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새벽 발라더' 2AM 정진운, '연기자'로 영역을 넓히다
[인터뷰②] '새벽 발라더' 2AM 정진운, '연기자'로 영역을 넓히다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7.26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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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듣고 싶은 혹은 얻고 싶은 수식어? "오! 찰떡이다"
사진=미스틱스토리
사진=미스틱스토리

정진운이 가수에서 배우로 발을 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년 전, KBS2 드라마 '드림하이'가 그 시작이었다.

'드림하이' 촬영 당시와 '나만 보이니'에 임할 때 느낌이 크게 달랐다는 정진운은 "'드림하이' 때는 거의 외워서 하기 바빴다. 연기를 배운 적도 없었고 애드리브도 해본 적이 없어서 상황이나 캐릭터에 맞춰 대사를 바꾼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그때와 비교하면 생각하는 것부터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드림하이) 당시 연기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못 했다"라는 정진운의 답은 놀라웠다. 그는 "제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다. 그저 현장에 동료들을 만나러 간다는 게 재미있었던 것이고, 그땐 아이돌 친구들이 모두 연기를 했었기에 '아이돌이면 연기를 해야 된다'인 줄 알았다. 우연히 내게도 기회가 왔고, 그래서 '하긴 해야겠다'라는 마음이었을 뿐, '저는 연기자가 꿈이에요' 이런 목표는 분명하게 아니었다"고 첨언했다.

그랬던 정진운은 지금은 연기에 아주 큰 흥미를 가지고 있는 상태로 변했다. "퍼즐을 맞춰나가는데 정해진 퍼즐이 아닌 제가 맞추는 대로 그림이 나와주는 퍼즐이라고 생각해요. 감독님과 맞춰보면서 대사 한 마디와 상황을 바꾸는 것들이 재미있어요. 말로만, 상상만 했을 때 흥미로웠다 생각했던 것을 화면으로 찍고 또 편집했을 때 우리가 생각한 대로 나와주면 그때의 희열이 무척 커요. 그리고 제가 아닌 모습으로 몰입해서 몇 달을 살아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재미있어요"

제대 후 첫 행보가 연기였고 이제는 연기자로 더 많이 활동하고 싶다는 정진운. 군대에 있을 때 진로에 대한 생각이 깊었던 걸까. 이에 정진운은 "가져본 적 없던 시간을 가지면서 들었던 생각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른 인물이라는 것이었다"라며 "입대 전부터 제대 후 연기를 하겠다 다짐했었는데, 그런 생각을 기본으로 깔고 나라는 사람을 보다 보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재미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길이 훨씬 더 잘 맞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렇게 진중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고 제가 생각보다 다른 인물이더라. 워낙 어릴 때 2AM으로 데뷔했다 보니 그 삶으로 사는 게 습관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그랬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여느 연예인들과 다르지 않게 군 생활을 하면서 공백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던 정진운의 가장 큰 고민은 '전역했는데 내가 설자리가 없으면 어쩌지'였다. 그러나 그 부분은 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정진운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군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몸 관리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는 더 멋있어졌다는 말은 못 듣더라도 "안 변했다"라는 말이라도 듣는 게 좋지 않나 하는 마음에 군에서까지 식단 관리를 했다.
 
"군대에서 너무 많이 쉬었어요오래 쉬어서 에너지가 아직 많아요쉴 땐 작업실에 나가서 작업실 청소도 하고 피아노도 치고 그러다가 기타도 치고 또 맥주도 마시고 등 주로 그렇게 시간을 보내요" 

 

사진=미스틱스토리
사진=미스틱스토리

그렇게 연기를 하겠다고 다짐한 후 정진운은 작품을 볼 때 주안점을 둬서 보는 지점이 다소 달라졌다. 그는 "제가 갖고 있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일단 눈여겨본다. '저 배우는 저런 표정을 잘 쓰신다' 혹은 제가 안 써본 근육이면 그 근육이 움직이는 지도 모를 텐데 타 배우들이 짓는 여러 표정을 보고 '저런 근육들을 쓸 수 있구나'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등을 보게 된다"고 했다.

이제 막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 그러나 촬영을 마친 작품 3개. 그는 벌써 연기가 잘 안될 때 타파하는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 "잠깐 쉬면서 감독님과의 대화도 좋지만 상대 배우 혹은 같이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과 대본을 보면서 대화를 하는 편이에요. 제가 계산했던 게 그 상황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욕심을 살짝 버리고 상대방의 얘기를 들은 뒤 접목을 시키려고 해요. 앞선 연기와 비교하면서 중점을 잡든 같은 방향으로 쭉 가든 등의 방법을 찾죠"

가수 2AM으로 활동했던 것도 연기에 도움이 됐다. 그의 이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 피디는 정진운에게 "네가 울면 보는 사람들이 울겠냐"라는 조언을 해준 바 있다. 그것이 연기할 때도 '네가 슬프다고 울어버리면 슬픈 에너지를 네가 다 써버리는데 어떻게 보는 사람들이 슬프겠냐'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슬플 때 슬프면 안 되고 화날 때 화내면 안 된다는 것이 정진운이 느낀 가수와 연기의 공통점이다. 3분과 2시간, 에너지를 끌고 가는 것은 다르지만 감정 표현 및 전달에 대한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다.
 
"부담스럽게 '저 연기합니다!' '배우 정진운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다니기보단 차근차근 인사드리면서 다가가고 싶어요"

한때 "죽어도 못 보내" "줄 수 있는 게 이 노래밖에 없다" 등을 외치며 그룹 막내로서 형들(이창민, 임슬옹, 조권)과 함께 대중들의 새벽을 적시는데 일조했던 정진운. 꽤 오랜 시간 2AM으로 활동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고 지금의 정진운도 2AM이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않았기에 여전히 대중들에게는 '가수' 정진운이 익숙할 수 있다.

연기로 본격 전향한 만큼 그는 대중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도록 천천히 다가갈 예정이다. 대중들에게 연기자로 보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정진운은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제게 주어진 작품을 최선을 다해 할 뿐"이라며 "대중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더 오버스럽게 하진 않을 거다. 갑자기 '저 변했어요!'하고 다가오면 솔직히 저라도 달갑지는 않을 것 같다. 그저 천천히 저에게 어울리는 작품들을 잘 찾아내면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희망했다.

연기자가 된 정진운. 새로운 세상에 들어섰기에 가수로서 지녔던 것들과 더불어 또다른 장점과 무기가 필요하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연기자로서 장점이라기보단, 모난 사람은 화면에서 봤을 때 모난 부분들이 얼굴에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잘 살아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못나 보이지 않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고 꼽았다.

 

사진=미스틱스토리
사진=미스틱스토리

"지금 멤버들끼리 심도 있게 같은 마음으로 논의를 하고 있어요다들 너무 긍정적인데최대한 빨리 목소리 들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연기라는 세계에 발을 디딘 정진운. 10년 전과는 달리 흥미까지 더해졌으니 임하고 싶은 장르와 캐릭터도 수많을 듯한데, 그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누아르 장르의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공통적으로 2~30대 배우들이 누아르에 도전해보고 싶어 하더라. 저도 남자들이 좋아하는 누아르는 다 좋아한다. 영화 '신세계'는 15번씩 보고 대사도 외웠다"고 덧붙였다.

일명 '반달 눈웃음'으로도 유명한 정진운. 인터뷰를 하면서 보니 의뢰로 악역도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 이에 정진운도 동의하는 듯 "악역 해보고 싶다. 어릴 때부터 무표정 혹은 멍하게 있으면 싸가지 없다거나 무서워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다. 그래서 이걸 언젠가 써먹어보고 싶단 생각이 있긴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AM 활동하면서 일부러 더 웃어왔는데, 열심히 살기도 했고 성실한 느낌을 많이 기억해 주시다 보니 정반대되는 역할을 하면서 저의 중간 지점이 어딘지도 찾고 싶다"고 바랐다.

정진운은 배우로서 목표하는 지점이 생각보다 길고 넓었다. "이제 시작이라 목표라 하면 거의 끝자락을 봐야 되는 부분인데, 사실 죽기 직전까지 작품을 하다 가면 멋있을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저의 모습은 가수와 연기 양쪽 모두에서 존경받는 아티스트 것인데, 젊고 어린 친구들이 저를 봤을 때 제 연기와 음악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그래도 마지막엔 박수받으면서 떠나는 그런 인물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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