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유리 "소시 멤버들, '보쌈' 속 내 모습 찍어 단톡방에 공유"
[인터뷰] 권유리 "소시 멤버들, '보쌈' 속 내 모습 찍어 단톡방에 공유"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7.09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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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여신 되고파"...권유리, '보쌈'으로 꿈에 한 발짝 가까이
'보쌈-운명을 훔치다', MBN 드라마에 '역대 최고 시청률' 안겨
"시청률 예상 못해...내가 팀원이었다는 것이 영광"
"요즘 2~30대 골프 많이 친다길래 멤버들과 같이 다녀"
사진=SM엔터테인먼트
사진=SM엔터테인먼트

첫사극 도전에 연기 호평 그리고 높은 시청률까지. 걸그룹 소녀시대 유리가 '보쌈-운명을 훔치다'를 계기로 배우로서 자신의 앞날을 환히 비췄다.

MBN 10주년 기념 특별기획 드라마로 제작된 금토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에서 권유리는 광해군과 소의 윤 씨 사이에서 난 옹주, 수경 역을 맡았다.

수경은 궁에서 지낼 때부터 이대엽(신현수)을 좋아했으나 정치적 밀약으로 그의 형과 혼약을 맺게 되고, 설상가상 신혼 첫날밤도 못 치르고 남편이 죽어 청상과부가 된다. 어려서부터 사내아이들에게 지는 법 없는 당찬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권유리는 최근 스타포커스와 화상으로 진행된 '보쌈' 종영 인터뷰에서 "작년 가을부터 촬영을 했었는데 끝이 나 아쉽다"며 "수경이라는 캐릭터를 만난 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돼 현장에 가는 것이 늘 기대됐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작품의 끝을 마무리했던 여느 때보다 특히 더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일 시청률 9.8%를 기록하며 종영한 '보쌈’은 10주년을 맞이한 MBN에게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이라는 아주 큰 선물을 안겼다. 그 안에 권유리의 공이 담겨있는 것인데, 그는 "제작 과정에서 함께한 분들과 시너지가 좋았기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희망했었다"며 "감히 예상컨대 시청자분들이 배우들과 스태프분들의 합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높은 시청률의 가장 큰 원인을 꼽자면 작가님께서 각 회마다의 서사를 잘 써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수경 역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탄탄하게 느껴져서 시청자분들에게도 좋게 보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권유리가 수경을 택한 이유는 '닮고 싶어서'였다. 그는 "수경이가 성장형 캐릭터이기도 하고 모진 상황을 겪으면서 옹주로서의 위엄과 고귀함이 있음에도 본인에 대해 스스로 찾아가려는 모습이 단단하게 느껴져서 끌렸다"고 했다.

이어 권유리는 "수경이 지닌 가치관을 닮고 싶었다. 수경을 연기하고 나면 사람 권유리도 견고해질 수 있겠다 싶었고, 실제 수경이를 통해 자극을 받았기 때문에 캐릭터를 더욱 뚜렷하게 찾아가려고 스태프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과의 작업이 기대된 것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쌈' 17화 속 자신의 대사를 예로 들면서 "수경이가 자신의 아버지 광해군(김태우)에게 '소녀, 살아있어도 죽은 사람이 아니라 살아있으니 산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대사가 와닿지 않고 이해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잘 와닿는다"면서 "저 때가 마침 제가 자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였기에 수경이를 통해 이 대사를 표현하면서 저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동시에 수경이에게 본받고 싶었던 장면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권유리는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수경이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고자 '대체 사극 연기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부터 접근했다. 그러나 "수경에게 접근하라"는 권 감독의 조언에 따라 캐릭터에 대해 공부했고, 권유리 역시 대본을 읽다 보니 캐릭터 이해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내 수경이의 서사를 탄탄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찾기 시작했다.
 
"제가 '보쌈'의 팀원이라는 게, '보쌈'을 만든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이라는 것이 감사해요"

 

사진=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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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리는 추가로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을 공부했다. 또 수경의 단단하고 견고한 모습을 위해 자태나 걸음걸이, 서있는 자세 등 수경이 옹주로서 가지고 있는 인격을 겉으로 드러내려 노력했고, 최대한 담백하고 단아하게 보이기 위해 조금이라도 화려하거나 시선을 빼앗는 것들이 있으면 빼내는 등 자신과 수경의 밸런스 조절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극 중 수경의 당찬 성격 탓에 권유리는 말타기와 수중촬영, 남장 등 다양한 신을 직접 소화하기도 했다.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이 있어서 수중촬영이 수월했다는 그는 남장뿐만 아니라 한복이 잘 어울려 극 중 파트너 정일우를 감탄시키기도 했다.

이에 권유리는 "'보쌈' 스틸컷이 공개된 이후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더 놀랐다"며 "쪽진머리를 했던 적이 전혀 없기에 예상을 못 했던 반응이었다. 과거 소녀시대 활동 중 달력에 실릴 신년인사 사진을 위해 한복을 입었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잘 어울린다고 했었다. 그땐 그저 '아, 잘 어울리는구나' 생각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반응이 클 줄 몰랐다"며 여전히 얼떨떨한 기분을 전했다.

모습도 모습이지만 첫 사극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에 대한 호평도 줄을 이었다. 권유리는 "앞으로 살면서 제가 제 연기에 만족하는 날이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사극 장르에 대한 이해도, 사극을 찍는 현장 분위기에 대한 파악도 미숙했다 보니 날씨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못 했던 것 같다. 겨울 촬영 당시 추위에 된통 당했던 적도 있다"며 부족했던 부분만 나열했다.

또 "드라마가 사전제작이었기에 비록 저에게는 충분한 수면과 모니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을지는 몰라도 시청자분들의 니즈는 충족시킬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처음이라 다소 미숙할 수밖에 없는 권유리에게 정일우가 많은 도움이 되어줬다. '보쌈'이 무려 6번째 사극 작품이었던 정일우는 촬영할 때의 노하우나 꿀팁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를 권유리와 공유했다. 권유리는 정일우의 전작들을 꼼꼼히 찾아보면서 정일우의 연기에 맞춰나갔고, 정일우 역시 권유리의 연기에 맞춰줬다.

또다른 파트너였던 신현수는 평소 진중한 성격에 목소리가 좋아 권유리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때 특히 잘 통했다. 권유리는 궁금한 것들이 있으면 신현수에게 많이 물어봤고 덕분에 현장에서 잘 집중할 수 있었다.

권유리는 '보쌈'을 통해서도, 수경이라는 인물을 통해서도 크게 성장하게 됐다. 그는 "시청자분들의 관심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해주신 스태프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작품 전후로 많이 달라졌다. 응원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연령층이 다양해졌고, 지방 촬영 중 음식점에 가면 알아봐주신다"며 변화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수경이라는 캐릭터를 거울삼아 제 삶을 반추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기 때문에 연기자로서도 사람 권유리로서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멋진 작품이고 아마 잊지 못할 시기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드라마에 애틋함을 드러냈다.
 
"30대의 권유리는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비춰졌으면 좋겠어요공감을 주면서 인간적인 사람이 되고 싶고제가 느끼는 고통과 고충슬픔 등이 여느 타인들과 다를 바 없이 사람들에게 느껴졌으면 해요"

 

사진=SM엔터테인먼트

권유리는 배우이면서 대한민국 최정상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이기도 하다. 소녀시대는 2017년 이후 완전체 활동이 없는 상태인데, 그럼에도 우정은 끈끈함을 유지 중이다. '보쌈' 촬영 당시에도 소녀시대 멤버들은 TV 속 권유리를 사진으로 찍어 "한복이 잘 어울린다, 왜 이제야 사극을 했냐" 등의 멘트와 함께 관람 후기를 단톡방에 남기며 멤버 유리를 응원했다.

현재 리더 태연은 최근 솔로 앨범을 발매했고, 티파니는 뮤지컬 '시카고'로 지난 4월부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윤아와 수영, 서현은 유리처럼 배우로서 영화와 드라마로 열심히 활동 중인데, 가수로서, 소녀시대 멤버 유리로서의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권유리는 "현재 각개전투로 활동을 하고 있는 멤버들이 있기에 컴백을 위한 당장의 계획을 세운다기 보단 지금은 조금 더 좋은 모습과 좋은 음악으로 또 좋은 시기에 만났으면 하는 게 멤버 모두의 마음"이라며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2~30대들도 골프를 친다고 하길래 멤버들과 골프를 자주 치러 다닌다"며 소녀시대 멤버들과 여전히 돈독한 사이임을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권유리는 사극에 출연할 기회가 또 생긴다면 임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럼요. 당연하지!"라고 당차게 답했다. 그는 “지금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서 더 성숙한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는 기회가 꼭 주어졌으면 좋겠다”며 “로맨스 코미디와 장르물도 하고 싶고 사실 출연하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은데, ‘사극여신’이 되고 싶다. 꼭 사극이 아니더라도 좋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면 도전하고 싶고 그 속에서도 주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시청자분들께 공감을 줄 수 있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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