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창사 60주년', MBC 드라마는 왜 맥을 못 추나
[SF+기획] '창사 60주년', MBC 드라마는 왜 맥을 못 추나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5.14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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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60주년을 맞았지만 MBC는 마냥 웃을 수 없다. 아픈 손가락 '드라마국' 때문이다.

사진=MBC 제공
(사진=MBC 제공)

 

'오!주인님', 이민기X나나 조합에도 0%대 시청률 기록

13일(어제) 종영한 MBC 드라마 '오! 주인님'이 굴욕적인 1.4%의 시청률을 남기고 떠나면서 오히려 MBC 드라마 '존폐 여부'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다.

'오! 주인님'은 드라마 작가(이민기)와 톱스타(나나)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으로, 지난 3월 24일 2.6%의 시청률로 시작해 5회분 이후 줄곧 1%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온라인상에서도 별다른 화제를 모으지 못했는데, 특히 4월 29일 방송분은 0.9%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전례 없던 하위 기록을 썼다.

'뷰티 인사이드' 등 출연작들로 늘 화제가 됐던 이민기와 아이돌 출신이지만 안정적이라는 연기 평을 받고 있는 나나와 씨엔블루 강민혁이 주연이었음에도 이야기가 좀처럼 시청자의 시선을 끌지 못하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분석된다.

 

(사진=네이버 캡처)
(사진=네이버)

 

드라마국의 성적 고전, 언제부터였나

MBC 드라마의 낮은 시청률은 꽤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오! 주인님'의 전작인 에릭·유인나 주연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최고 시청률은 4.3%, 그 전작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조금 높은 5%, 또 그 전작 '십시일반'은 3.9%로 부진이 이어졌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더 게임:0시를 향하여' '그 남자의 기억법' 등 2020년 상반기 MBC 드라마는 모두 6%를 채 넘지 못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방송국에 씁쓸함을 더했다.

이 같은 부진으로 MBC는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끝으로 월화드라마를 폐지하고 일일드라마와 수목드라마만 유지하기로 했는데, 그 마저도 성적 고전이 계속되면서 관계자들 사이에선 유일하게 남은 미니시리즈 시간대마저 폐지되는 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 주인님'이 종영하면서 현재 M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는 저녁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 뿐이다. 그러나 이 역시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는 KBS1 '속아도 꿈결'(14.5%)과 KBS2 '미스 몬테크리스토'(15.5%)에 비햐면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MBC는 드라마가 비운 자리를 시사·교양,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며 편성표를 채우고 있다. 반면 MBC가 성적 부진에 시달릴 때 올 상반기 작품인 KBS2 '달이 뜨는 강'과 SBS '모범택시'는 출연 배우의 각종 논란에도 최고 두 자릿수 시청률을 달성하는 데 성공하며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사진=네이버 캡처)
(사진=네이버)

 

부담은 고스란히 방영 예정 드라마에게

사실 요즘에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웨이브 등 다양한 채널이 존재해 그에 따라 시청자들도 여러 채널로 분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단지 동영상 플랫폼 개수의 문제일까.

방송국 내 로맨스를 다룬 작품은 KBS '라디오 로맨스' '프로듀사', SBS '질투의 화신', MBC '그 남자의 기억법' 등 이미 다양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제 밋밋한 로맨스와 뻔한 전개 보단 자극적이면서 눈이 바쁜 장르에 오래 시선을 둔다. JTBC '스카이캐슬' '부부의 세계', SBS '펜트하우스' '모범택시' 등이 그 예다. 

전작이 남긴 씁쓸함은 다음 작품을 만들어가는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에게 부담이라는 바통을 주는 셈이 될 수 있다. 그런 MBC에게 남은 희망이 있다면 올 연말 방영 예정인 '검은 태양'을 꼽을 수 있다.

'검은 태양'은 150억 제작비가 투입된 MBC의 대작으로, 주연 배우가 남궁민과 박하선이다. 하지만 지난해 방영됐던 각종 MBC 드라마들도 연기력와 인지도 모두 갖춘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했기에 해당 드라마 역시 첫 방송 후 반응을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오! 주인님'의 후속작은 오는 19일 방영될 드라마 '목표가 생겼다'다. 보통의 드라마보다 12부작 적은 4부작 편성인데, 이 드라마 역시 '착한' 소재의 드라마다.

MBC가 드라마국을 결코 버릴 수 없다면 이제 선함은 내려두고 작품 선택에 냉정해야 된다. 여태껏 다루지 않은 소재의 시나리오를 선택하거나 배우들의 화려한 라인업 등 다양한 차별점을 두어 방영 전 다시금 화제를 끌어 모으는 등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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