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썸바디2' 만인에게 피어난, 소리
[인터뷰] '썸바디2' 만인에게 피어난, 소리
  • 이수민
  • 승인 2020.01.0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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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남녀노소에게 사랑을 받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여자 아이돌’의 신분은 여전히 대중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출연까지 ‘내려놓음’의 용기가 필요했고, 새로운 인생을 위한 스스로의 도전이기도 했다. 그런 소리의 정면 돌파는 대중들에게 완벽히 통했다. 부드러운 진정성은 단단한 편견을 깨부셨다. 만인에게 스며들며 천천히 싹을 틔우더니 가장 빛나는 미소로 마지막을 장식한 소리. 그의 꽃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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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바디>는 다양한 장르의 댄서들이 한달 간 썸스테이에서 생활하며 썸을 타고 사랑을 찾는 과정을 그린 프로그램. 2018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두 시즌을 마무리하며 막강한 화제 속 대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시즌에서는 소리(김소리)를 비롯하여 윤혜수, 이예나, 최예림, 박세영, 장준혁, 이우태, 송재엽, 강정무, 이도윤 등 10명의 청춘 남녀 댄서들이 출연했다. 최종적으로는 소리와 송재엽, 윤혜수와 장준혁이 맺어지며 총 두 커플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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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기와 도전, <썸바디2>가 소리에게 남긴 것
    
소리는 2014년 데뷔하여 그룹 코코소리, 리얼걸프로젝트 등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며 경험을 쌓았다. 2017년에는 <믹스나인>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그런 소리에게 <썸바디2>는 새로운 도전이자 또 하나의 작품으로 남았다.
    
소리는 “시즌1을 봐서 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댄서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죠. 사실 연애 프로그램 자체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썸바디>는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들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때쯤에 제안이 들어온 거죠”라고 말했다.
    
망설임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걱정도 뒤따랐다. 현직 아이돌 가수라는 타이틀이 결코 만만한 벽은 아니었다. 하지만 소리는 자신의 선택을 믿었다. 
    
“오히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저 역시 조심스러웠죠. 하지만 저에게도 심경의 변화가 있었어요. 당시 가수 소리로서는 이제 내려놔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어요. 제가 좋아서 쭉 해왔던 일이지만 나이도 있고 이제 그만 할 때가 됐나 라는 생각을 했죠. 스스로 체념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주변에서 아니다, 맞다 의견들을 많이 내주셨지만 저는 이제 제 생활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이제는 연애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포함이었죠. 팬들도 이해해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소리는 매사에 솔직했다. 리얼리티라 한들 수십 대의 카메라가 썸스테이 곳곳에 설치됐고 방송이라는 기본적 틀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소리는 “방송 모습과 실제 모습의 차이요? 친구들이 그냥 저라던데요?”라며 털털하게 웃어 보였다.
    
“사실 아이돌이라면 어필해야 할 콘셉트가 있고 이미지라는 게 존재하잖아요. 꼭 해야 될 멘트 같은 것들도 정해져 있고요. 그런데 <썸바디>에서는 오히려 제 원래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상대적으로 내츄럴한 모습이 많았던 것도 그런 이유였죠. 오히려 그 과정에서 제가 깨달은 부분이 있어요. 제가 다른 방송에서 행동할 때는 더 적극적이고 멘트를 하나라도 더 하려고 했는데 <썸바디>에 나오는 제 모습은 그렇지 않았어요. 꽤 낯을 가리는 성격이더라고요. 그게 제 솔직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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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몰레엔터테인먼트 

방송 이후 팬들도 생기고 응원 메시지도 많이 받고 있어요. 제가 그전까지 한 우물만 파고 나 스스로를 억압하면서 살아왔다면 <썸바디2>를 통해 많이 열리게 된 것 같아요. 무척 감사한 시간이었죠. 걱정도 있었지만 있는 그대로를 보여줬더니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 또 용기를 내고 도전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 최종 선택 전날까지 확신 없었죠” 소리의 고백
    
<썸바디2>는 연애 프로그램이란 포맷에 무용을 결합했다. 한국무용부터 스트리트 장르까지 출연진들은 각 분야 걸출한 프로들이었다. 보는 이들에게는 색다른 흥미를 안겼지만 그 속에는 그들의 보이지 않는 땀과 눈물이 숨어있었다. 소리 역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썸뮤비’ 준비과정으로 꼽으며 당시의 상황들을 털어놓았다.
    
“저를 비롯해서 다들 잘 하고 싶은 욕구가 컸어요. 준비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다들 예민하고 피곤한 상황이기도 했죠. 썸뮤비는 평생 남는 것이니까 아무래도 못 자면서 연습을 했고 다들 염증을 달고 살았어요. 그 안에서 또 데이트도 해야되니까. 하지만 서로에게 의지를 하면서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잘 안 풀릴 때는 스스로한테 화가 나기도 하고 정말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니 뿌듯하고 서로에게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요.”
    
소리는 두 번째 썸뮤비인 ‘배드 가이’에서 송재엽과 강정무와 함께 화려한 스트리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두각을 보였다. 해당 클립 영상은 네이버TV 10만 뷰를 넘기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배드 가이’ 썸뮤비는 소리가 송재엽에 대한 마음이 생긴 시점이기도 했다. 

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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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그때도 시간이 없어서 어떻게 정리를 했고 진행을 했는지 기억이 안나요. 그런데 재엽이가 정말 많이 손을 봐줬죠. 선생님이라서 그런지 큰 그림을 잘 봐주더라고요. 각자 파트는 스스로 짰고 그 합이 너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셋이 함께 호흡도 잘 맞아서 마치 한 팀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도 많은 스태프분들이 좋아해 주셨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재엽이를 남자로서 처음 설렘을 가진 계기이기도 했어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누구든 좋아하지 않나요? 그때 뭔가 듬직하다는 느낌이 들었죠. 연습생 때가 생각나면서 정말 열심히 따라갔는데 재엽이는 또 그렇다고 마냥 선생님처럼 대하지 않았어요. 늘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이런 건 어때? 라고 물었죠. 스스로 너무 선생님처럼 굴면 기분이 나쁠까봐 그렇게 배려를 해주더라고요. 또 재엽이가 그전에는 썸뮤비를 못 찍어서 자기 것을 못 보여주다가 ‘배드 가이’를 통해 실력을 보여줬죠. 저 역시 그때야 정말 실력자구나 생각을 했어요. 그전까지 재엽이의 이력을 잘 모르는 상태였으니까요. 그걸 직접 확인한 후에는 조금 설레더라고요”라며 밝게 웃었다.  
    
두 사람의 관계성은 프로그램 중후반부터 극명하게 드러났다. 썸뮤비 파트너 선정을 위해 소리를 찾은 재엽의 야외옥상 등장 신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수차례 조명됐다. ‘그래서 소리한테 왔지’라는 설렘 명언을 남기기도. 해당 장면을 언급하자 소리는 쑥스러운 듯 미소를 보이며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정말 혼란스러웠다는 말은 그만하고 싶은데..혼란스러웠어요.(웃음) 솔직히 ‘이제 와서 나한테 왜 그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사실 (재엽이와) 청평 데이트를 기점으로 (방송에서는) 제가 재엽이를 마치 짝사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청평에 호감을 가지고 간 것이 맞지만 억지로 관계를 바꾸려는 시도는 아니었어요. 마음에 다른 사람이 있다면 인정하고 정리를 하려고 했었죠. 서로가 확실한 관계가 아니었으니까요. 옥상에서는 정말 고맙고 좋기도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당연히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혼란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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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소리의 마음이 확실해진 계기는 최종결정 바로 전날이었다. 소리는 “최종 선택은 마지막 날까지 확실하지 않았어요. 재엽이는 혜수와 데이트를 하러 나간 상황이었고 저는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일찍 잠든 상태였어요. 그런데 재엽이가 막판에 저를 봐야겠다며 제 방의 문을 두드린 거죠. 사실 무슨 말을 한지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요. 그런데 그렇게 찾아 와준 게 제게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던 것 같아요. 마치 신의 한 수처럼. 그 순간이 제 마음을 확신시켜 줬던 것 같아요. 참 멋지고 고마웠어요”라며 천천히 기억을 떠올렸다.
    
◎ <썸바디2> 그리고 한 여름밤의 꿈 
    
소리는 송재엽을 비롯해 모든 출연진들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단톡방이 시끄러울 만큼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며 따뜻한 애정을 보였다. 여자출연자 중 한 명만 꼽아 매력을 자랑해달란 취재진의 말에는 한명 한명 다 말해주고 싶다며 살뜰히 모두를 챙겼다.
    
“먼저 (윤)혜수는 정말 솔직해요. 제 절친이랑 성격이 비슷해서 더 친근한 면도 있고요. 늘 지켜주고 싶은 동생이지만 어떻게 보면 눈치도 빨라서 제가 언니지만 저를 참 편안하게 해줘요. 잘 놀리기도 하고 이해도 잘 해주죠. 친구 같은 귀여운 동생이에요. (이)예나는 정말 여리고 정이 많아요. 저한테 ‘언니를 얻었어’라는 말을 해주기도 했어요. 그만큼 저를 참 잘 따랐어요. (최)예림이는 저랑 비슷한 구석이 꽤 많아요. 둘이서 못다 한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죠. 나이는 어리지만 성숙하고 굉장히 강한 사람이에요. (박)세영이는 눈치가 빠르고 든든해요. 언니 같으면서도 애교도 많죠. 그 자체로 멋있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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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송재엽과의 관계를 묻는 말에 소리는 신중하고 또 신중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은 아니었기에 천천히 한 문장씩 대답을 이었다.
    
“얼마 전에 함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어요. 사귀느냐 안 사귀느냐 정말 많이 물어보셨죠. 사실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되고 신경도 쓰이는 상태였기에 굉장히 서로 조심스러웠어요. 재엽이도 저를 정말 많이 배려하고 있고 둘이 잘 연락도 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에요. 하지만 섣불리 관계를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닌 것 같아요. 오는 18일에 단체 공연도 남아있고 혹시나 만나다가 헤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껄끄러운 상황이 생기니까요. 아직까지 사귀고 말고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방송이 끝나면서 이제야 알 수 있고 지나간 이야기를 서로 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천천히 조심히 잘 알아가고 있어요. 어떤 결과가 되든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라 생각하고, 저 자체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말이 정말 큰 힘이 돼요. ‘무엇이 됐든 소리가 행복하면 돼’ 같은 말들이요.(웃음)”
    
어느덧 서른한 살. 소리는 생각보다 더 강하고 단단했다. 지금도 충분한 만개의 시간이지만 그의 지난 20대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그리고 앞으로의 꿈은 무엇일까.
    
소리는 “20대는 꿈만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달렸던 시간이었어요. 청춘일 때 할수 있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는 아이콘이었죠. <믹스나인>, <썸바디2> 모두 낯선 사람들과 낯선 환경에서 무언가를 해나가야 했기에 힘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얻는 게 많았어요. 참 신기한 게 제가 그만해야지 포기하는 순간 적재적소 프로그램들을 만났고 막상 들어가면 정말 열심히 했어요. 끝나고 나면 언제나 수혜자가 되어있더라고요. 사람들이 진정성을 봐주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때마다 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원동력이 되어 주었어요. 두 프로그램 모두 저에게는 다 의미 있는 경험이에요.” 

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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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다. 소리가 대중들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은 그의 진정성이었다. 그를 지켜본 사람들로부터 다시 사랑과 관심을 얻고 소리는 또다시 앞으로 향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소리는 "일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고요. 곧 방영하는 OCN <루갈>에 아주 잠깐 제가 나오는데, 그걸 시작으로 연기도 다시 조금씩 공부를 할 생각이에요. 가수, 배우 경계 없이 열린 마음으로 준비를 하려고 해요. 당장 준비하고 있는 건 오는 18일날 '썸나이츠' 공연이고요. 따뜻한 관심 부탁드려요"라며 말을 맺었다.  
    
 

“소리라는 사람을 아이돌, 가수가 아닌 인간으로서 봐주시고 응원해줘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메시지 모두 읽고 있어요. 이제 그만 소소하게 살고 싶었는데.(웃음) 기대에 부응해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정말 모두가 고생 많았고 <썸바디2>에 출연한 모든 친구들이 정말 다 좋은 사람들이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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