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도굴' 전문가들은 관객들 마음도 훔칠 수 있을까?
[SF+영화] '도굴' 전문가들은 관객들 마음도 훔칠 수 있을까?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0.10.06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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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의 마음까지 파내겠다"라는 비장한 마음으로 네 명의 도굴꾼들이 모인 영화 '도굴'의 제작보고회가 6일 오전 11시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그리고 박정배 감독이 자리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도굴'은 흙 맛만 봐도 보물을 찾아내는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와 도굴 지도가 머릿 속에 있는 도굴 전문가 존슨 박사(조우진), 땅을 잘 파는 삽질의 달인 삽다리(임원희)가 모여 환상의 팀플레이를 자랑하며 영사 금동불상을 비롯한 고구려 고분벽화 심지어 서울 강남 한복판 선릉에서까지 유물을 찾아내는 국내 최초 도굴 소재 영화다.

캐스팅만으로도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도굴'은 박정배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첫 작품부터 실력파 배우들을 줄세운 박 감독은 "각색 작업을 하면서부터 이제훈을 주인공으로 염두해뒀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제훈 씨의 연기가 또래 연기자들 중 최고라 생각해서 캐스팅을 안 할 이유가 없어 한번에 캐스팅을 하게 됐다"고 칭찬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우진을 캐스팅 하게 된 이유로는 "이전 작품들에서 모든 역할을 맛깔나게 표현하는 것을 보고 언젠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왔다"고 설명했다. 신혜선에 대해서는 "큐레이터인 세희는 영화 속에서 문화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고 일본어와 중국어도 구사하는 역할이라 캐릭터 고민에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평소 신혜선 배우의 작품을 챙겨 볼 정도로 팬이기도 하고 평소 딕션이 좋은 배우로 유명해 캐스팅 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장에 있던 통역사도 일본어를 구사하는 신혜선에게 '일본인 보다 일본어를 더 잘 구사한다'며 칭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임원희를 캐스팅한 계기는 새로웠다. 박 감독은 "삽다리는 나이가 있는 캐릭터라 배우 선정에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영화 관계자가 임원희 씨를 추천하자마자 느낌이 와서 시나리오를 수정하기도 했다고 말해 임원희를 놀라게 했다. 박 감독은 "삽다리는 임원희 자체"라고 강조하며 "이분들이 아니면 안 되는 영화 속 캐릭터들이다"라고 말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게 박 감독을 사로잡은 배우들이 박 감독의 첫 상업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그들은 모두 '시나리오'를 꼽았다. 이제훈은 "시나리오를 보는 내내 웃음을 끊이지 않았다. 캐릭터들이 너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 영화로 나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선택했다"고 전했다. 조우진도 "평소 같으면 시나리오를 읽는 데 3~4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 작품은 1시간 30분 만에 읽었다"며 "늘 동경해왔던 배우 분들과 함께 한다고 하니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혜선은 "세희라는 역할이 지적이고 영특한 인물인데, 평소 해왔던 캐릭터들과 색다르다고 생각해 끌리게 됐다"면서 "다른 캐릭터들도 재미있어서 이 작품이 궁굼했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를 44분 만에 읽었다는 임원희는 "삽다리라는 캐릭터가 매력이 넘친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 이제훈에게는 제작진들 사이에서 '매력 백과사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에 대해 이제훈은 "정말 다 보여드렸다. 키워드로 말하면 '능청스럽다'. 이런 캐릭터가 처음인데 천연덕스럽게 놀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신나게 촬영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조우진은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유쾌한 전문가 역으로 분했다. 그는 "주로 관객들을 기분 나쁘게 하거나 울게만 했지 웃게 하는 일은 너무 없지 않았나 싶었다"며 "존슨 박사라는 인물을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하기도 했다.

삽다리 캐릭터에 맞게 이날 큰 삽을 들고 나온 임원희는 "원래 작품에 출연할 때마다 스타일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스타일에 특히 신경을 썼고, 음흉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한눈에 유물을 보는 순간 가치를 알아보는 명석한 세희를 위해 신혜선은 "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라 제 안에서 세희를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박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특히 미술과 공간에 깊이 고민하고 심혈을 기울였다. "도굴하는 장면을 실감나게 연출하기 위해 몇 톤의 흙을 파내고, 강남에 있는 선릉역을 세트로 지었다"며 "미술팀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제작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도굴의 관전 포인트로 박 감독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도굴 과정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라며 "네 명의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과 그 외에 다수의 실력파 배우들도 눈여겨 봐달라"고 했다. 임원희와 신혜선 역시 "배우들이 파고 들어가는 장소들이 우리가 평소 가보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에 흥미로울 것"이라며 "유물들이 나올 때마다 '어떤 보물이 있을까' 기대하고 보시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배우들은 "도굴이라는 매력으로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의 케미와 새롭게 변한 배우들의 모습도 기대해달라"며 "어려운 시기에 도굴을 통해 우울함도 파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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