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동윤, 익숙하고 비범한
[인터뷰] 장동윤, 익숙하고 비범한
  • 이수민
  • 승인 2020.01.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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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고 말간 얼굴에 비범함이 스친다. 이제 막 데뷔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잠재력은 엄청나다. 범상치 않은 데뷔 이력과 무수히 쏟아지는 미담들, 다방면의 재능까지 갖춘 장동윤은 그 자체로 지켜 볼 가치가 충분하다. 스스로는 ‘우연한 기회의 연속’이라 말하지만 오는 기회를 제 것으로 만드는 것 또한 그의 몫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배우 장동윤을 주목해야한다.

Editor 이수민 | Photo 동이컴퍼니

 

KBS2 <조선로코-녹두전>은 미스터리한 과부촌에 여장을 하고 잠입한 전녹두(장동윤)와 기생이 되기 싫은 반전 있는 처자 동동주(김소현)의 발칙하고 유쾌한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극중 장동윤은 어쩔 수 없이 ‘여장남자’가 된 김과부(녹두) 역으로 분해 절정의 미모와 수준급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 충분히 쉴 가치가 있다” <녹두전이후 장동윤의 속마음
 
유독 개성 강한 사극작품으로 풍부했던 2019년 하반기, 그 중심에서 화제의 한 축을 맡은 인물이 있다. 장동윤은 KBS2 <조선로코-녹두전>(이하 <녹두전>)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사극 장인’ 김소현과도 완벽한 호흡과 케미를 자랑했다. 유종의 미를 거둔 <녹두전>은 장동윤에게도 잊지 못할 인생작품이 됐다. 

여전한 장발 스타일, 맑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이한 장동윤. 그는 “여전히 드라마가 끝난 것 같지 않다”며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근황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드라마는 끝났지만 떠나보내는 중에 있는 것 같아요. 그 여운을 여전히 느끼고 있어요”라고 운을 뗐다.

휴식은 좀 취했냐는 말에 “조금만 쉬어도 죄책감을 느끼는 스타일이에요. 게을러 질 때는 너무 게을러지기 때문에 나태해지는 걸 경계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에게 충분히 휴식을 취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곤 해요. 이번 작품을 위해 부끄럽지 않게 노력했고 100% 열심히 임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래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라며 후련함을 보였다.
 
작품의 흥행으로 장동윤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갑작스러운 인기와 주목으로 마음이 들뜰 법도 했지만 그럴수록 침착하게 된다며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확실히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작품이에요. 이전보다 더 많은 작품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고 일정도 많이 생겼으니까요. 이런 것들은 뚜렷하게 보이는 사실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 너무나 감사해요. 하지만 기쁠수록 마음이 동요되기보다 조금 더 침착해지는 것 같아요. 이제는 좀 더 신중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대본이 올 때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기도 했고 학생 역할을 주로 했어요. 저와 대표님이 그 안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냉철하게 판단하고 앞으로의 행보도 객관적으로 파악하면서 선택을 하려고 해요. 당장 ‘눈앞에 어떤 것들을 해야지’ 보다는 조금 더 길게 보고 선택을 하는 거죠.” 

◇ 여장남자 부담저 역시 김과부의 팬이었죠
 
장동윤은 <녹두전>에서 뜻하지 않은 이유로 과부촌에 잠입하는 김과부 역을 소화했다. ‘여장남자’라는 이례적인 소재였지만 단아하고 수려한 미모와 능청스러운 과부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중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남자인 녹두보다 김과부의 모습이 더 잘 어울린다는 ‘웃픈’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장동윤 또한 “저 역시 김과부의 팬이었기 때문에 김과부를 떠나보낼 때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여장이 끝나고 나면 다시 반응이 시들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죠”라며 웃었다.
 
“김과부를 연기할 때도 정말 좋았고 녹두도 좋았어요. 성별을 떠나 김과부에게서 느꼈던 매력을 다른 작품에서 활용해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죠. 남자라고 해서 김과부 자체의 매력적인 부분을 활용할 수 없는 건 아니니까요. 프레임에 갇히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여장남자라고 해서 기존 미디어를 통해 과장되게 표현하는 방식들을 따라 하고 싶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여자 걸음걸이, 여자 목소리 같은 건 사실상 없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죠. 김과부를 연기할 때 성별의 차이를 두고 싶지 않았고 그런 성별규정 없는 행동들로 인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의 말대로다. 과한 액션과 발성, 불쾌하고 선정적인 분장은 미디어 속 여장의 대표적인 이미지였다. 자칫 여성의 희화화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었으나 장동윤은 자신의 신념을 토대로 그 어떤 논란도 없이 김과부를 소화해냈다. 김과부가 더 큰 화제와 인기를 누릴 수 있던 것도 이 같은 노력 덕분이었다. 캐릭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뜨거운 호평도 받았다.
 
장동윤은 “사람마다 잘된 작품의 기준은 모두 다르겠지만 그래도 내부적으로 일종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일각에서는 더 잘 될 수도 있었을텐데 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흥행 성적이나 대중들이 주는 사랑과 별개로 캐릭터와 작품 자체에 무척 애정이 남아요. 첫 사극, 첫 여장, 첫 액션을 모두 보여줄 수 있었으니까요”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배우에게 특정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은 독이지만 이를 어디서든 잘 활용 한다면 훨씬 다양한 색을 가질 수 있죠. 비슷한 장르나 역할이 들어온다고 해도 거부할 이유가 없어요.

◇ 대중 그리고 장동윤의 시선
 
장동윤의 데뷔 이력은 특이하다. 경제금융 전공의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장동윤은 과거 ‘편의점 강도를 잡은 훈남 대학생’으로 뉴스에 전파를 탔다. 해당 방송 이후 온라인상 화제를 모으던 중 소속사의 러브콜을 받았고, 그 길로 곧장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며 살수도 있었지만 ‘루틴한 삶’보다는 ‘모험‘을 택했고 그 결과 오늘날 배우 장동윤을 만날 수 있었다,
 
장동윤은 “저에게 엄청난 모험이었어요. 현장은 생각보다 변수도 많고 더 전쟁터 같더라고요. 결국 몸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디 하나 마음대로 다쳐서도 안 됐었죠. 안정된 회사생활보다 더 전쟁터 같은 사회였고 대부분은 훈련을 거치고 커다란 무기도 가져오는데 저는 정말 맨몸으로 들어왔던 거였어요. 오로지 생존을 위해 나만의 것들을 구축하고 있는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그게 성격상 잘 맞더라고요”라고 털어놨다.

 

장동윤은 이전부터 꾸준히 신뢰감 높으며 따뜻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데뷔 에피소드와 더불어 올해 초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 MBC <가시나들>에서 연을 맺은 할머니를 아직까지도 찾아뵙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장동윤은 공공연하게 ’호감형 배우‘로 알려지면서 모든 행동들에 책임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사실 의식이 안 되는 건 아니에요. 알려질수록 더욱 행동을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좋은 작용을 한다고 생각해요. 의식을 하게 되니까 의도하든 안하든 행동을 조심히 하게 돼요. 결과적으로는 저에게 좋은 현상인거죠. 어머니도 배우가 된 게 뜻이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안됐으면 제가 그렇게까지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할 수 있겠냐고 하시면서요.(웃음) 어디 가서 행동을 늘 조심하게 된 점은 참 좋다고 생각해요.”
 
좋은 배우는 어떤 배우인 것 같냐는 물음에 장동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배우”라고 답했다.

그는 “스스로 욕심이 나는데 대중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작품이 있고 욕심은 별로 없지만 대중들이 좋아할 것 같은 작품이 있다면 저는 대중들이 사랑하는 걸 선택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제가 사랑받지 못 하면 제 연기는 그저 독백이 되는 거니까요. 직업적으로 저는 대중문화예술인이잖아요.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는 게 일단은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죠”라며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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