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미드나이트' 연쇄살인마X청각장애인, 피말리는 '음소거' 추격
[SF+영화] '미드나이트' 연쇄살인마X청각장애인, 피말리는 '음소거' 추격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6.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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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제공
(왼쪽부터) 배우 위하준, 길해연, 권오승 감독, 배우 진기주, 김혜윤, 박훈. (사진=CJ ENM)

눈과 귀, 어느 감각 하나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 추적 스릴러물이 올여름 극장가와 티빙을 장악할 예정이다.

21일 오후 영화 '미드나이트'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배우 진기주, 위하준, 박훈, 길해연, 김혜윤 그리고 권오승 감독이 자리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미드나이트'는 음소거 추격 스릴러로, 소리를 들을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살인사건의 목격자 경미(진기주)와 오직 살인이 목적인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멈출 수 없는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이날 배우들은 '미드나이트'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당시 소감에 대해 밝혔다. 먼저 진기주는 "경미라는 인물이 소리는 듣지 못하지만 고요함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나누는 정보를 알아가는 과정들이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했고, 스릴러라는 장르에 대한 도전도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위하준은 "시나리오를 긴장감 있게 읽었고, 도식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경미와의 대립이 어떻게 그려질까 상상하며 읽었다"고 했다.

사진=CJ ENM

박훈은 "대본 속 속도감과 완급조절 그리고 공포물이지만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출연 배우들의 라인업을 듣고 좋은 배우들과 함께하는 것에 감사하며 대본을 빨리 읽었다"고 회상했다. 김혜윤은 "평소 공포 스릴러물을 좋아하는데, 소리에 대한 긴장감과 추격 장면에서 오는 박진감이 많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권 감독이 이번 영화를 연출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단연 '소리'였다. 권 감독은 "주인공인 경미가 청각 장애인 역이기에 사운드 부분이 단순 추격 소리가 아니라 조여오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그에 맞는 어울리는 소리를 찾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청각장애인 주인공으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청각장애인들이 위기 속에서 약자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시나리오 쓰던 중 우연히 카페에서 청각장애인 두 분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가만히 지켜봤었는데 본인들의 음료가 나온 것을 모르고 있다가 점원이 음료를 들고 다가가자 놀라더라"라며 "듣지 못하는 그분들의 세상이 이 영화를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렇다. 극 중 경미와 그의 엄마(길해연)는 청각장애인이다. 때문에 길해연과 진기주의 수어 연기가 돋보였는데, 길해연은 "다른 종류의 언어라고 생각했다"며 "사람마다 말투와 목소리가 다르듯 감정을 전달하는 법이 다른 것이라 생각했고, 경미는 회사 생활을 하는 친구라 소통이 조금 빠를 뿐이다. 이 영화를 통해 수어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양한 언어 알아들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수화를 배우는 시간 역시 소중했다"고 전했다.

진기주도 "수어 학원에서 수화 배울 때 처음 영어학원 다닐 당시 같았다"며 "수어 또한 언어라는 생각을 많이 가졌고 경미는 사회 생활을 하는 친구라 구화와 필담을 활용한다. 가족 중에 청인이 없어서 자신의 구화가 어느 정도 정확한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기에 구화를 표현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길해연은 "기주를 수어 학원에서 처음 만났는데, 영특하고 성실하다. 극 중 뛰는 장면이 많아서 안쓰러운 마음에 자주 안아줬다. 위하준 씨와도 과거 타 작품에서 모자로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었기에 이번 영화 촬영은 힘들면서도 행복했다"고 묘파했다.

사진=CJ ENM
사진=CJ ENM

그간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엄마 역할을 소화했던 길해연. 이번 엄마 역할은 조금 특별했을 것 같은데, 이에 길해연은 "경미와 저 둘 다 서로를 지켜줄 수 없는 약한 힘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고, 둘 모두 들을 수 없는 상황이니 저는 엄마로서 경계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엄마니까 어떻게든 딸을 지키려고 하는 애틋한 관계다. 최근 출연했던 작품들 중 자식과의 밀착관계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보편적인 여느 모녀 관계보다 더욱 애틋하다"고 말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극 중 살인마 도식 역으로 변신한 위하준은 눈빛 연기가 돋보였다. 그는 "사람들을 기만할 땐 확실히 기만하고 경미 앞에선 살인을 즐기는 절대적 우위 입장에 있다"면서 "편안하면서도 섬뜩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담도 됐었고 도식을 최대한 잘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졌었다. 도식의 섬뜩한 눈빛을 유지하고 싶어서 늘 예민했었고, 살인에 있어 도식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어 프로파일 관련 서적과 유사 장르에 출연했던 선배님들의 연기 장면들을 모티브로 삼았다. 아름다운 여배우분들에게 못되게 해야 됐다 보니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영화 '악인전' '살인의 추억' 등 그간 국내에서 내놓은 연쇄살인마 관련 작품들이 많다. 미드나이트가 타 유사 장르 작품과 다른 점은 바로 위하준을 캐스팅했다는 것이다. 권 감독은 "연쇄살인이라고 하면 고정관념으로 박혀있는 섬뜩함이 있는데 위하준 배우는 표정을 자유자재로 잘 바꾸고 그 안에 감정도 잘 담을 줄 아는 배우다. 그 점이 차별점"이라고 했다.

영화 속에서 위하준은 주로 진기주와 추격전을 벌인다. 진기주는 "제가 달리기가 그렇게 빠른지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다"면서 "추격신이 많아 어떻게 달려야 될지 걱정했었는데 위하준 배우가 죽기 살길로 달려오니 저 역시 뛰게 되더라. 아마 몰랐던 속도가 나온 것 같다"고 첨언했다.

극 후반, 진기주와 위하준의 추격에 종탁 역의 박훈도 가담한다. 추격을 비롯한 액션신까지 대역 없이 소화한 박훈은 이번 영화에서 다른 액션장르물과 달리 무겁게 때리는 신과 타격감 등을 구현하기 위해 체중을 증량했고, 관객들이 권선징악으로부터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했다.

그러면서 박훈은 "진기주 배우와 위하준 배우가 최선을 다해 뛰어 공포감을 조성하지 않았나 싶다"며 "두 배우가 달리면서 닦아 놓은 길을 저는 즈려 밟았을 뿐이다. 열심히 뛰어준 두 배우에게 고마웠다"고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종탁의 여동생 소정 역으로 출연하는 김혜윤은 "감독님께서 슛 들어가기 전 어두운 골목길 사진을 보여줬었는데 공포감이 느껴졌다. 사진들을 많이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려 했고, 박훈 오빠가 현장에서 잘 챙겨주셔서 오빠 동생으로 호흡 맞추는 장면은 거의 애드리브로 진행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에 박훈은 김혜윤을 향해 "너무 좋은 배우다. 많은 분들 아시겠지만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올라온 친구라 절대 얕은 연기자가 아니다"라면서 "연기를 위해 사석에서 일부러 오빠라는 말을 했었고, 작품을 통해 좋은 동생을 얻지 않았나 싶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CJ ENM
사진=CJ ENM

'미드나이트'에는 당연 청각장애인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겼다. 권 감독은 "도식이가 살인을 하기 전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는데, 그때 처음으로 경미가 자신의 목소리를 끄집어낸다. 그 부분이 목표점이었다"면서 "우리는 쉽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회이지만, 청각장애인들은 목소리를 냄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있고 힘겹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배우들과 권 감독은 "좋다는 말뿐만 아니라 많이 봐주셔서 배우들이 고생한 보람 느끼게끔 해주셨으면 좋겠고,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인사했다.

오는 30일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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