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문소리-김선영-장윤주, 같은 듯 다른 '세자매'
[SF+영화] 문소리-김선영-장윤주, 같은 듯 다른 '세자매'
  • 이은서 기자
  • 승인 2021.01.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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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사 제공

'같이 자랐지만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자매'라는 캐릭터 설정으로 관객들의 기대가 모아지는 영화 '세자매'가 2021년 새해 극장가의 문을 두드린다.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룬 만큼 관객들의 공감과 이해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 '세자매'의 시사회가 18일 오후 2시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진행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승원 감독을 비롯해 배우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스크린을 통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세자매'는 괜찮은 척하는 첫째 '희숙'과 완벽한 척하는 둘째 '미연', 그리고 안 취한 척하는 셋째 '미옥'까지. 같이 자랐지만 너무도 다른 개성을 가진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영화사 제공

먼저 이 감독은 "연기의 끝을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자매라는 콘셉트가 떠올랐고, 이 자매들의 이야기로 어떤 화력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오로지 연기만 생각하고 썼다"며 작품의 탄생 비화에 대해 밝혔다.

이번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문소리가 공동 프로듀서로 제작에까지 참여했다는 것이다. 문소리는 "처음 출연 제안과 같이 전달받은 시나리오의 초고를 본 뒤 이들 자매 캐릭터의 보편성과 흡입력 넘치는 이야기에 매료돼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같이 자랐지만 확연히 다른 개성을 가진 세 자매라는 설정이다. 사는 곳도, 입는 옷도 다른 이들 자매의 설정은 '인물과 직업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가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반영한다'는 이 감독의 생각에서 출발했다.

사진=영화사 제공

김선영은 극 중 손님 없는 꽃집을 운영하는 희숙을 맡았다. 대들며 반항하는 딸과 가끔 찾아와 돈만 받아 가는 남편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런 희숙은 상처가 곪아 속이 문드러져도 "미안하다" "괜찮다"는 말로 버티며 살아간다.  

문소리가 연기한 미연은 신도시의 45평 고급 아파트에 잘나가는 교수 남편 그리고 말 잘 듣는 아이들까지 겉으로 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독실한 믿음을 가진 성가대 지휘자로 성심껏 임하며 나무랄 데 없는 가정주부의 면모를 뽐내지만 언제나 가식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인물이다.

영화에서 미연 그 자체를 보여줬던 문소리는 "교회에 별로 다녀본 적이 없어서 교회의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몇 달간 예배도 보고 찬송가도 배우고 지휘하는 법도 레슨 받으며 준비했다"라는 의외의 답변을 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남동생은 있지만 자매가 없고 교회도 안 다녀서 미연이가 멀게 느껴졌을 수도 있었지만 내면적으로 닮은 부분도 있었다"면서 "배울 것들이 많고 나와 다른 인생을 사는 캐릭터다 보니 처음엔 달갑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다가가기도 어려웠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 문소리는 "지휘하는 장면이 있는데, 물론 대사는 없지만 해당 장면에 모든 감정을 담아내야 했고 그래서 감정을 잘 전달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눈빛 안에 캐릭터의 모든 것을 담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에너지가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영화사 제공
사진=영화사 제공

미옥은 365일 취해 있는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다. 안 취한 척하며 잘해보려 노력하지만 자꾸 실수를 반복하며 꼬여만 가는 인생을 살고 있다. 미옥을 연기한 장윤주는 "출연하겠다고 결정하기 전에 시나리오를 보고 이미 내가 미옥이라는 캐릭터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 뒤부터 캐릭터를 알아가는 모든 과정들이 즐거워 많이 공감하고 싶었고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장윤주의 본업은 모델이다. 이번 '세자매'가 '배테랑' 이후 두 번째 영화 참여이기도 한데, 그는 "캐릭터 연구에 앞서 그동안 제게서 보여졌던 메이크업, 캣워킹 등을 벗고 시작하자는게 가장 큰 숙제였다"고 답했다.

장윤주는 "생활 연기에도 모델 이미지가 묻어나는 부분들을 벗어내려 화장도 안 하고 의상도 편하게 입는 등 노력했다"며 "버릇처럼 생겨난 몸짓들을 내려놓는 게 캐릭터를 만나기 전부터 고민했던 부분이다. 미옥이라는 인물을 위해 탈색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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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아픔을 삼킨채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희숙에게 꽃집 사장의 직업을 부여했다. 하지만 희숙의 꽃집은 화사한 여느 꽃집과는 달리 좁고 기닥란 공간과 어두운 조명을 사용해 촬영함으로서 피폐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의상도 초라함을 부각해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반영했다.

미연이 사는 고급 아파트에는 사방이 새하얀 벽지에 소품 컬러도 화이트로 배치해 무결점으로 보이고 싶은 미연과 그렇지 못한 상황을 아이러니하게 대비시키는 데 성공했다.

극작가 미옥에게는 복잡하고 화려한 패턴들이 돋보이는 집 안 인테리어와 의상을 통해 미옥의 자유분방한 개성을 그대로 나타냈다. 한눈에 들어오는 미옥의 헝클어진 금발 탈색 머리도 미옥의 캐릭터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데 좋은 매개가 됐다.

끝으로 이 감독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공감'을 꼽으며 "보는 이들이 저마다의 공감과 의미를 얻을 수 있다"며 "영화를 본 뒤 다양한 담론들이 생성될 영화"라고 부연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담은 '세자매'는 3인 3색의 캐릭터와 깊이 있는 이야기,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새해부터 관객들의 마음에 짙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사진=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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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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