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킹덤2' 박인제 감독 “코로나 맞물림? 메시지 NO, 즐겁게 보셨으면”
[인터뷰] '킹덤2' 박인제 감독 “코로나 맞물림? 메시지 NO, 즐겁게 보셨으면”
  • 이수민
  • 승인 2020.03.19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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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넷플릭스 <킹덤2>를 연출한 박인제 감독과 19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인제 감독은 새롭게 시즌2 연출을 맡게된 소감부터 비하인드, 현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상황과 작품에 대한 연계성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작품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시켰다.
 
지난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씨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왕세자 창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다.
 
<킹덤>은 지난해 1월 넷플릭스로 최초 공개 이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서양에서 익숙한 좀비 소재를 우리나라 생사역이라는 역병으로 녹여내며 전 세계 190여 개국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박인제 감독은 시즌1 연출을 맡았던 김성훈 감독의 바톤을 이어받아 시즌2에 새롭게 합류, 2회부터 6회까지 메가폰을 잡았다.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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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에게는 <킹덤2>는 첫 드라마 작업이자 첫 넷플릭스와의 작업이라는 점에서 도전적인 작품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점에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영화를 만들거나 긴 드라마를 만드는 거나 결국에는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압축된 이야기를 만드는 것과 긴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각각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게 가장 큰 차이”라며 “도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번 작업은 긴 이야기가 중점적이라서 결이 조금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와 처음 작업해 본 소감에 대해서는 “넷플릭스의 슬로건이 창작자의 자유보장이지 않나. 그 말이 딱 적합했다. 불필요한 관여가 없었기 때문에 더 좋은 창작과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좋은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전 시즌 <킹덤>이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시즌2로 이어진 만큼 따라오는 부담감도 막대했다. 더군다나 시즌1은 김성훈 감독의 연출작이었기에 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더욱 심도 깊은 공부가 필요했다.

박 감독은 “일단 부담감이 없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시즌1이 웰메이드 작품이 이었고 나 역시 <킹덤>의 팬이었다. 부담감은 당연하게 있었다”며 “사극, 좀비 등의 심도 깊은 공부가 필요했다. 일단 사극은 학창시절 국사공부를 하듯이 즉흥적으로 공부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 시대의 미술, 의상, 건축, 단어 등 모든 것들을 알아야 했다. 김은희 작가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짰고 그 뜻을 나 또한 정확하게 알기 위해 논문도 보고 인터넷도 찾아봤다. 정말 학생처럼 아카데믹한 공부를 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 뿐만이 아니라 의상팀, 미술팀 또한 정말 많은 공부를 한걸로 알고 있다. 상복도 그 시대의 고증이 고스란히 녹아있고 많은 자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덧붙여 막대한 부담이 있었음에도 박 감독이 <킹덤2>를 선택할 수 있었던 건 김은희 감독의 대본 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김성호 감독이 나에게 시즌2를 제안했을 때 나도 어쨌든 영화를 만드는 입장이기에 대본을 보고 참여 여부를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즌2를 맡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김은희 작가의 훌륭하고 재밌는 대본 덕이었다. 앞서 시즌1을 재밌게 봤고 그 뒷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시즌2는 전체 이야기가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한 명의 감독이 아닌 시청자로 굉장히 재밌게 읽었고 작품을 연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귀띔했다. 

<킹덤>은 서사와 좀비 묘사 외에 공간과 소품을 통해 아름다운 한국의 미를 살렸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시즌1때는 갓과 같은 소품이나 의복 등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면 이번에는 아름다운 한국의 건축물이 두드러졌다.
 
박 감독은 이에 “확실히 공간이나 이런 부분을 돋보이게 의도한 것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을 녹여내는 게 중요했지만 무작정 돋보이게 하려고 시나리오를 해칠 수는 없었다. 시나리오 안 속 공간들을 최대한 잘 보여주려고 했다. 실제로 종묘에 가서 촬영을 했는데, 도착하자 마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더라. ‘여기는 대단한 공간이야!’하고 강제적으로 느끼는 감흥과 자발적인 감흥은 굉장히 달랐다. 개인적으로 <킹덤2>를 보면서 종묘나 고궁, 자연적인 공간에 대해 ‘이게 아름다운 것이 구나’ 라고 새삼 느껴봐 주셨으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가 비상사태를 맞이한 지금. 현 사회가 미묘하게 <킹덤> 속 역병 현상과 맞물리며 이와 관련하여 혹시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물었다.
 
박 감독은 “우리가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 사전제작) 때부터 오픈이 되기까지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코로나19가 사회를 덮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 메시지라고 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 어떤 목표를 위해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것보다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통해 자택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가족들과의 만남 시간이 상대적으로 늘지 않았나. 그 시간 동안 <킹덤2>를 즐기면서 재밌고 편하게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킹덤2> 마지막 회 깜짝 등장하는 전지현과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박 감독은 “일단 <킹덤>은 전적으로 김은희 작가의 생각과 대본에 의해 진행된다. 나는 전지현 배우의 분량이나 여러 가지 부분을 연출자로서 어떻게 상상력을 가미해 비주얼화 시킬지에 대해서만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전지현이 시즌3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증폭되는 상황. 박 감독은 “그 부분 역시 김은희 작가의 몫이다. 글을 쓰셔야 다음 이야기를 명백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전혀 모르는 상황이고 궁금하기도 하다”며 말을 아꼈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시즌1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다양한 호평을 쏟아내며 작품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박인제 감독 스스로의 만족도는 어떤지 물었다. 그는 “사실 부끄럽고 허술하고 창피한 부분들이 너무 많다. ‘왜 이렇게 찍었지?’,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등 매 작품마다 항상 후회되는 부분들이 있다. 만족도를 말씀드리자면 부끄럽고 부족하다. 사실 매 작품마다 그렇게 느낀다. 다음에는 더 잘 만들도록 노력해보겠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킹덤2>를 맡게 된 것에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대본을 받아 연출한 작품이었다”며 “그 동안 나의 작업 방식은 공간과 비주얼, 인물을 상상한 뒤에 텍스트로 옮기는 식이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텍스트를 비주얼화 시키는 작업을 했는데 훨씬 더 상상할 여지도 많았고 재미도 있었다. 시즌1이 있었기에 시즌2가 나올 수 있었고 그저 열심히 작품을 만들었다.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소감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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