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리뷰] '미드나이트', 단언컨데 올여름 띵작
[SF+리뷰] '미드나이트', 단언컨데 올여름 띵작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6.30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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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마·청각장애인 각각 부각시키기 '성공'
사진=티빙, CJ ENM
사진=티빙, CJ ENM

올해 개봉한 혹은 개봉을 앞둔 스릴러 장르 영화들 중 가히 톱3 안에 들겠다고 말할 수 있겠다.

'미드나이트'는 소리를 들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는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오직 살인이 목적인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범행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음소거 추격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청각장애를 가진 경미는 엄마(길해연)와 귀가를 하던 중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소정(김혜윤)을 목격한다. 그녀를 도와주려다 경미는 도식의 다음 살해 타깃이 된다.

사진=티빙,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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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각 캐릭터에 변신에 있어 진기주와 위하준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먼저 진기주는 스릴러 장르와 청각장애인 역할에 처음 도전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하준과의 추격신에서, 길해연과 나누는 수화와 구어 그리고 비장애인들 앞에서의 필담에서 어색한 부분을 찾기 힘들었다.

또 경미가 살려달라며 힘겹게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장면에서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하는 청각장애인의 간절함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듯했고, 시민들에게 도움을 절실히 요청하는데도 의사소통을 빠르게 할 수 없는 청각장애인이라 번번이 거절당하는 장면에서는 안타까움과 슬픔을 자아냈다.

더불어 경미 모녀가 오타 가득한 문자 메시지를 나누는 것, 차 안과 집안에 소리 및 동작 감지기를 탑재해놨다는 것에서도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이들에게는 결코 당연하지 않으며 들리지 않는다는 것 하나가 일상에 얼마나 많은 지장을 주는지 실제 청각장애인에 대한 간접적인 체험 역시 가능했다.

사진=티빙,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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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CJ ENM

극 중 살인에 집착하는 도식을 연기한 위하준 역시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경미 모녀에게는 섬뜩함을 주다가 파출소에서는 자신이 소정에게 흉기를 휘두른 범인이 아닌 척하며 금세 눈에 눈물을 생성해 마치 연기 베테랑인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추적극 답게 경미가 도식에게 쫓기는 장면에서 진기주는 극 중 청각장애인이기에 달리면서 수시로 뒤를 돌아보는 등 디테일을 살렸고, 위하준은 "지금 도식의 머릿속은 온통 '쟤 죽일 거야'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고 여겨질 정도로 진기주만 보고 전력질주해 추적극이라는 영화 장르를 부각시키는데 큰 몫을 했다.

작은 역할부터 지금까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던 김혜윤의 연기도 당연 안정적이었다. 김혜윤 특유의 목소리 때문에 드라마 '스카이 캐슬' 속 예서가 자연스레 떠오르긴 했지만, 김혜윤은 소정이 처한 상황들과 그에 따른 대사들을 여러 표정과 말투로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씬스틸러는 소정의 오빠로 등장하는 종탁(박훈)이다. 들떠서 소개팅에 나가는 동생을 밤 10시까지 들어오라 하는 전형적인 친오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소정이 실종됐을 때 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 그리고 도식에게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경미를 두고 소정을 찾으러 가는 선택을 하는 등 핏줄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본심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사진=티빙, CJ ENM
사진=티빙, CJ ENM

영화를 위한 스태프들의 세심함도 느낄 수 있었다. 청각장애인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도록 극 초반 진기주가 수화를 할 때와 회사 사람들과 회식을 할 때 배경음악을 깔지 않아 듣지 못하는 경미의 입장을 관객이 충분히 헤아려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경미와 도식의 추격신에서는 긴장감 있는 BGM을 깔아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덕분에 추적신이 다소 길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후반부에서도 큰 지루함 없이 관람할 수 있었다.

진기주의 수화와 위하준의 눈빛이 청각장애인과 연쇄살인마의 심리를 그대로 대변해 두 역할 모두 부각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피를 말리는 듯한 두 사람의 추격신이 스릴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단 하나 의아한 점이 있다면, 아무리 인과응보 또는 자업자득이라지만 그래도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죽였어야 했나.

사진=티빙,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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