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이니 데이 인 뉴욕' 회화와 영화, 그 사이 어디쯤
[리뷰] '레이니 데이 인 뉴욕' 회화와 영화, 그 사이 어디쯤
  • 이수민 기자
  • 승인 2020.05.06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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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그린나래미디어(주)
사진 = 그린나래미디어(주)

스토리는 엉뚱하지만 음악과 색채가 주는 매력은 방대하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비 오는 뉴욕을 배경으로 세 남녀의 만남과 엇갈림을 탄력 있게 그려냈다. 앨런 감독 특유의 말맛과 끊임없는 대사가 사이사이 웃음을 유발하고, 평범한 서사의 빈틈은 음악과 색채로 촘촘하게 메워진다. 기승전결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로맨스 드라마지만, 한 폭의 수채화 그림처럼 봐도 무방하다. 이런 묘한 매력의 영화는 시청각적 요소와 서사를 한 번에 잡은 감독의 영리함에서 탄생됐다. 

사진 = 그린나래미디어(주)
사진 = 그린나래미디어(주)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재즈를 사랑하는 천상 뉴요커 개츠비(티모시 샬라메), 영화에 푹 빠진 대학생 기자 애슐리(엘르 패닝), 뉴욕의 봄비와 함께 찾아온 새로운 인연 챈(셀레나 고메즈) 세 사람의 로맨틱한 하루를 그리는 작품.
 
우디 앨런 감독의 사생활 논란으로 2년간 묵혀있던 작품이 마침내 국내 개봉으로 세상 빛을 보게 됐다. 논란을 잠시 내려놓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충분히 ‘볼만한’ 영화다. 아름답게 그려지는 뉴욕의 공간들은 앨런 감독이 그 도시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가늠케 한다. 감각적인 전개와 화면은 92분간 눈과 귀를 만족시키며, 각 인물들의 정체성 고민 또한 압축적으로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사진 = 그린나래미디어(주)
사진 = 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는 지방 대학교에 다니는 애슐리와 개츠비의 캠퍼스 라이프를 첫 장면으로 시작된다. 대학 신문기자이자 영화광 애슐리는 우연치 않게 유명 감독을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내고 뉴욕출신인 개츠비와 함께 동상이몽의 꿈을 안고 뉴욕으로 향한다.
 
애슐리와 로맨틱한 뉴욕 데이트를 계획했던 개츠비와 달리 애슐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의 장으로 깊숙이 침투하게 된다. 낙심한 개츠비 앞에 새로운 인물이자, 과거에 알고 지내던 챈이 나타며 세 사람의 관계에도 점점 변화가 생겨난다.
 
대부분의 장면이 우연성에 의존하고 있지만 딱히 거슬리지 않는다. 현실세상을 배경으로 동화 같은 스토리를 그려내는 능력은 앨런 감독의 주특기이기 때문. 시시각각 변화하는 공간은 산만하기 보다는 풍성한 느낌을 주며, 빠른 장면 전환에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거의 없다. 서사 자체의 실린 무게감보다는 풍경과 음악, 분위기가 빚어내는 에너지가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보는 요소는 제각기 다르겠지만 이번 앨런 감독의 작품은 확실히 메시지보다 부차적인 요소들에 구미가 당긴다. 

사진 = 그린나래미디어(주)
사진 = 그린나래미디어(주)

한편 작품성을 떠나 앨런의 사생활 논란으로 영화를 꺼리는 관람객이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영화의 배경이자 제작지인 미국 본토에서 조차 개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영화의 발목을 잡는 상황. 큰 변수를 안고 있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국내 반응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세이상 관람가,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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