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탑골공원 좋아해?" 우리는 왜 '슈가맨'에 열광하나
[SF+기획] "탑골공원 좋아해?" 우리는 왜 '슈가맨'에 열광하나
  • 이수민
  • 승인 2020.01.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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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2에 이어 3까지 핫하다. 2015년 시작해 2020년을 맞이하기까지 햇수로 벌써 5년째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슈가맨>. 자극적인 재미와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매주 뭉클한 추억여행으로 대중들을 만족시켜왔다. 긴 시간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비결과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까지, <슈가맨>의 모든 과정을 짚어보았다.

Editor 이수민 | Photo JTBC

 

○ 파일럿에서 시즌제까지’ <슈가맨>, 전설의 시작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은 대한민국 가요계에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을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 2015년 8월19일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을 찾아서>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편성되었다. 당시 MC로 나선 유재석의 첫 케이블 및 종편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파일럿 당시에는 시청률 1% 후반대(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이하동일)로 생각보다 저조한 기록을 보였다. 유재석과 유희열의 2MC체제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본 듯 <슈가맨>은 정규 편성됐고 같은 해 10월20일 공식적인 첫 방송을 알렸다. 작사가 김이나, 가수 산다라박이 MC진에 합류했고 10대 판정단을 중간 투입해 연령대를 낮추며 ‘세대별 공감’에 포인트를 맞췄다. 이에 초반 시청률의 부진을 깨고 방송 6회 만에 2%대를 돌파, 최고 시청률로 3.9%(38회-유엔, 벅 편)로 시즌1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지상파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성적이었다. 궁금했던 추억의 스타들이 소환되면서 방송 후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섭외 난항으로 인해 시즌1을 종료, 향후를 기약했던 <슈가맨>은 그로부터 2년 후 시즌2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김이나와 산다라박 대신 레드벨벳 조이와 개그우먼 박나래가 MC로 투입해 환기를 시켰고 후배 가수들의 역주행송 무대 대신 슈가맨 스토리에 집중해달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적극 반영해 점차 포맷을 변화시켰다. 프로그램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슈가맨>은 또 한 번 최고 시청률 4.8%(12회-쥬얼리, 원투 편)을 갱신했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결국 16부작에서 19부작으로 연장하며 시즌2를 마무리했다. 

○ 이전에 레트로 열풍이 있었다
 
<슈가맨>이 시즌을 거쳐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5년 <슈가맨> 첫 방송 당시에는 ‘레트로 열풍’으로 곳곳이 한창 뜨거울 시기였다. tvN <응답하라> 시리즈와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등 프로그램과 함께 과거 대중문화의 부흥기가 이어졌고 8090년대 감성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힙’하고 매력적인 것들로 대상화됐다.

이 가운데 과거 히트가수들을 소환해 당시의 무대를 재현한다는 것은 기성세대에게는 진한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한 때 활발히 활동했으나 이제는 연예계를 떠나 평범하게 살아온 과거 스타들의 전성기를 함께 되짚어 간다는 점에서 그 감동과 관심은 배가 되었다, 결국 세대를 막론한 공감과 완성도 높은 무대들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이끌며 <슈가맨>은 ‘레트로 음악’ 프로그램의 정수를 보여줬다.

○ 더 뜨겁고 강력해졌다돌아온 <슈가맨3>
 
시즌1,2에서 무려 124팀의 가수들을 소환한 <슈가맨>이 약 1년 반 만에 또 다시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왔다. 긴 재정비 기간을 증명하듯 첫 방송부터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여름부터 뜨겁게 화제를 모았던 1990년대 음악방송 실시간 스트리밍 채널을 지칭하는 ‘온라인 탑골공원’과 맞물려 더욱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지난해 11월29일 첫 방송된 <슈가맨3>에는 그룹 태사자와 최연제가 등장해 반가움을 안겼다. 이 방송은 11월 넷째 주 비드라마 프로그램 중 화제성 2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에 오르기도. 이에 그치지 않고 2회 방송에서는 양준일과 이소은이 출연하면서 동일한 집계로 화제성 1위를 기록했다. 시청률 또한 첫 회(3.2%)보다 무려 1.1% 포인트 상승한 4.3%를 기록하며 그 인기를 체감했다.

특히 20년 세월에도 여전한 미모와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했던 태사자와 ‘90년대 지드래곤’으로 불린 양준일은 방송 이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한동안 뜨거운 관심을 이었다. ‘쿠팡맨’으로 근황을 전한 태사자 멤버 김형준은 방송 이후 새로운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활동을 알렸고 양준일은 과거 자유분방하고 개성 넘치는 무대 영상이 재조명되면서 팬카페 회원 수 2만 명을 훌쩍 넘겼다. 

여전히 진행 중인 국내 ‘레트로 열풍’과 프로그램과 출연가수, 누리꾼들 모두를 만족시킨 윈윈윈 전략은 <슈가맨3>의 강점으로 부상했다. 이는 앞으로 남은 방송과 새롭게 소환될 ‘슈가맨’에게 꾸준히 기대를 걸어볼만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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