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에서 진취적인 성향을 지닌 외화번역가이자 감정에 솔직한 청춘 오미주를 연기한 배우 신세경. 드라마 속에서 그녀는 현실감각이 뛰어난, 사랑과 일에 있어 좋고 싫음이 뚜렷한 시원시원한 캐릭터를 그려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위로와 공감을 이끌어냈다. 신세경에게 '런 온'은 어떤 작품으로 남았을까. 종영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마음을 들여다봤다.
"현실 연애의 한 단계 한 단계를 잘 표현해 그 설렘을 고스란히 전하고 싶었어요"
신세경은 극 중에서 기선겸 역의 임시완과 치열하게 성장하는 멜로로 설렘을 줬고 서단아 역의 최수영과는 티격태격 미소를 짓게 하는 우정을, 이영화 역의 강태오와는 친근한 절친 케미를, 그리고 박매이 역의 이봉련과는 가족 같은 끈끈한 의리를 그려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 신세경이 생각하는 오미주의 매력은?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포인트가 하나 있는데, 바로 미주는 사과를 잘한다는 점이에요. 미주는 방금 뱉은 모난 말에도 바로 사과할 줄 아는 멋쟁이에요. 물론 배배 꼬아 말할 때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과 자신의 일도 무척 사랑한다는 점이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 불쌍히 여기는 것도, 동정 받는 것도 싫어하던 미주는 선겸을 만나며 변해간다. 그 과정에서 캐릭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호평도 많았는데
미주는 솔직하고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라 연기 할 때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촬영했어요. 그리고 미주가 살아온 환경에 대해 매이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도 내가 고생하며 힘들게 자랐다는 걸 알아달라는 의도는 단 0.1g 도 담지 않았어요. 미주는 동정 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니까요. 늘 그렇게 의연하던 미주가 12화에선 기정도 의원(박영규)에게 끔찍한 이야기들을 듣고 선겸에게 포기하겠단 말을 전하는데,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아왔던 결핍의 감정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굉장히 마음이 아팠죠.
"서로를 잘 지키며 사랑해야 된다는 미주의 가치관이 건강하게 느껴지더라고요"
- 촬영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혹은 드라마 속 명장면이 있다면?
정말 많은데 고르자면 2화 포장마차 신이요. 화면상으로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아주 여유 있고 몽글몽글해 보였지만 촬영 때에는 느닷없이 내리는 비를 피하면서 급하게 찍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대사량도 꽤 많았고 몹시 중요한 신이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편집된 내용을 봤는데 썸 타는 남녀의 설렘이 그대로 담겼더라고요.
선겸이 달리지 않는 걸 선택했던 3화 엔딩도 명장면으로 꼽고 싶어요. "선겸의 삶에 있어서 그토록 강렬한 선택의 순간이 또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인데, 그 순간 선겸의 언어를 미주가 통역해 주는 모습이 이 드라마가 표현하고자 하는 관계성의 온전한 형태인 것 같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거든요. 또 14화 에서 지우 언니(차화연)가 기정도를 향해 "내 인생 네 소품 아니야. 내 인생 주인공은 나야"라고 말하던 모습도 닭살 돋을 정도로 멋있어요.(웃음)
- '런 온'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
일단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고, 그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하시는 모든 분들이 작은 위로를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바람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 '런 온'을 통해 신세경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
약 6개월 동안 '런 온'만 보고 달렸어요. 지금은 제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란다기 보단 ‘런 온’이 끝난 후에도 오미주라는 사람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기선겸과 투닥거리며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일과 사람을 위해 멈추지 않고 '런 온'한 미주야, 시즌 2 기다릴게. 보일 때까지 끝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