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킹덤' 끝나니 '반도'가 온다, K좀비의 이유 있는 성장
[SF+기획] '킹덤' 끝나니 '반도'가 온다, K좀비의 이유 있는 성장
  • 이수민 기자
  • 승인 2020.04.07 1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사진 = 영화 <반도> 스틸컷

국내 ‘좀비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 세계 K-좀비 신드롬을 일으켰던 <킹덤> 시리즈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영화 <반도>가 차츰 베일을 벗으며 또 한 번 뜨거운 흥행의 흐름을 이어갈 모양새다. K좀비 발전의 근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또 향후 어떤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
    
국내 첫 좀비 영화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1년 개봉한 영하 <괴시>는 되살아난 시체를 소재로 삼으며 국내 첫 좀비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좀비 소재물의 영화는 2006년 <어느날 갑자기 네 번째 이야기-죽음의 숲>을 통해 부활했다. 이후 <불한당들>, <이웃집 좀비>, <미스터 좀비>, <인류멸망보고서>등 꾸준히 다양한 형식의 좀비 영화가 대중들을 찾아왔지만. 당시 이질적인 소재와 마이너 장르라는 한계의 벽에 부딪치며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본격적으로 한국 좀비물의 흥행 신호탄을 쏜 작품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다. 2016년 제6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부산행>은 국내 영화 최초로 시도된 좀비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사진 =
사진 = 영화 <부산행> 스틸컷 

전대미문의 좀비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사람들의 생존을 건 사투를 그린 <부산행>은 서양의 좀비를 차용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내 대중들의 흥미를 끌어올렸다. 기존의 둔하고 느린 좀비가 아닌 역동적이고 격렬한 모습의 한국형 좀비를 새롭게 탄생시켰으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가 그 배경이 되어 대중들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이와 함께 영화는 다양한 군상을 통해 재난 상황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감정과 이기심, 사회적 갈등을 추가해 몰입을 더했다. 익숙한 배경 속 한국 정서를 찌르는 공포감과 사회적 메시지까지 녹여내니, <부산행>은 그해 가장 큰 화제를 이끄는 영화 중 하나를 장식할만했다.  
    
결국 <부산행>은 115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으며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 또한 같은 해 개봉하여 큰 사랑을 받았다.
 

사진 =
사진 = 넷플릭스 <킹덤> 스틸컷 

<부산행>이 다져놓은 한국형 좀비물에 부스터를 단 것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다. 지난해 1월 김성훈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의기투합하여 전 세계 최초로 <킹덤>을 공개했다. <부산행>이 한국의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삼았다면 <킹덤>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한 단계 더 짙은 한국형 조선판 좀비를 선보였다. 제작비만 총 200억 원으로 알려진 <킹덤>은 한국 고유의 독특한 비주얼과 아름다운 풍경, 탄탄한 서사와 빈틈없는 CG까지 더해져 서양 좀비영화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사진 =
사진 = 넷플릭스 <킹덤> 스틸컷 
사진 =
사진 = 넷플릭스 <킹덤> 스틸컷 

이례적인 인기몰이로 곧바로 시즌2 제작을 확정지은 <킹덤>은 지난달 3월 또 다시 국내외 좀비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며 뜨거운 흥행을 이었다. 넷플릭스는 플랫폼의 특성상 직접적인 시청자수 집계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향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가능성을 높이는데도 일조했다.
    
벌써부터 <킹덤>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오는 여름 <부산행>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반도>가 베일을 벗었다. 

사진 =
사진 = 영화 <반도> 스틸컷  

지난 2일 공개된 <반도> 1차 예고편에서는 전대미문의 재난 후, 4년이 지나 황폐해진 반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거대 선박이 방치된 항구와 녹슨 차들만 남아있는 스산한 거리, 수백 명의 좀비가 서로 엉켜 갇힌 채 폐쇄된 지하철 역사,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공간을 담은 예고편은 벌써부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부산행>을 뛰어넘는 스케일과 속도감은 예고편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달리는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로 쫄깃함을 선사했다면 <반도>는 폐허가 된 광활한 도심을 배경으로 한층 속도감 넘치는 액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런 호응을 입증하듯 예고편에 대한 반응 또한 가히 폭발적이다. 공개 당일 영화 일간검색 1위, 베스트 무비클립 1위 등에 오르며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악했다. 뿐만 아니라 로튼 토마토, IGN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들에서도 SNS에 <반도>를 소개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부산행>이 다지고 <킹덤>이 쏘아올린 한국 좀비물이 올 여름 <반도>를 통해 또 한 번 전 세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