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외형→직급까지’ 女캐릭터의 발전, 안방극장 흐름을 뒤집다
[SF+기획] ‘외형→직급까지’ 女캐릭터의 발전, 안방극장 흐름을 뒤집다
  • 이수민
  • 승인 2020.03.17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SBS
사진 = SBS

안방극장 속 여성 캐릭터가 또 한 번 달라졌다. 강렬한 숏커트로 젠더프리를 강조하는가 하면, 늘 남성들의 차지였던 각종 고위계층에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며 극을 전두지휘하고 있다. 건조한 표정과 날카로운 액션, 치열한 계급 다툼은 더 이상 남성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 속 시청자들이 원하는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 어느 때보다 환영받고 있다. 


최근 인기리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를 살펴보자. 먼저 SBS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하이에나> 정금자 역의 김혜수, <아무도 모른다> 차영진 역의 김서형은 짧은 숏커트 스타일링으로 시선을 모았다. 단순히 외형적인 콘셉트가 아닌 캐릭터의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다르다.
 
<하이에나> 속 정금자는 가난을 딛고 오로지 똑똑한 머리와 냉철한 심장으로 변호사가 되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여 돈을 좇는 인물이다. <아무도 모른다> 속 차영진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 모든 계급을 특진으로만 진급한 여경들의 전설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사진 = SBS
사진 = SBS

두 인물 모두 그동안 남성캐릭터에게 흔히 보였던 설정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두터운 내공과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신선한 충격과 함께 인물의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따라오는 재미는 덤이다. 특히 <하이에나> 속 정금자는 상대역 윤희재(주지훈)와 매회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결국에는 콧대를 꺾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다. 그 사이 묘한 로맨스가 가미되긴 하지만 부차적 요소에 그치며, 보통의 로맨스물에서 그려지는 여성 캐릭터와는 명확히 다른 결을 가진다.
 
<아무도 모른다>에서 원톱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서형은 의문의 연쇄 살인범을 쫓으며 극의 중심에서 모든 사건을 이끌어낸다. 각 잡힌 경찰 정복 차림과 한 치의 흐트러짐이나 흔들림도 없는 눈빛과 표정만으로 시선을 압도하며 매회 미친 존재감으로 대중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사진 = SBS
사진 = CJ ENM 

지난 주부터 방송이 시작된 tvN <메모리스트> 속 이세영은 데뷔 23년 만에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이세영이 맡은 한선미 역은 불과 30살에 역대 최연소 타이틀 기록으로 총경이 된 인물이자 비범한 능력을 갖춘 천재 프로파일러. 단 2회 방송 만에 존재감을 명확하게 알리며 깊이 있는 표정과 감정 연기로 호평을 이끌었다.
 
실제로 이세영은 <메모리스트>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역할이다”라며 “굉장히 능력 있는 전문직의 여성 캐릭터로 어릴 적부터 무척 하고 싶었던 역할이다. 예전에는 민폐를 끼치는 여주인공이 많았는데 거기서 벗어나 남자 주인공과 함께 공조하며 극을 끌고나가는 여성 인물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힌바 있다. 

사진 = SBS
사진 = CJ ENM

뒤이어 시작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전미도의 역할도 눈여겨볼만하다. 전미도는 신경외과 부교수 채송화 역을 맡았으며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교수이자 의사 크루(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5인방 중 가장 이성적인 인물로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유일한 홍일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점을 앞세우지 않으며 짧은 단발머리와 화장기 없는 얼굴, 커다란 안경과 편리한 의사복장으로 현실감을 더했다.
 
전미도 역시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개성 강한 남자들 사이에서 차분하고 내면이 강한 여성이다. 아주 멋진 인물이며 같은 여자로서 닮고 싶은 인물”이라고 밝혔다. 

사진 = SBS
사진 = OCN

이제는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페미니즘이 드라마 콘텐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전에는 여성 캐릭터의 역할에 조금씩 변화를 주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세운다는 점에서 또 다른 변화로 볼 수 있다.
 
특히 직업이나 성격의 변화 뿐 아니라 외형적인 부분에서도 과감히 변화를 주며 보다 넓은 범위의 여성 캐릭터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소위 말하는 ‘탈코르셋 운동’이 드라마 콘텐츠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는 의미다. 탈코르셋은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적 꾸밈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뜻한다.
 
이외에도 <방법>의 정지소, <본 대로 말하라> 진서연, 최수영, <이태원클라쓰> 정다미 등 개성 강하고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들이 안방극장을 물들이고 있다. 이를 접하는 여성 시청자들의 만족감도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춘 캐릭터의 의미 있는 발전이며 값진 행보가 아닐 수 없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