장이 점점 재미있어진다는 것? 이제는 촬영이 시간제가 되다 보니 제한 시간 안에 제 분량을 다 마치고 표현해야 되기 때문에 이전보다 대본을 더 보고 준비해서 현장에 나가는 것 같아요. 캐릭터에 대해, 연기에 대해 좀 더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어요.
 
 

Q. 촬영이 없을 때 사람’ 허준호의 일상은?
 
- 운동해요. 골프도 치고 운동을 많이 해요. 저도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졌고 눈도 잘 안 보여요. 지금 노안도 온 것 같은데.. 그래서 체력을 키우려고 운동을 많이 하고 직업이 배우인 사람이니까 영화도 많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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