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또 한 번 비범하게, 최우식
[인터뷰] 또 한 번 비범하게, 최우식
  • 이수민
  • 승인 2020.04.29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평범한 듯 비범하고, 단조로운 듯 무한의 색을 띄운다. 매 작품 디테일한 현실 연기로 공감을 이끈 배우 최우식이 <기생충>에 이어 <사냥의 시간>으로 또다시 대중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어느 역할이든 제 옷 입듯 소화하는 영민함과 본연의 분위기가 만나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한 것. 이제는 짙은 색의 장르마저 자신의 색채로 물들일 줄 아는 이 배우의 앞길이 더욱 궁금해진다. 최우식의 세계를 만나고 왔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29일 배우 최우식과 영화 <사냥의 시간>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촬영은 이미 약 2년 전에 마친 상태였지만, 영화 <기생충> 이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긴장감은 남달랐다. 애초 지난 2월 개봉 예정이었던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연거푸 밀리면서 결국 넷플릭스로 옮겨진 것 또한 최우식에게는 색다른 경험과 여러 의미를 남겼다.
 
Q. 우려 끝에 넷플릭스로 <사냥의 시간>이 공개됐다소감과 함께 영화는 어떻게 봤나
 
- 걱정보다는 긴장이 많이 됐다. 아무튼 <기생충> 다음으로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했고,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팬들에게도 공개된다는 점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떨렸다. <사냥의 시간>에서 보여주는 연기가 여태껏 하지 않았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걸 보고 어색해 하진 않을까 걱정이 됐다. 굉장히 긴장 상태로 본 것 같다. 영화의 특성상 촬영 당시 어떻게 구현될까에 대한 궁금증이 무척 컸다. CG 작업이 많이 요구되어 상상으로 연기한 부분이 컸기 때문이다. 막상 보니 예상보다 훨씬 멋있게 나와서 매우 기분 좋게 봤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Q.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는 점에서 느끼는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 맞다. 비록 극장에 걸리지 않은 아쉬움도 있지만 배우 최우식에게 좋았던 건 해외 팬들에게 하루빨리 다른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기생충> 덕분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됐는데, 곧바로 또 새로운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사냥의 시간>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내가 합류하기 전에 이미 다른 캐스팅은 다 끝난 상태였다. 가장 마지막에 들어가게 됐는데 정말 이 배우들과 함께 연기를 하는 게 나의 버킷리스트였다. 거짓말이 아니다. 함께 같은 작품에서 다 같이 연기를 한다는 건 내게 큰 의미였다. 캐릭터 적으로는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날것의 연기, 예를 들면 담배나 문신과 같은 소재를 입고 거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욕심이 났다. 재밌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현장에서 많이 배우고 놀면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
 
Q. 영화에 어떤 부분에 특히 끌렸나
 
- 개인적으로 장르물을 좋아한다. 이전에 <부산행>이나 OCN <텐 2>같은 장르를 선호하는 편이다. 처음 <사냥의 시간> 시나리오를 읽고 계속적으로 상상하게 되더라. 이미지로 상상했을 때 굉장히 살 딸리고 한이라는 공포스러운 인물에게 쫓기는 이야기가 굉장히 재밌게 다가왔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Q. 윤성현 감독과 처음 작업을 했는데 어땠나
 
- 윤 감독님과 함께 하며 느낀 건 정말 배우로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감독님이다. 꾸며내지 않은, 내가 진짜 느끼는 감정을 원하시는 것 같더라. 감독님은 늘 어떤 설정이나 대사를 원하기보다 그 상황에 맞는 진짜의 감정을 느끼길 원했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도 좀 더 진실 되게 다가오더라.
 
Q. 실제 극 속 기훈과 닮은 면모가 있나
 
-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역할을 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반영한다. 기훈이가 부모님과 사이가 좋고 서로 살갑게 지내는 모습은 실제 나와 많이 닮았다. 또한 친구들에게 의존하고 겁도 많고 거리낌 없는 노는 모습들도 많이 닮아있다.
 
Q. 기훈이라는 인물을 구축하면서 스스로 아이디어를 낸 부분도 있나

- 처음에 기훈을 봤을 때 누가 봐도 껄렁거리고 자유로운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모습을 좀 더 강조해서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먼저 타투를 멋있게 많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감독님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셨다. 스스로 타투도 해보고 담배도 피우고 싶을 때 피고 그런 다양한 이미지를 감독님과 함께 잘 만들어 나갔다. 실제 나의 이미지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더 재밌게 펼치며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Q. 추격을 당하면서 공포와 긴장감이 끊이질 않았는데 실제로 연기를 하면서 정신적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나
 
- 사실 준석이를 연기한 (이)제훈 형의 연기를 보며 정말 힘들었겠다고 느껴지더라. 실제로 나는 가족들에게 돌아가게 되고, 그 이후에 피땀 나는 신들이 많지 않았나. 그 신에서 나는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가 느낀 힘듦과는 비교도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치열하게 한 만큼 정말 (이제훈의) 연기가 잘 나왔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무척 잘하시기도 하고. 우리끼리 병원 지하주차장에서 빠져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실제로 빠져나오면서 다 같이 환호성을 질렀다. 약 1,2주 정도 지하주차장에서 촬영을 한건 데, 거기가 냉장고 수준으로 추웠다. 지하 주차장에서 카액션 등 전반적인 촬영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Q. 이제훈안재홍박정민 등 비슷한 나이대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막내로서 배울 점을 꼽아보자면 무엇인가
 
- 먼저 제훈 형에게는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연기적인 것도 있지만 큰형이고 맏형으로서 본인이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말 잘 알고 있더라. 그 중요성을 느끼기도 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도록 더 풀어헤치기도 하고 친구처럼 대해줬다. 또 정리를 해야 할 때는 정리도 해주면서 긴장감을 줄여줬다. 나는 늘 현장에서 막내였던 적이 많기 때문에 나중에 형으로서, 선배로서 현장을 나가게 된다면 꼭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멋있는 사람이다.
 
(안)재홍과 (박)정민 형은 정말 캐릭터를 이렇게까지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옆에서 보고 많이 느꼈다. 내가 시나리오를 보고 생각하지 못했던 점들을 보여주고 내 모습까지 연기적으로 끌어안는 것 자체에서 정말 배울 부분이 많았다. 굳이 따로 상상을 하지 않더라도 상대편에서 진짜같이 연기를 해주니까 나도 모르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Q. <사냥의 시간>이 청년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말 막막한 디스토피아 세계를 보여주지 않나. 네 명의 청년들이 이렇게 위험한 일을 꾸밀 정도로 힘든 상황을 보여주는데, 어떻게든 나아가면서 성장하는 모습들이 이 영화에 담겨있는 것 같다. 사실 이들은 더 좋은 상황으로 가고자 하여했던 선택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좋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선택이 이어지고, 그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 우울하지만 그것 또한 성장의 한 모습이 아닐까. 그런 행동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 받는 대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정말 극한의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들을 제시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스스로 그런 상황과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배우 최우식과 동시에 인간 최우식이 성장할 수 있던 계기도 됐다고 생각한다.
 
Q.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기생충>으로 커다란 영광을 누렸는데봉준호 감독과 계속 연락은 주고받고 있나또한 새로운 작품에도 또 참여할 의지가 있나
 
- 봉준호 감독님과는 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현장에서도 그랬다. <옥자>에 이어 <기생충>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린 만큼 또 다른 캐릭터로 감독님의 작품에 당연히 참여하고 싶다. 사실 우리는 처음부터 그런 결과를 생각하고 영화를 찍은 건 아니었지 않나. 그 과정 자체가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봉 감독님과 호흡하게 된다면 더 재밌고 행복하게 참여할 것 같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Q. 새롭게 다진 향후 계획이 있다면  
 
이제는 내 얼굴과 내 연기가 넓은 세상으로 더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사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로 옮겨간 것도 예전이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 않나. 그렇다고 어떤 특정 플랫폼들에 굳이 욕심을 내기보다 좀 더 책임감을 무겁게 가지고 한국 영화를 통해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