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방송] 이수근 첫 스탠드 코미디 '눈치코치', 25년 방송 노하우 탈탈
[SF+방송] 이수근 첫 스탠드 코미디 '눈치코치', 25년 방송 노하우 탈탈
  • 조설희 기자
  • 승인 2021.07.0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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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개그맨이자 사람 이수근의 삶이 녹아들어 있는 이야기가 '눈치코치'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된다.

7일 오전 넷플릭스 스탠드업 코미디 '이수근의 눈치코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개그맨 이수근과 김주형 PD가 자리해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수근의 눈치코치'는 25년간 '눈치력'으로 치열한 예능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수근의 노하우와 '사람' 이수근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낸 스탠드업 코미디다.

2019년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를 제작한 바 있는 김 PD는 "'농염주의보' 이후 또다른 코미디언과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수근 씨가 생각났다"며 "다른 프로그램을 하면서 수근 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수근 씨가 '어릴 때 사진을 보고 있으면 눈치를 보고있다'라고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당시 저는 그 얘기가 재미있게 다가왔는데, 수근 씨의 방송을 보면 늘 맨 끝에 서계시고 해서 그 말씀이 오버랩되기도 했고 시청자분들께 좋은 코미디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제작하게 됐다"고 기획의도에 대해 밝혔다.

이어 "이수근 씨가 오직 눈치 하나로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이것이 설명되는 예능사와 인생사 그리고 눈치로 완성된 이수근 삶의 경험을 들을 수 있는 쇼"라며 "강호동, 이경규 씨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쇼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이수근은 "저도 놀랐는데 그 어린아이가 모든 사진에서 눈치를 보고 있더라"라며 "심지어 아내가 처음 차려준 밥상 앞에서도 눈치를 봤었는데,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부담됐지만 '편안하게 힘 빼고 이야기하는 게 가장 공감대를 많이 형성하지 않을까' 싶어서 재미를 위해 말에 살을 붙이기보단 전부 사실을 기반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통 가족은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데 저는 가족을 건드렸다. 저의 가족사와 개그맨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강호동, 이경규)두 분은 '이런 얘기도 해달라'며 오히려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그간 제가 해오던 공개 코미디와는 색깔이 다르기도 해서 부딪쳐보자는 생각으로 임하게 됐다. 주변에서 '어떤 프로그램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코미디빅리그'나 '개그콘서트'처럼 큰 웃음이 아닌 제 이야기를 했다고 하니까 오히려 관심을 가져주더라"라며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호스트에 의존도가 높은 방송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김 PD는 "베데랑이어야 할 수 있는 장르인 것 같다"며 "스탠드업 코미디가 어떤 장르라고 제가 정의할 순 없지만, 감히 도전하기 힘들다 생각하고 그렇기에 수근이 형에게 제안을 했을 때 흔쾌히 하겠다고 답해서 놀랐다. 그런데 막상 녹화 날짜 다가오니 긴장을 하더라 그만큼 스탠드업 코미디가 베테랑에게도 어렵다 생각한다"고 답했다.

혼자 마이크를 들고 서서 말하는데 입술이 점점 하얘졌다며 나름의 고충을 토로한 이수근은 "오직 입담만으로 혼자 쇼를 진행해야 되고 절제해야 되는 부분도 있었기에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처음에는 입담 외에는 확실한 무기가 없어서 배가 아플 정도로 긴장하고 겁도 살짝 났다. 그런데 짜여지지 않은 자연스러움 속에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공감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색깔이다 보니 최선을 다해 임했고,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고 다시 건강한 세상이 오면 그땐 제 모든 것을 무대에서 다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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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의 눈치코치'는 코로나19 시국 전후라는 점에서 '농염주의보' 때와 확연한 차별점이 있다. 그저 각자의 재미있는 쇼이지만, '농염주의보' 당시에는 1500~2000명의 관객들이 참석해 코미디언이 현장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받아 진행됐다면, 이번 '눈치코치'에서는 관객들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이라는 결과를 들고 온 뒤 쇼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김 PD는 "시국이 시국이고 참석 인원도 적다 보니 관객들이 리액션을 하면서도 서로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점이 다소 약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이수근은 코로나19 혹은 공개 코미디 현장이 줄어듦에 따라 침체에 빠진 개그계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이런 상황을 어떻게 기다리느냐에 따라 나중에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코미디가 잘 되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국민들이 웃을 일이 많다는 의미인데, 무대는 언젠가 반드시 생길 테니 지금 이 시기를 자기계발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스스로를 위축시키기보단 언젠가 무대에 설 수 있는 그때를 위해 준비해놔라"라고 당부했다.

지금은 눈치가 무척 빠른 이수근도 '1박2일' 초창기 당시 눈치가 없었던 편에 속해 강호동과 이경규에게 종종 핀잔을 듣곤 했다. 워낙 무대에서 자신이 주체로 웃음을 주는 역할을 도맡다 보니 타인이 하는 이야기에는 리액션이 크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수근은 강호동을 언급하며 "선배님께 인성을 많이 배웠다. 호동이 형은 사육사에게서 잘 길러진 호랑이다. 먹을 것도 야생 호랑이처럼 독식하지 않고 잘 나눠 먹는다"면서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잘 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아 저를 다양한 프로그램에 쓰이도록 만들었다. 지금도 '누구랑 프로그램을 하는 게 편하냐'고 물으면 호동 선배다. 호동 선배와 촬영을 하고 온 날엔 '오늘도 뭐 하나 배우고 왔다'라는 생각에 뿌듯하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이처럼 결코 당연하지 않았던 이수근의 지금이 '눈치코치'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유된다. 이수근은 "힘든 가정환경에서 개그맨이라는 꿈만은 늘 포기하지 않았었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왔던 저의 인생 이야기와 그에 귀결되는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 그리고 애드리브의 향연까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김 PD도 "과연 이게 빵 터지는 정도의 웃음인가 싶었는데 사람 이수근의 인생 이야기를 집약적으로 담아 탈탈 터는 것은 오직 이 프로그램만 갖고 있으니 간식 드시면서 편하게 보시면 될 것 같다. 또 이수근 못지않게 눈치를 보면서 살고 계신 방청객분들에게 조언과 고민도 함께 나누니 보시면서 공감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오는 9일 넷플릭스에서 오픈.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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