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배우 주아름 "'속아도 꿈결' 민가은으로 기억해주세요"
[단독 인터뷰] 배우 주아름 "'속아도 꿈결' 민가은으로 기억해주세요"
  • 이은서 기자
  • 승인 2021.03.26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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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안녕하세요. 1997년 광고모델로 데뷔, 1999년 아역 활동을 시작하셨는데요. 데뷔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딸이 첫째다보니 엄마가 예쁘게 꾸며주셨어요. 주변 사람들이 보고 ‘베비라 선발대회’ 나가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나가게 됐는데 운이 좋게도 1등을 하게 됐어요. 이후 광고 쪽에서 연락이 많이 와서 광고도 많이 찍었었고, 드라마 쪽에서 다섯 살 때 처음으로 연락이 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드라마 활동을 시작하게 됐었죠.

-너무 어린나이에 데뷔하여 아역배우로서의 고충도 있었을 것 같아요. (활동을) 엄마가 시켜서 한 게 아니라 현장 가서 어른들이랑 노는 게 너무 좋았고 예쁨 받는 게 너무 좋았어요. 새벽에 촬영이 있으면 제일 먼저 일어나서 엄마를 깨웠었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힘들었던 건 없었어요. 고충이 있었다면 어릴 적 키가 작아서 엄마가 걱정하신 정도가 될 것 같네요.

-‘주다영’에서 ‘주아름’으로 개명하셨어요. 원래 본명은 아름인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주다영으로 활동하라고 하셔서 그 이름으로 활동하게 됐는데 제 이름 같진 않더라고요. (웃음) 활동하면서도 사적, 개인적으로는 제 본명인 아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동생들 이름도 ‘아름’ 다음에 ‘다운’, ‘나라’에요. 아름이란 이름이 더 좋아서 학교도 본명으로 다녔어요.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3년 정도 학업을 쉬다가 다시 졸업할 때쯤에 활동을 재개했는데요. 그때 본명으로 활동하고 싶어서 회사에 말하고 주아름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됐죠.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그래도 꾸준히 영화나 드라마 활동을 이어오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와 그 이유가 궁금해요. 아역 때 했던 작품들이 생각보다 쉬운 역할을 아니었어요. 그 나이에 겪지 못하는 것들도 많았고 죽는 것들도 많아서 너무 어려웠어요. 사실 매 캐릭터가 기억에 남고 소중한데, 스무 살 때 찍었던 ‘감격시대’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는 액션을 굉장히 좋아하고 액티비티 한 사람이라 촬영을 위해 액션스쿨도 다녔어요. 활동적인 걸 하면서 연기도 할 수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꾸준히 연기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도 궁금해져요. 아버지가 연기를 많이 반대했어요. 그래서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오지는 않았고 중간에 쉬었던 적도 있어요. 공백 기간에도 떠나지 않고 계시는 몇몇 팬 분들이 계셔요. 몇 년을 기다려주는 게 쉽진 않은데.. 매번 편지 써주시고 쪽지도 주셔요. 그 분들 덕분에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KBS 드라마 <속아도 꿈결>의 ‘민가은’역을 맡으셨어요. 저희 드라마 <속아도 꿈결>은 일일 드라마인데 악역이 없어요. 따뜻한 사람냄새 나는 드라마고, 보시는데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아요. 김정규 감독님과 ‘감격시대’를 함께 했었어요. 감독님 믿고 대본도 보기 전에 드라마를 시작했죠. 제가 맡은 ‘민가은’은 되게 아픔이 많은 친구에요. 제 진짜 가족인 엄마, 아빠, 친오빠는 다 죽고 친오빠 와이프 집에 어릴 때부터 얹혀살아요. 또 어릴 때부터 항상 예쁨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살아서 매사에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열심히 버티면서 사는 친구에요.

-이번 드라마 <속아도 꿈결>에서 배우 박준금, 최정우 등 대선배들과 합을 맞추게 됐어요. 저는 평소 선배님보다는 극의 역할로 부르는데, 제 할머니로 나오시는 박준금 선배님(강모란 역)한테도 평소에 ‘할머니’라 칭해요. 선배님도 연기할 때 저를 친딸처럼 대해주셔서 첫 촬영도 편하게 했어요. 또 지혜언니(한그루 역)와 은정언니(한다발 역)도 생각보다 저를 예뻐해 주셨고요. 제가 막내병이 있어서.. 어딜 가나 막내여서 좋았는데, 제가 이제 나이가 들어서 촬영장에 저보다 어린친구들이 있더라고요. 이제 내가 (선배님들한테) 받은 만큼 돌려줘야겠구나 생각을 해요. 이런 부분이 숙제인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에게 편하게 대해줄 수 있는?

-배우 주아름에게 ‘연기’란 무엇인지요. 연기란 단어가 매년 저한테 다를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저한테 청춘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안 해본 역할 중에 해보고 싶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하이틴 장르를 해보고 싶었어요. 작년에 ‘우아한 친구들’하면서 교복을 입었었는데 제가 볼 땐 어울리지 않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하이틴 욕심은 버렸고.. 최근 영화 ‘콜’을 보면서 전종서 배우님의 팬이 됐어요. 평범한 역할은 안하고 싶고 미친 역할처럼 특이하고 어렵고, 연기하기 힘든 역에 끌려요.

-2021년에 붙었으면 하는 수식어와 목표는 무엇인가요? 여러 연관 검색어가 붙는데 제 이름으로 기억해주는 것 보다 <속아도 꿈결>의 ‘민가은’으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저한텐 최고의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또 최고의 보상이죠. 올해 목표는 곧 앞자리가 바뀔 일이 몇 년 남지 않아서 졸업도 했고.. 좀 더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에요. 집이 보수적이어서 억압되게 살고, 십대 시절 외박도 해본 적 없어요. 대학생 때도 학생신분이어서 용돈 받으면서 살아왔어요. 이제는 경제적으로 다 독립해서 살고 있어요. 책임지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스트레스나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작년이 저한테 슬럼프였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막 활동할 때인데, 코로나가 겹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혼자 있는 시간이 고통이고 힘들었어요. 돌아보고 나니 혼자 있는 시간은 저한테 정말 필요했던 것 같아요. 3년 전에 갑자기 뉴욕 스케줄이 잡혔던 적이 있어요. 3일만 있다오는 일정이었는데 뉴욕이 너무 가고 싶었던 도시라 엄마께 더 있다가 돌아가겠다고 한 후 한 달을 뉴욕에서 혼자 지냈죠. 너무 행복했어요. 학교 다니느라 이런 것들을 잊고 있다가 코로나 터지기 전까지 혼자 제주도로 여행도 가기도 했고요. 코로나 터지고 나서 집에서 혼자 어쩔 수 없이 책도 많이 보게 되고 그림도 그리고 외부와의 소통을 좀 차단했어요. 지금까지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산 적이 없었는데.. 제가 찍었던 작품도 다 보면서 저를 돌아볼 시간을 가졌죠. 그 기간 동안 “내가 지금 뭐 때문에 집에 있지?”, “왜 나를 찾지 않지?”라는 생각도 했어요. 아역배우 출신이니까 했던 게 있어서 연기를 잘한다는 말은 옛날 말 같아요. 당시 반성도 많이 하면서 (슬럼프를) 극복 했던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신다고 했는데, 추천해 줄 만한 작품은요? 제가 기다렸다 봐야하는 드라마는 참을성이 없어서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해외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의 새로운 드라마 ‘위아 후 유아’를 추천하고 싶어요. 작품의 색감이 너무 좋아요. 워낙 감독님이 남다르셔서 이해하면 안 되는 작품이기도 한데, 심금을 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한국 작품은 ‘나의 아저씨’ 추천해요. 보면서 굉장히 많이 울기도 했어요. 사랑 얘기가 아니어서 좋았던 것도 있고요.

-마지막 인사 부탁드려요. 건강 유의하시고, 작년부터 지금까지 우울하고 저 같은 분들이 제 주변에 많았어요. 이 시간에 본인에게 더 투자하는 그런 시간을 갖고 잘 버티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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