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장우진 감독의 강원도 영화 '춘천춘천'에 이은 '겨울밤에'
[SF+영화] 장우진 감독의 강원도 영화 '춘천춘천'에 이은 '겨울밤에'
  • 이은서 기자
  • 승인 2020.11.25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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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감독 "사계절 춘천 시리즈 영화 기획하고 있다"
오는 12월 10일 개봉
(사진) =  인디스토리 제공
(사진) = 인디스토리 제공

25일 장우진 감독의 영화 '겨울밤에'의 시사회가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지침을 지키며 조심스럽게 시작됐다.

현장에는 장우진 감독, 김대한 피디, 배우 서영화, 양흥주, 이상희, 우지현이 함께했다. 

영화 '겨울밤에'는 30년 만에 춘천을 찾은 남녀의 이야기로 무언가 잃어버린 이들의 잊지 못할 한겨울 밤의 꿈 같은 영화다. 약 90여 분의 러닝타임으로 진행되며 춘천의 눈 쌓인 겨울밤, 얼어붙은 폭포 그리고 눈과 얼음을 비추는 삼원색의 인공빛이 인상적인 영화다.

대학시절에 만나 어느새 중년부부가 된 은주와 흥주는 강원도 여행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택시 안에서 은주의 휴대폰을 잃어버린 것을 알아챈다. 아내 은주는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안절부절 못하며 여행길을 다시 돌아가려 선박 표까지 급하게 구매한다. 허나 남편 흥주는 귀찮은 듯 한 표정과 행동, 하지만 안절부절 못하는 은주를 진정시키려고는 한다. 춘천에 다시 돌아가는 것이 귀찮고 성가시게 느껴지는 일이지만 흥주는 은주를 위해 기꺼이 다시 춘천가는 배에 올랐다.

휴대폰을 찾으러 되돌아가는 여행길에서 흥주와 은주는 소리를 지르며 다투기도 한다. 하지만 30년 전 둘의 추억의 장소에 우연히 가게 되면서 둘은 서로의 세월과 지금의 애정도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긴다. 춘천의 여행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무명의 여자와 남자. 이 둘은 30년 전의 은주, 흥주와 어딘가 많이 닮아있다. 30년 전 연인 사이는 아니었지만 아슬아슬했던 흥주와 은주, 또 현재 30년을 동고동락하며 아슬아슬한 흥주와 은주는 젊은 남녀와 여러모로 접점이 많다고 느껴진다.

장우진 감독은 "사실 영화를 찍은지는 좀 됐다. 코로나때문에 늦추다가 늦게 개봉한 만큼 더욱더 기쁘고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시사회 자리를 만들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개봉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이어 같이 프로듀싱을 한 김대한 피디는 "장우진 감독과 어렸을 때부터 동네 친구였다. 서로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립필름이라는 작은 영화제작사를 차렸다. 장우진 감독의 이전 영화 '춘천춘천'도 함께 했었다. 그 어느 때보다 추웠던 겨울날에 촬영을 했기 때문에 이 영화를 잊지 못한다. 영화 '겨울밤에'가 널리널리 홍보됐으면 좋겠다"라고 영화에 대한 말을 전했다.

장우진 감독은 영화 '춘천춘천'에 이어 '겨울밤에'도 강원도 춘천을 배경으로 영화를 기획했다. 춘천이라는 곳은 장우진 감독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장소라 추측된다. 이에 장우진 감독은 "춘천은 김대한 감독과 저의 어린시절 고향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뜻 깊을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어렸을 때는 춘천이라는 곳이 너무 싫었다. 이 곳을 떠나야만 할 것 같고, 서울로 가야만 성공할 것 같았다. 막상 서울에서 성공해보니 춘천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춘천에 살 때는 미쳐 보지 못했던 매력을 알게됐다. 그래서 춘천에서 막연히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겨울밤에'를 만들었다. 사계절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역랑이 될 때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그럼 사계절 춘천 영화에 김대한 감독도 함께 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김대한 감독은 "제 나이가 초고령이 돼서 영화를 찍겠다고 하면 그땐 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다"며 어색한 현장의 분위기를 녹이기도 했다.

장우진 감독은 "이번 영화 '겨울밤에'는 영화 '춘천춘천'의 2부라고 생각한다. 극 중 흥주는 당시 첫사랑이었던 아내와 들렀던 춘천에서 이번엔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춘천의 겨울밤을 보내는게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은주가 중요한 소품인 휴대폰을 잃어버리면서 다시 길을 되돌아가는, 진짜 잃어버린게 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은주의 여정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영화를 통해 알리고픈 메시지에 대해 설명했다.

흥주 역의 양흥주는 "흥주는 사실 결국은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 느낌이었다 과거에 사로잡혀있고 그것을 극복하거나 잊어버리거나를 하지 못하고, 계속 과거 어딘가에 메여있었다"고 다른 여성과 하룻밤을 보낸 흥주에 대해 간략히 표현했다. 

이어 여자 역을 맡은 이상희는 "김대한 감독님과 영화를 찍을 때, 장우진 감독님을 처음 뵀었다. 그때 나를 써달라고 어필을 많이했다. 그리고 역할에 이름이 없는게 나는 좋았다.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거고 그들은 각자의 이름을 갖고 존재한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이름이 없는게 여러의미로 재미있었다"며 배역에 대한 애정도를 보여줬다.

또 남자 역의 우지현은 장우진 감독과 벌써 세 번째 작품이다. 그는 "장우진 감독님의 초안을 받을 때마다 놀랍다. 이 사람은 늘 새로운 것에 관심갖는다 생각한다. 또 나에게 함께 하자며 손 내밀어주는게 너무 감사하다. 이상희 배우와 이 작품을 어떻게 찍을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흥주, 은주와 우리가 어떻게 닮아있어야 할까. 어떤 부분을 달리해야 할까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작품에 대한 노력과 생각을 고스란히 나타냈다. 

장우진 감독은 "다른 여자와 하룻밤을 춘천서 보내는 내용의 '겨울밤에'를 보고 실제로 이혼을 앞두고 있는 중년 부부 중 한 분이나, 상처를 받으신 분이 오셔서 뭐라고 하신 적이 있다. 처음에는 당황하고 혼란스러웠지만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며 영화 제작 후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전했다.

한편, '겨울밤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영화 '기생충'의 박명훈, 여러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에서 여자 조연상을 받은 배우 김선영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명훈은 이번 '겨울밤에'에서 스님의 역할로 짧게 출연했다. 그는 스님의 역할이라 머리에 털모자를 쓰고 나오기 때문에 털모자로 가려지지 않는 부분만 머리를 밀어도 되겠다는 감독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머리를 실제 스님처럼 다 밀어서 촬영 관계자들을 다 놀래키기도 했다. 

김선영과 감독 장우진은 한 영화 촬영 뒤풀이 현장에서 처음 만났는데, 장우진은 김선영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다가가 "독립영화에도 관심있냐" 슬쩍 물어봤다고 한다. 관심이 있다는 그의 대답에 영화 '춘천춘천'의 링크를 빠르게 보냈고 같이 영화를 하게 됐다며 김선영과의 일화를 전했다. 

장우진 감독은 "대부분의 독립영화는 무채색의 회색빛을 연상케 만든다. 하지만 나는 이런 고정관념에 아쉬움이 늘 있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 때, 상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삼원색을 영화에 많이 반영하기로 결정했다"며 영화 속 독특한 색에 대한 질문에 관해 답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코로나로 인해 어디를 가기가 쉽지 않다. 답답하실 때 춘천에 있는 청평사에 야간 산책을 다녀온다 생각하시고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영화에 대한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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