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라비 "이번 'ROSES' 발매하면 아이돌 자작곡 수 1위"
[인터뷰②] 라비 "이번 'ROSES' 발매하면 아이돌 자작곡 수 1위"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6.03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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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S' 발매하면 자작곡 총 198곡
BTS RM, 지드래곤 등 실력 좋은 아티스트들 상단에 자리
"단지 음악 좋아서 열심히 만들었을 뿐이라 민망하기도"
"곡들 보며 그저 '열심히 살았구나' 생각하려 해"
사진=그루블린 제공
사진=그루블린 제공

인터뷰①에 이어서

라비는 이번 앨범의 만족도에 대해 "냈었던 앨범들 중 가장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전보다 꼼꼼히 체크하려 했고, 수정 작업도 가장 많이 한 앨범이다. 소리적인 완성도도 기존 앨범보다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에 냈던 앨범도 만족스럽다 생각하고 발매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느낌이 달라서 이번을 계기로 제가 또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지 저 역시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허투루 걸어오지 않았다. 자신의 거의 모든 곡을 직접 작사작곡하는 그는 이번 'ROSES'를 발매하면 총 198곡으로 아이돌 자작곡 수 1위를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라비는 "사실 1위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저는 제가 좋아서 열심히 곡을 만들었을 뿐인데 상단에 계신 분들이 방탄소년단의 남준이나 지드래곤 선배님 등이라 조금 민망한 느낌이다. 곡이 많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적다고 노래가 별로인 것도 아니다. 그저 곡들을 보면서 '열심히 살았구나'라고 생각하려고 한다"며 쑥스러워 했다.

직접 노래를 제작하다 보면 음악의 완성도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치가 높아져 이것이 곧 부담으로 다가와 다음 앨범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도 될 것 같기도 한데, 라비는 "부담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앨범을 내는 것이 저의 일이니까 망설이면서 앨범을 안 내는 건 제가 해야 될 일을 안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라비는 이런 노래하잖아' '라비 노래는 이럴 때 들어야 돼' 등 라비라는 가수를 떠올렸을 때 누군가에게 와닿는 포인트가 확실하려면 저의 음악 색깔을 확실히 정해서 드러내야겠구나 싶었죠. 이것저것 왔다 갔다 하다가는 각인 없이 지나갈 수 있겠더라고요"

사진=그루블린 제공
사진=그루블린 제공
사진=그루블린 제공
사진=그루블린 제공

라비의 이런 음악적 고심은 지난해 특히 두드러졌다. "작년에 연달아 싱글을 발매했었는데, 깊게 고민하면서 만드니까 노래가 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료들 역시 '노래는 좋은데 네 음악이 아닌 것 같다'라고 해서 공감이 갔어요. 그 뒤로 '아, 내가 만들었다고 해서 내 음악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제 음악을 확실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비는 아티스트이면서 동시에 자체적으로 설립한 기획사 그루블린의 CEO이기도 하다. 오는 27일이면 설립 2주년을 맞는데, CEO로서의 생활은 익숙해졌을까. 그는 "많이 적응한 것 같다. 이제는 사장님도 계시고 직원들도 각자의 역할에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있는 상태라 설립 초반 때보다 수월해진 것 같다. 처음에는 적응도 안 되고 어설퍼서 '이걸 내가 할 수 있는 건가' 의문이었는데 이제는 '어떻게 달려야겠다' 등의 구체적인 생각들이 조금씩 잡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책임감이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사실 지금 회사에 계신 분들 모두 제가 꼬셔서 데려왔거든요. 그들이 보내는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알기에 직원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어쨌든 '집단을 만들자'라는 저의 말에 그분들도 입사를 한 것이니 함께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으면 좋겠어요"

대표자의 입장에서 라비는 어떤 스타일의 아티스트를 추구하고 영입하고 싶을까. 그는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에게 마음이 가는 것 같다"며 "계약을 체결하기 전 아티스트와 대화를 많이 나눠본다. 아무리 실력이 좋고 매출이 높은 아티스트라 해도 회사와 비전이 다르면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실무자분들도 크리에이티브 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니 각자의 아이디어나 계획, 전략 등이 있을 것이다. 누구의 의견이 맞냐 틀리냐를 떠나 일단 충돌이 생기면 서로 스트레스만 받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최대한 피하고 싶어서 충분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뒤 영입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력 있고 매력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생각과 비전 그리고 성향이 맞아야 나아가기 수월한 것 같다"고 냉철하게 부연했다.

사진=그루블린 제공
사진=그루블린 제공

현재 그루블린에는 콜드베이, 칠린호미, 시도, 나플라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있다. 이들 중 나플라는 대마초 흡입 혐의로 입건된 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라비는 지난해 나플라를 영입했다. 어찌 보면 리스크를 떠안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 라비는 "나플라 형과 알고 지낸지 4~5년 정도 됐는데, 생각이 잘 맞는다"며 "이미 그루블린과 계약한 뒤 콘텐츠와 뮤비, 앨범 등을 진행한 상태였고 이후 그런 일이 생겼다. 본인도 책임을 느끼기도 해서 얘기를 많이 나눴다. 저희도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답했다.

보이그룹 빅스(VIXX)로 데뷔해 어느덧 10년 차 가수가 된 라비. 멤버들(라비, 켄, 레오, 엔, 혁) 중 라비와 엔만 소속사가 다르다. 대게 소속사가 다르면 완전체로 모이기가 힘든데, 라비는 완전체 활동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재 멤버 켄과 레오가 군 복무 중이라 함께 활동을 할 수 없지만 시간이나 타이밍이 됐을 때 앨범을 내는 쪽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다만 플랫폼이 다양해졌고 변화도 빠르다 보니 어떤 방식으로 컴백할지를 지금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지금은 그저 팀 활동에 대한 의지와 마음을 확인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그의 나이 스물아홉, 아직은 어리다고도 할 수 있는 나이에 아티스트이면서 동시에 회사 대표에 현재 예능프로그램까지 출연하며 여러 가지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라비가 회사를 설립할 당시 앞으로 방송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는데, 그는 "기획사를 만들 때 직원이 3명뿐이었고 욕심을 내지 않았던 상황이라 방송을 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저 '뭐가 달라지나 열심히 해봐야겠다'라는 도전적인 측면이 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감사하게도 '1박2일' 등 방송을 많이 하게 되면서 얼굴이 더 많이 비춰진 것 같다. 그에 따른 평가 역시 '음악을 하던 사람이 예능에 나와서 재미가 없다'가 아닌 '음악을 잘했느냐 예능을 재미있게 했느냐'의 차이라 음악과 예능은 단지 영역이 다를 뿐”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 오디오쇼 '나우(NOW.)'에서도 1년 넘게 호스트로 활동 중인데, 게스트의 대화를 이끄는 호스트로서 그의 역할은 예능에서의 모습과는 또 달랐다. 라비는 "'나우' 출연 이후 낯가림이 많이 사라졌다. 제가 사석에서 만나보지 못할 법한 사람들과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생긴다"며 "마치 누군가 '너 얘 만나서 얘기해봐'라고 하면서 약속을 잡아주는 듯한 느낌이다. 예상과 다른 성격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 자체가 성숙해지고 영향도 받는 것 같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작품과 일상 등을 듣게 되니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아서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가수로서는 항상 진행형이었으면 좋겠고, 대표자로서는 좋은 아티스트들이 많이 생기고 또 그 아티스트들이 좋은 성과를 내서 '멋지고 뜨거운 집단을 만들었구나'라는 평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어요예능은 즐기면서 임하고 싶고, 제가 평소  안 해봤던 것들을 할 수 있는 기회이면서 방송을 통해 저를 알아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보니 감사한 활동일 것 같아요"

사진=그루블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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