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많이 편해졌어요”… 강소라, 30대를 맞이하는 자세
[인터뷰] “많이 편해졌어요”… 강소라, 30대를 맞이하는 자세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0.01.13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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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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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차고 씩씩했던 소녀가 어느덧 30대 농익은 배우가 됐다.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한 이후 영화 <써니>(2011), tvN 드라마 <미생>(2014) 등을 통해 긍정적이고 건강한 이미지로 사랑 받았던 강소라. 그가 이번에는 <해치지않아>를 통해 코믹에 도전했다.

한 때는 강박과 부담 속에서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많이 편해졌단다. 강소라의 내려놓음의 자세는 영화 <해치지 않아>에서도, 그와의 대화 속에서도 저절로 느껴졌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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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복동> → <해치지않아>, 강소라가 밝힌 흥행 욕심
 
폐업 직전의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사람이 직접 동물의 탈을 쓴다는 기상천외한 내용을 담은 코미디 <해치지않아>(손재곤 감독). 강소라는 극중 낮엔 사자로, 밤엔 수의사로 활동하는 소원 역을 맡았다. 전작 <자전차왕 엄복동>이 혹평 속에서 흥행에 참패해 의기소침해 있을 법한데도 강소라는 유쾌하고 쿨하게 취재진을 만났다.
 
“‘UBD’(엄복동) 굴욕? 상처 안 받는다. ‘HCA’(해치지 않아)로 만회하고 싶다.” 총 150억 원을 들인 <자전차왕 엄복동>의 손익분기점은 300만 명. 하지만 개봉 후 고작 17만 명만을 동원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엄복동의 영문 이니셜을 따 ‘UBD’라는 조롱 섞인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는 관객 수를 나타내는 최소 단위로 불렸다. 영화도, 배우에게도 불명예스러운 딱지가 된 셈이다. 
 
앞선 누리꾼들의 반응에 강소라는 “처음에 충격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은 괜찮다. 흥행 욕심은 내려놨다. <해치지않아>를 제2의 <극한직업>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결이 많이 다른 영화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재미있으니 많은 분들이 봐주시길 바란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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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라의 말 그대로다. 여러 명이 모여 위기를 타개한다는 큰 줄기가 같고 제작사가 같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극한직업>과 <해치지않아>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코미디다. 강소라는 “감독님도 과하게 하지 않기를 바라셨다. 그 상황에 진지하게 몰입하길 바랐고 코미디 외에도 사람들의 관계, 동물권의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손재권 감독 특유의 코미디 리듬이 좋고 함께 하는 배우가 좋아서 크게 생각 없이 <해치지않아>에 합류했다는 강소라. 동물 탈을 쓰고 동물인 척 하는 특별한 경험에 대해서도 즐거운 소감을 남겼다. 그는 “생각보다 무겁더라. 앞이 안 보여서 분간이 잘 안 됐는데 오히려 그게 편하더라. 유튜브를 보면서 모션을 공부했는데 막상 촬영할 땐 써먹지를 못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서 다른 동물들에 비해선 편안하게 촬영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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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런스 맞추고파”, 30대 강소라의 변화
 
강소라는 자신의 30대에 대해 “20대 때보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언제나 위풍당당하고 건강한 매력으로 사랑 받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었다. 강소라는 “내 문제를 객관적으로 멀리 떨어져서 볼 수 있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나중에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내 고민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로 잘라 보고 맛도 보고 할 수 있게 됐다. 사실 내 문제라고 생각하면 너무 심각해지지 않나. 지나고 보면 별 거 아닌데” 라고 대답했다.
 
“행복을 크게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모님 얼굴을 보는 것도 행복이지 않나. 평소에 내가 하지 못했을 때 괴로운 것들을 일상적인 것들로 해내고 체화하다 보니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 같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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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라는 잠깐의 공백기 동안 ‘내려놓음’에 대해 체득해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남들에 대해서라기보다는 나에 대한 내려놓음이다. 그동안은 완벽하게만 하려고 했다. 처음 공백기 땐 초조한 마음도 있었는데 점점 인간 강소라로서 살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니 나를 알게 되더라. 나 옛날에 이랬지, 이런 사람이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배우와 사람으로서의 밸런스를 잘 맞춰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무작정 뛰어들어 소진하기보다는 적절하게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오래 지속하고 싶다는 포부다.
 
“앞으로도 밸런스 있게 가고 싶다. 이 직업을 계속 재미있게 하려면 나 스스로가 즐거움을 느껴야할 것 같다. 그래야 즐거움의 에너지가 연기에도 보이지 않을까. 계속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인간 강소라가 행복할 것 같다. 지금?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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