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로 인생작 완성, 여진구
‘괴물’로 인생작 완성, 여진구
  • 임다영 기자
  • 승인 2021.04.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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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 이후 9년 만에 완벽한 결의연기를 펼친 여진구의 <괴물>(극본 김수진, 연출 심나연) 종영 인터뷰가 12일 진행됐다. 여진구는 여덟 살에 ‘새드무비’로 데뷔해 아역답지 않은 연기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해를 품은 달’ ‘보고싶다’ ‘왕이 된 남자’ ‘호텔 델루나’ 등 찍는 작품마다 흥행 연타를 이으며 이제 여진구에게 아역이라는 수식어보다 실력파라는 글자가 먼저 따라붙는다.

배우 여진구는 “‘화이’ 이후 이번 드라마 <괴물>로 오랜만에 대중 분들에게 무거운 감정선을 보여드린다는 생각에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괴물>의 종영 소감에 대해 운을 뗐다. 그러면서 “‘화이’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할지 몰라도 캐릭터에 감정선에 차별점을 뒀다”고 전했다. 

여진구는 극 중 한주원 역, 파출소 경위로 등장한다. 한주원은 만양이라는 낯선 공간에 스스로를 내던진 이방인으로 파트너 이동식(신하균 분)으로 인한 혼란, 고뇌를 겪으며 분노와 광기어린 연기를 선보였다. 촘촘한 심리전이 돋보였던 여진구의 연기. 한주원을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여진구는 “주원은 본인이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 때문에 편견이 있는 인물이다. 조금의 과신도 있다. 나도 대본을 읽으며 주원이가 재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뒤로 갈수록 시청자분들이 주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극에 달할수록 여진구는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한주원을 소름끼치게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입체적 연기를 잘 소화해낸 여진구. 연기적 고민도 있었을 듯하다. 그는 “주원 본인은 만양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가졌다. 어찌 보면 자신이 그 사람들의 결을 닮아가는 모습을 언제 인정할지 고민이었다. 이 부분에서 연기적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여진구는 <괴물>의 명장면으로 엔딩 씬을 꼽았다. 그 이유로 “이동식이 처음으로 주원에게 미끼 없이 환하게 웃는 모습과 주원이 그 모습을 보며 동식이란 사람을 마음에 두는 모습이 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벽주의자와 결벽증의 모습을 보인 한주원과 닮은 점이 있냐는 물음에 여진구는 “저와는 많이 다른 역할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원칙이 있더라도 해이해지기 마련인데 주원은 그것들을 다 어떻게 지키는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원칙주의자인 주원을 위해 외적인 모습을 깔끔하게 보여드리려 노력했다. 주원의 말투나 톤에도 신경 썼다”고 답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께 호평 받는 작품으로 인사드리는 자체가 저에겐 원동력과 부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칭찬을 듣고 싶어 매 작품마다 열심히 하게 되죠. 이런 부담감이나 찬사들을 저에게 주시는 관심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잘 해보겠습니다”

여진구는 연기 선배 신하균과 호흡이 잘 맞았다고 전했다. 그는 “신하균 선배님에게 배울 점도 많았고, 몰입도도 좋았다. 선배님 덕에 칭찬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신하균에 감사함을 표했다. 또 촬영현장에 대해 “리허설을 매 씬마다 진행한 현장이었는데 꽤 인상에 남았다. 감독님이 배우들의 호흡을 중요시하며 배우들이 현장에서 숨 쉴 수 있게끔 조성했다. 이런 부분으로 시청자 분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영예를 스태프와 감독에게 돌렸다. 

여진구는 과거 영화 ‘예의없는 것들’ 주연 신하균의 아역을 맡았던 바 있다. <괴물>의 제작보고회에서 신하균은 어린 여진구를 기억한다고 언급했다. 여진구는 “어릴 때라 기억이 나지 않아 죄송스럽다”며 “신하균 선배님과 제가 같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점부터 인생이 달라진 부분. 선배님이 연기적 몰입하시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다. 선배님과 대립하는 관계는 처음이라 내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섭기도 했었다. 매번 저를 믿어주시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셔서 많이 배웠다”고 선배 신하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한주원 역할이 인생 캐릭터라는 평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물음에 그는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인가. 그렇게 받아주셔서 감사하다. 더욱 더 새로운 인생 캐릭터, 인생 드라마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또 여진구는 <괴물>의 반응에 “드라마에 관한 반응을 어디서 찾아봐야할지 몰라 직접 찾아보진 못했다. 주변 분들은 너무 몰입도 있는 작품이라고 해주시더라. 한주원을 보며 내 모습이 안 보인다고 할 때 감사했다”고 주위 반응에 대해 설명했다. 

여진구는 멜로 연기를 예고했다. 그는 “저의 멜로물을 기대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원래 작품을 정하는데 있어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다 정해두는 편은 아니다.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은 없는데. 제가 멜로를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수소문해보겠다”고 알렸다. 

멜로 상대역은 누가 됐으면 하는지의 물음에 여진구는 “상대역까지는 모르겠다. 아역시절 시상식서 언급했던 박보영 누나도 괜찮을 듯하다. 작품에서 만난다면 표정관리가 잘 안될 것 같다”며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 눈에 띈다. 제 평소 성격과는 달랐으면 한다. 나를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는 역할도 좋지만 아직까진 새로운 역할이 좋다”라며 “내가 바라왔던 점은 매 작품마다 여진구 아니면 저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을까 뇌리에 남는 연기가 꿈이다”라고 털어놨다. 

여진구는 아역배우 타이틀에 관한 심경도 언급했다. “많은 분들이 건방지다고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아역배우라는 타이틀에 대해 어릴 때부터 신경 쓰지 않았다. 당연히 연기가 재밌으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해나갈 거다. 그러다보면 저만의 연기스타일을 찾게 될 것”이라며 “저는 아역배우 친구들을 봐도 하나의 배우로 느껴지기 때문에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진구는 예능 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 시즌1에서 성동일, 김희원과 출연하며 진솔한 케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시즌2 모니터링하고 있다. 선배님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괴물>과 스케줄이 겹쳐 시즌2는 함께하지 못했다. 선배님들이 재밌게 여행 다니시는 것 지켜보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진구는 요즘 취미생활로 집에서 허브를 키운다고 말하며 “처음으로 집에서 식물을 기르는 중이다. 일주일에 두 번씩 물주고 창가 햇빛에 둔다. 자식 키우는 게 이런 느낌일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가끔 초록이 그리울 때가 있는데 초록 허브를 키우며 힐링 중이다”라고 말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여진구는 마지막으로 “<괴물>이라는 작품에 몰입해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하다. 몇 년 동안 계속 행복한 순간인 것 같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한 삶을 사는 중이다.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연기하며 살아보겠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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