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논란과 화제 사이’...일반인 예능 나들이, 정말 괜찮나?
[SF+기획] ‘논란과 화제 사이’...일반인 예능 나들이, 정말 괜찮나?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0.09.1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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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연예계 이슈 중 팽팽하게 대립하는 논점에 대해 두 명의 기자가 ‘썰전’을 벌입니다. 두 개의 상반된 주장,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일반인의 예능 출연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관찰 예능 부흥기와 함께 스타 가족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일반인 출연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화제성도 연예인 부럽지 않습니다. 전문 방송인에게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함이 주효한 탓이죠. 매력적인 카드이지만 그만큼 불미스러운 논란에도 자주 노출됩니다. 예능가에서 점점 영역을 넓히는 일반인들의 출연, 이대로도 괜찮을까요? 

(사진)=엠넷
(사진)=홍진경 인스타그램

논란은 나의 힘? 일반인 예능의 함정    

tvN <노래에 반하다>, <러브캐쳐2>, KBS2 <썸바이벌1+1>…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예능들이 최근에도 줄줄이 론칭 중입니다. 연예인들 출연이 주를 이루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나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도 화제성을 흡수하는 건 그들의 가족, 매니저 등 일반인들의 몫이죠. 익숙하고 진부한 연예인 중심 예능의 대안 격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함,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발적인 매력이 상당히 눈에 띄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화제성에 목메다가는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대중들은 그들의 논란에 대해 그다지 너그럽지 않습니다. 눈에 쉽게 든 만큼 눈 밖에 나는 것도 한 순간이죠. 

<하트시그널>로 이름을 알린 배우 강성욱은 2017년 프로그램 방영 중에 성폭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비난의 화살을 받았습니다. 결국 <하트시그널> 시즌1의 VOD 서비스가 통째로 삭제돼 다른 출연자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개인적인 채무 관계가 폭로돼 논란에 휘말린 매니저 때문에 그와 <전지적 참견시점>에 출연 중이었던 개그맨 이승윤도 동반 하차를 했습니다. 논란의 후폭풍을 감당해야하는 건 결국 다른 출연자들이나 제작진입니다. 때로는 프로그램의 존폐를 가르는 직격탄이 되기도 하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이제는 일반인 예능의 태생적 한계를 논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매력으로 화제성을 싹쓸이했지만 어느새 주객이 전도돼 <미운우리새끼>의 상당 분량을 차지하는 홍진영 언니 홍선영 씨를 향해 쓴 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일반인 예능의 시행착오를 하나 둘 겪다보니 예능의 생태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검증된 전문 방송인 위주의 운영이 필요해보입니다. 일반인의 단발성 화제에 매료돼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게 중요하겠죠? 

(사진)=MBC
(사진)=MBC

틀에 박힌 재미, 환기가 필요해 

예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은 꾸준하게 사랑받아왔습니다. 짜여진 상황과 대본, 전문 방송인들로만 구성된 프로그램은 더 이상 재미를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화면 속 일반인들의 정제되지 않은 멘트와 돌발 행동, 방송인들과는 또 다른 인간적인 호흡은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신선함을 느끼게 하며, 예상치 못 한 흥행을 이끌 거나 길이 남을 명장면을 탄생시키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여전히 성행을 이루고 숱한 화제성을 불러오고 있죠. 물론 방송가에서 ‘일반인의 출연’은 그 자체로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비(非)방송인으로서 말 그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다듬고 편집하는 것은 결국 프로그램 제작진과 전문 방송인들의 역할입니다. 일반인은 하나의 소재일 뿐이라는 것이죠. 전국적으로 노출되는 만큼 언행이나 사생활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개인관리는 필요하겠지만 최대한 개인적 영역이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와 재미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방송가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이 세상에 허점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고, 그 허점 속에서 신선함을 뽑아내는 것이 일반인 예능의 핵심이니까요. 방송은 누구나에게 열려있고 출연 역시 자유로워야 합니다. ‘금지’ 사유가 없다면 누구도 출연을 막을 수는 없죠. 일반인 출연이 문제가 되어 프로그램이 논란이 되거나 존폐여부까지 갈라지게 된다면, 그것은 일반인 출연 자체 문제이기 전에 제작진의 빈틈이며 실수로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그램의 환기는 필요하고 위험성은 줄이고 싶다면 일반인의 ‘출연자제’보다는 제작진의 ‘디테일한 살핌’이 더욱 요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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