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新예능 풍속도, 남의 연애 훔쳐보기?
[SF+기획] 新예능 풍속도, 남의 연애 훔쳐보기?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0.08.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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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예능은 이제 방송가에서 빠질 수 없는 단골 소재다. 대중들의 ‘훔쳐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흥행불패 아이템이다. 체험, 육아, 결혼에 이어 최근에는 스타들의 내밀한 연애 속사정에 현미경을 들이밀고 있다. 자극적이지만 그만큼 매혹적인 소재다. 어느덧 예능 치트키로 자리 잡기 시작한 연애 관찰예능의 명과 암을 짚었다.

 

매력적이지 않은 ‘가짜’ 연애‧결혼
 
연애는 사생활과 직결되는 민감한 영역이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스타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 그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평가하는 것이 자칫 도덕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예능은 한동안 이를 ‘가상 세계’와 함께 버무렸다. 한 때 주말예능을 호령했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우리 결혼했어요>는 방송과 현실 사이를 넘나들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하지만 대본 논란, 출연진의 연이은 열애설 등 이슈로 직격탄을 맞았다.
 
진정성에 타격을 입은 가상 연애는 더 이상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SBS 예능 <불타는 청춘>에서는 김국진과 강수지가, TV조선 예능 <연애의 맛>에서 이필모와 서수연이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한 뒤로는 더욱 그랬다. 방송가도 일제히 ‘리얼리티’에 무게 중심을 두기 시작했다. 일반인을 출연시켜 현실성과 공감대를 높인 채널A <하트 시그널>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게 되자 실제 연애 스토리를 다루기 시작했고 나아가서는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참견의 장’까지 마련하고 있다.

 

훔쳐보고참견하고’ 요즘 연애 관찰예능
 
터줏대감이 된 예능부터 신규 예능까지 핫하다. KBS Joy <연애의 참견>은 벌써 3번째 시즌을 맞았다. 평범하지 않은 연애 사연들을 소개하고 한혜진, 김숙 등 MC들이 첨언, 지적해주는 게 콘셉트다. 소개된 대다수 사연들은 방송 직후 각종 커뮤니티에 게재돼 댓글의 심판을 받기도 한다. 함께 분노하고 걱정하는 공감의 힘이 <연애의 참견>의 원동력인 셈이다. KBS Joy의 또 다른 프로그램인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고민 해결쇼를 표방하지만 특히 연애 상담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혼전임신 커플, 초보 싱글대디 등 솔깃한 사연들이 등장한다.
JTBC <77억의 사랑>은 세계 각국의 청춘 남녀가 국제커플들의 고민이나 사례를 통해 요즘 세대들의 연애와 결혼에 대해 토론하는 프로그램. ‘연애’를 전면에 앞세워 문화적 차이에서 기반한 다양한 의견들을 주고받는다. 토론거리가 될 만한 주제들을 선정해 시청자들의 참여와 몰입도를 함께 높인다.
 

공개 연애 중인 스타 커플들의 리얼 연애를 그린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는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장 진화된 버전이다. 그룹 레인보우 출신의 지숙과 프로그래머 이두희 커플, 셰프 이원일과 김유진 프리랜서PD 커플, 아나운서 출신 배우 최송현과 3세 연상의 일반인 남자친구 커플 등 총 세 커플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첫 방송을 앞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보기 불편하다’와 ‘호기심이 생긴다’는 논쟁이 일었던 만큼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날 것 그대로의 연애 관찰예능이 될 전망이다.

한 사람의 실제 감정을 다루는 만큼 연애 관찰예능의 위험 부담은 크다. 프로그램 입장에선 양날의 검일 테고 출연자 입장에서도 잘해야 본전치기다. 하지만 예쁜 틀 안에 갖춰진 연애를 조망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모두의 흥미를 끌 수는 없다. 연애 관찰예능은 더욱 자극적으로 진화 중이고 이 달콤한 열매를 시청자들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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