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생애 마지막 임무 맡은 영화 '서복' 속 정보국 요원, 공유
[인터뷰] 생애 마지막 임무 맡은 영화 '서복' 속 정보국 요원, 공유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4.14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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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니지먼트 숲
사진=매니지먼트 숲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민기헌(공유)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국내 첫 복제인간 소재 영화다.

공유는 <서복>에서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안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전직 정보국 요원 민기헌 역할을 맡았다. 죽음을 앞두고 내일의 삶이 절실한 기헌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라는 임무를 받는데, 예측 불가한 상황 속에서 기헌은 서복과 뜻하지 않은 동행을 한다.

"드라마 <도깨비> 하면서 모두를 떠나보내는 괴로움을 느꼈어요. 영생의 기회 준다고 해도 그저 순리대로 살고 싶고,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살고 싶어요"

공유가 연기한 민기헌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예민한 행동과 신경질 적인 말투, 그리고 욕설을 자주 내뱉는 모습을 보인다. 공유는 시사회 다음날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죽음을 앞둔 인간 기헌에 대해 “기헌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본능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인데, 어느 누가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기헌은 전직 정보국 요원으로서 임무를 맡기도 했지만, 자신의 생명을 위한 이기심으로 서복을 지켜내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복과 동행하게 되면서 점차 서복에게 연민을 느낀다. 공유는 “너무도 상반되는 두 존재가 나중에는 교감을 하게 되는 것에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다”면서 “영화에서 그나마 웃을 수 있고 쉬어갈 수 있는 파트가 둘의 여정이 시작되면서 서복이 살아온 과정을 기헌이 듣게 되는 부분인데, 이 부분에서 제가 서복의 마음에 공감했던 것처럼 관객 분들도 이입이 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헌이 서복 앞에서 심해 깊이 자리해있던 자신의 죄책감을 드러내고, 서복 역시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리는 지점이 둘의 교감이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유는 촬영 당시 서복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대조적인 두 존재가 차츰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감정에 대해 보검 씨와 정해놓고 연기하지 않았다”며 “그저 자연스럽게 서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느꼈다. 처음에 기헌이 서복을 이해할 수 없는 존재처럼 여겼고, 함께 위기 속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연민이 생긴 것 같다”고 부연했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사진=매니지먼트 숲

서복 역 박보검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전했다. 공유는 “극 중에서 동행부터 시작해 늘 기헌이 서복과 함께하다 보니 카메라 밖에서도 붙어있는 시간이 많았다. 후배에게 권위적인 선배가 되고 싶지 않았고, 그저 ‘함께 일하는 파트너다’라고 생각하고 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불편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보검 씨가 형으로서 나를 믿어줬다”며 “친구처럼 장난치면서 촬영한 것 같고, 제가 원해 애드리브를 좋아하는데, 보검 씨와 친해지다 보니 연기하면서 캐릭터의 경계가 무너질까 애드리브는 일부러 자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0월 진행됐던 <서복> 제작보고회에서 공유는 사물이 있다고 가정하고 연기하는 것과 컴퓨터 그래픽을 상상하면서 감정 씬을 진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었다. 이용주 감독은 어떤 조언을 공유에게 건넸을까. 공유는 “당시 감독님이 해주신 조언은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요즘 작품들이 참 어렵다. 상상을 동원해서 허공을 보고 연기해야 되는 작품들이 늘어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CG는 곧 예산이기에 CG의 정도를 CG팀과 약속하고 연기를 해야 된다. 이런 것들이 배우에게 늘 곤혹스러운 지점이지만 이 역시 배우가 감당해야 될 몫인 것 같고, 크게 촬영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CG를 대체하는 물건 등을 놓는 경우도 있다. 점점 CG팀이랑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이런 경우엔 CG팀이 곧 감독”이라고 전했다.

공유는 복제인간 소재 타 작품들과 <서복>의 차별점에 대해 “스케일과 액션, 그리고 볼거리에만 치중하지 않은 것이 차별점”이라고 꼽았다. 그는 “다른 작품들은 대게 복제인간에 이입해서 인간을 바라보는데 <서복>은 관찰자 시점에서 복제인간을 바라보는 것이 차별점인 것 같다”고 답했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사진=매니지먼트 숲

대한민국 공식 흥행 보증수표이자 더 이상 맡고 싶은 캐릭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미 수많은 다작(多作)의 경험을 보유한 공유.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지’ 보단 새로운 시도를 하게 만드는 작품을 택하는 것 같아요. 안 해봤던 캐릭터에 도전한다는 게 아니라 꺼내기 어려웠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그런 시나리오들에 손이 가는 편이에요. 매번 그렇게 작품을 선택해왔어요”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보는 관점에 따라 영화의 호불호 나뉠 수 있고 스토리가 무거울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장르 보단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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