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원도 러버, 장우진 감독의 이야기
[인터뷰] 강원도 러버, 장우진 감독의 이야기
  • 이은서 기자
  • 승인 2020.12.13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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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장우진 감독은 ‘강원도 러버’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번 개봉작 <겨울밤에>를 비롯해 단편영화 <하루> 장편영화 <새출발> <춘천,춘천> 등 모두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그만큼 강원도를 사랑하는 감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개봉이 많이 미뤄졌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리다 개봉을 하는 소감은? 코로나19가 장기화 되어서 걱정은 잊은 지 오래고 이미 내려놓은 상태였어요. (웃음) <겨울밤에> 영화 속 배우 박명훈씨가 “마음이 풀릴 때까지 찾아보라”고 한 것처럼 그 시기를 넘어갔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개봉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합니다. 

<겨울밤에>는 30년 만에 춘천을 찾은 중년의 남녀와 젊은 남녀의 춘천의 겨울밤을 보여준다. 영화 속 어딘가 멜랑꼴리한 느낌을 주는 젊은 남녀와 중년 부부 두 쌍은 어딘가 많이 닮아있다. 

-영화 속에서 쌓인 눈이나 얼음이 된 폭포를 비추는 삼원색이 인상적이었어요. ‘삼원색 기법’을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영화 속에서 밤 장면은 판타지의 구조, 시공간이 오가는 구조에요. 그래서 영화가 되게 컬러풀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함을 갖고 있었는데, 촬영감독님이 “그럼 빛의 삼원색을 써볼까요?” 라고 농담처럼 던진 말이 저에겐 굉장히 멋지게 다가왔어요. RGB(Red, Green, Blue) 이 세 개의 색을 다 쓰려고 결정했습니다. 실제로 레드는 영화 속 ‘은주’가 빨간 옷을 입고 있고, 그린은 중년의 남성 ‘흥주’, 블루는 배경인 눈과 얼음에 사용됐어요. 첨언하자면, 이 세 개의 색을 다 적극적으로 써버리면 나중에 수정할 수가 없어요. 하나를 빼면 하나의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지요. 이건 절대 바꾸지 않을 거라고 작정한거나 마찬가지에요. 실제로 매 장면마다 조명세팅이 두 시간 이하로 걸린 적이 없어요. 촬영 감독과 조명팀이 무척이나 고생하셨어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었지만, 항상 멋진 풍경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영화 속에서 와이프가 있는 중년남성 ‘흥주’가 배우 김선영씨와 담배를 나눠 피우는, 또 젊은 남녀가 담배를 나눠 피우는 장면엔 묘한 의미가 담겨있는 듯해요. 이건 어떻게 보면 사적인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흡연자이다 보니, 각 남녀가 담배를 나눠핀다는 건 묘하게 동질감, 친밀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담배를 나눠 핀다는 건 조금 더 밀접한 관계 형성이라 할까? 사람들이 그 장면 때문에 남녀 둘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요. 영화 속 20대 커플은 뽀뽀 장면 이후 담배를 나눠 피는 순간부터 가까워지는데, 이런 의미를 나타낸 것이기도 해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은주’가 ‘흥주’와 같이 타고 있던 택시에서 내립니다. 감독님은 이 의미가 ‘졸혼’이라고 하셨어요. 졸혼의 의도는 저와 서영화 선배님과의 많은 대화 속에서 얻어진 결말이에요. 영화 속에서 ‘졸혼’이라는 단어가 쓰이진 않지만, 은주는 그제야 정말 자기의 길을 시작한거 아닌가 싶어요. 택시를 배라고 생각한다면, 같이 한 배를 탄 인생의 동반자를 뜻하기도 하고, 같은 배를 탔으니 목적지 또한 같을 거예요. 하지만 거기서 내리게 되면서 ‘내가 갈 길은 다르다’를 선언한거죠. (웃음) 저는 ‘은주’의 이 결심이 굉장히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발자국 장면도 또 다른 출발처럼 느껴지게끔 빠른 템포의 밝은 음악을 넣어서 엔딩을 지었습니다. 근데 이 장면을 새드엔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꼭 굳이 같이 산다는 게 해피엔딩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외국 관객 분들은 이 장면에서 희망을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었어요.(웃음)

(사진)=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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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겨울밤에>를 보고 이혼을 앞둔 분들이 찾아왔다고 시사회에서 언급했었는데요. 위에서 말했듯이, ‘은주’가 택시에서 내리는 장면을 보고 특히 여성분들이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자기도 지금 이혼을 생각중인데 이 영화를 보고 희망을 얻었다” 라던가 남편 욕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웃음) 이러려고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그러한 말들이 ‘용기를 얻었다니 다행이다’하는 이상한 위로가 되기도 했죠. 부정적인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특히 춘천 분들이 “춘천을 배경으로 이렇게 멜랑꼴리한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있냐”, “춘천에 안 좋은 기억이 있냐” 이런 질문도 들었었어요. 전혀 그렇진 않고, 춘천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죠. 또 ”결혼했냐’, “나이가 몇 살이냐”, “젊어서 놀랬다” 등의 질문도 받았었는데, 그때마다 “지인의 이야기고, 선배님들과의 대화 속에서 얻어진 정서다”라며 둘러댔죠.

-감독님에게 ‘강원도’는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인 것 같아요. 제가 연달아서 강원도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저의 작업스타일과도 연관이 있어요. 저는 공간을 정하지 않으면 시나리오에 대한 뭔가를 못 쓰는 편이에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익숙한 공간이든 낯선 공간이든 그 공간이 주는 영감이 먼저 선행돼야 거기서 이야기나 구조가 떠오르는 것 같아요. 강원도는 당연히 제가 태어난 곳이고 사는 곳, 오래 봐왔던 곳이라 타 지역사람들 보다는 그 인상이 많은 거겠죠? 그래서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최근에도 <캠프페이지>라는 단편영화를 찍었는데, 이것도 지금은 사라진 춘천의 미군기지 부지에서 촬영을 했죠. 제가 만약 부산에서 살았다면 부산에서 영화를 찍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지현 배우, 양흥주 배우를 감독님의 영화에 연이어 섭외하는 이유는? 두 분이 제 첫 장편영화 시작을 함께하신 분들이에요. 두 분은 저에게 매번 좋은 영감을 주십니다. 실제로 영화적인 가치관도 비슷해요. 두 분은 연출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연출적인 마인드나 생각, 연출자를 이해하시는 부분이 남다른 것 같아요. 실제 지현씨는 연출 전공이신데, 연기로 전향하신 분이기도 하고, 양흥주 배우님은 연극을 워낙 오래하셔서 친밀한 관계 속에서 연출을 많이 해온 분이에요. ‘울고 싶은데, 눈물이 없는’ 등의 뜬구름 잡는 디렉팅을 해도 두 분은 찰떡 같이 알아들으세요. (웃음)

-춘천의 사계절 영화를 기획하신다고 들었어요. 계획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깜냥이 안돼서 잠시 미루고.. 다른 프로젝트 준비 중이었어요. 그것도 베를린 배경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연기하게 됐어요. 지금은 <캠프페이지>를 찍고 난 후에 그걸 어떻게 장편으로 할지 생각밖에 없어요. 난해한 영화지만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텔링 방식의 장편 영화를 구상 중이에요. 이미 제 마음에선 시작한 것 같아요.(웃음) 지금은 오며가며 그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영화 <춘천,춘천>은 제 67회 베를린영화제에 초청에 대해서 다들 아시다시피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남다르잖아요. 베를린은 분단의 역사를 공유하는 도시, 통합이 된 상징의 도시이기도 하죠. 영화제에서 놀랬던 건,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약 1800석 정도가 있는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놀랬었어요. 영화를 직접보진 못하고, 관객과의 대화에만 참석하게 됐죠. 그 많은 자리가 다 솔드아웃 된 걸 보고 놀랐고,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되게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질문이 다양했는데, 이게 너무 좋았어요. 영화 <춘천,춘천>은 청년의 파트와 중년의 파트, 두 파트가 담겨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다양한 질문, 새로운 질문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감독을 꿈꿨던 이유는요? 저는 형제가 없어요. 그래서 감독이 꿈인 게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부모님도 영화를 좋아하셔서 가족끼리 주말마다 영화를 같이 보고 비디오를 빌려서 같이 보는 게 일상적이었어요. 초등학생 때 형제가 없으니까 부모님이 비디오 가게에 정액제 시스템을 만들어 무제한으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초등학생일 때, 집에 도착하면 비디오 가게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떤 비디오가 들어왔으니 빼놨다고, 그러다보니 제가 가장 먼저 보는 시스템이 됐어요. 정말 일주일에 영화를 4~5번 정도 봤었던 것 같아요. 친척 분 중에 미국에 계시는 분 덕분에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은 <터미네이터1>이나 <구니스>도 무자막으로 봤었는데, 어린 시절에 그 영화가 너무 신세계처럼 느껴졌었어요. 그 이후에 영화에 푹 빠져 지냈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엔 미술을 좋아해서 미대를 전공하고 미술감독이 됐었는데, 하다 보니 연출이 저랑 더 맞는 것 같기도 했고.. 미술감독이 암만 뛰어나봐야 감독이 “노”하면 안 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아 감독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대학원은 연출을 전공했어요. 되게 단순하죠?

-실제 꿈을 이루고 나서 어떤 감정이었나요? 영화 <새출발>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스크린으로 저도 처음 봤었어요. 그때 그 기억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데, 일단 제 영화를 이렇게 큰 극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본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긴장되면서도 감격스러웠죠. 근데 재수 없게도 제 바로 옆자리에 심사위원 분들이 앉아계셨어요. 근데 이 분들이 뭔가를 적으시더라고요. 집중이 안돼서 혼났었죠. 그래서 그 뒤에 영화는 다시 봤었어요. 관객과의 대화를 할 때, 처음으로 ‘아.. 내가 진짜 감독이 됐구나’ 싶었어요. 영화에서 내가 만든 장면, 내 생각에 대해 누군가가 질문을 하니까 감독이 됐다고 인지가 됐어요. 그 당시엔 부모님이 왜 이렇게 정신 사납냐고 할 정도로 많이 떨었었어요. 

-감독님의 영화를 본 주위사람들의 반응은? 부모님은 영화가 어렵다. <기생충>을 보면서 “이런 게 영화지” 하시기도 했어요. (웃음) 좀 더 대중적인 영화를 원하셨지만, 저는 제 영화가 상당히 대중적이라고 생각해요. 제 영화는 확실히 여성분들이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여성 관객 분들이 분명히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 듯해요. 특히 <겨울밤에> 속에 서영화 선배님(극중 은주)의 장면을 좋아하시는 것 같고, 이상희 배우와 극 중 은주가 대화하는 장면도 많이 사랑받는 것 같아요. 근데 양흥주 배우님(극중 흥주)의 포차 장면은 정말 싫어하시더라고요. (웃음) 이 장면이 남성분들은 웃긴데 티는 못 내고, 여성분들이 질문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영화 <춘천,춘천>은 독립영화면서도 대중적인 영화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였고, 67회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받은 특별한 이력을 소지한다. 장우진 감독은 독립영화의 틀에 벗어나 늘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신예 감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진)=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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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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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 슬럼프를 겪을 땐 어떻게 극복하나요? 음.. 슬럼프를 겪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정말 바쁘게 사는 편이거든요. 이건 제 버릇인데, 영화제 초청이 되거나 다음에, 다음 영화에 관련된 거를 한 장이라도 써놓는 편이에요. 아예 ‘영화가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이 들지 않게요. 아. 생각해보니 영화 <새출발> 이후에 슬럼프가 좀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해외영화제도 다녀오고 공허했어요. 그래서 술 먹고 TV보고 하면서 이상한 짓을 했던 것 같아요. 다음부터 무언가 한 장이라도 써놓는 버릇을 들여놓은 것 같아요. 지금은 영화 <캠프페이지>에 대한 생각밖엔 없어요. 어제도 양흥주 배우랑 밤새도록 영화 이야기를 했어요. 

-감독님의 영화 속 배우들의 캐스팅 방식이 궁금해요. 캐스팅 방식이 다 비슷한데, 한번 보고 결정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그 배우가 실제로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분인가 생각하는 편이에요. 시간을 두고 몇 번 만나면서 영화나 연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 분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고계신지, 요즘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등 사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하면서 잘 맞는 부분이나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면 캐스팅하는 편인 것 같아요. 실제로 배우 분들이랑 모임을 자주 갖는 편이에요. 어제도 서영화 선배님이 오셔서 저한테 이런저런 말씀도 해주셨어요.

일례로 <겨울밤에> 시사회에서 장우진 감독은 배우 김선영의 캐스팅 일화를 털어놨다. 배우 김선영은 올해만 영화 <겨울밤에> 이외에 영화 <내가 죽던 날> <세자매>와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2020년 백상예술대상 여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인기가 날로 갈수록 상승하여 캐스팅하기 어려운 그를 장우진 감독은 술자리에서 만나 캐스팅하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 <겨울밤에>는 감독님의 상상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새출발> 이나 <춘천,춘천>을 만든 계기는요? 대학원생일 때, 졸업 작품으로 단편영화 <하루>라는 영화를 만들었었어요. 이 영화를 장편으로 만들어보자 결심하고 <새출발>을 만든 것이죠. 남자가 지방대를 나와 과는 없어질 위기에 예기치 않은 여자 친구의 임신 때문에 강원도로 떠나는 그런 이야기의 내용이에요. 또 영화 <춘천,춘천>은 흥주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 춘천에 몰래 여행 온 파트가 있고, 앞부분은 취준생이 서울로 취직을 원하여 상경을 꿈꾸는 춘천이 고향인 30대 청년의 이야기로 A,B 두 파트로 나뉘어 있어요. 영화의 시작은 춘천이라는 고향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상태에서 2014년 추석에 기차예매를 못해서 ITX 자유석을 타고 용산에서 춘천을 가는 길에 청량리에 등산복을 입은 중년 커플이 탔었어요. 좌석이 세 개였는데, 두 분이서 저를 사이에 두고 양 옆에 앉았었죠. 왼쪽에서 카톡이 울리면 오른쪽에서 무언가를 치고 또 오른쪽에서 카톡이 울리고 하더군요. 이어 무음으로 바꾸시고 계속 카톡을 하셨어요. 저는 두 분이서 같이 앉으시라고 자리를 비켜드렸는데.. 그때도 계속 카톡을 하셨죠. (웃음) 저는 이어폰을 끼고 관심 없는 척하면서 두 분의 대화내용을 힐끔힐끔 보니.. 두 분이서 존댓말로 “강원도 어디가 이쁘다”며 채팅을 하고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등산 동호회에서 만난 불륜커플이었고, 두 분의 대화를 몰래몰래 메모장에 적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웃음) 이게 영화 <춘천춘천>을 만든 계기라고 할 수 있죠.

-감독님이 모든 영화를 통틀어 중요시하는 게 있다면? 일단 남들이 하는 건 잘 모르겠지만, 기존의 것을 버리는 것 같아요. 제가 <춘천,춘천>때 했던 방식에서 새로운 게 없으면 해보고 싶지 않아요. 영화 <새출발> <춘천,춘천> <겨울밤에> 이 세 영화 모두 다 제가 묻어있지만, 영화를 따로 보면 같은 감독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지만, 스토리뿐만 아니라 만드는 방식 자체도 조명이나 미술, 연기스타일, 구조 등도 기존에 했던 것에서 새롭지 않으면 당기지 않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감독을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제가 조언할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조언을 하자면 ‘고민을 하지 말고, 바로 만들면 된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카메라로 찍든 핸드폰으로 찍든, 찍는 그 순간부터 영화가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찍으면서 그 다음이 생각나기 때문에, 우물쭈물 고민할 시간에 차라리 빨리 찍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려요. 어려운 시기지만, 반대로 안전한 형태의 영화 관람이라는 매체로 대리여행을 떠나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겨울밤에>라는 영화는 내려놓고 보면 쉬운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냥 체험하면 됩니다. 영화 속에는 시간 여행, 춘천 여행, 담겨진 청평사의 풍경, 이 풍경은 만든 풍경, 만든 조명이기 때문에 절대 실제로 가서 볼 수 없는 풍경들이기도 해요. 아무튼 이번 영화 <겨울밤에>를 통해 대리여행을 떠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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