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현장] 양준일 “내 생각 정리한 책, 재편곡 음반 준비 중” -①
[SF+현장] 양준일 “내 생각 정리한 책, 재편곡 음반 준비 중” -①
  • 이수민
  • 승인 2019.12.31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그야말로 ‘양준일 신드롬’이다. 한때는 시대를 잘 못 만난 불운의 아티스트였지만 세월은 돌고 돌아 다시 한 시대가 그를 선택했다. 무대 위 자유분방한 움직임 뒤에는 우리가 몰랐던 양준일의 진짜 모습이 숨어있었다. 화려한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은 잠시 내려놓고 인간 양준일의 인생과 철학, 그 허심탄회한 생각들을 듣고 왔다.
 
31일 오후 1시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가수 양준일 팬미팅 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작사가 김이나가 진행을 이끌었으며 양준일은 내내 성실한 태도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모습을 드러낸 양준일은 “이렇게 많은분들이 저를 보기 위해 와주셨다는게 믿겨 지지 않는다” 라며 “저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여러분들이 저를 아티스트로 봐주시고 있다. 저 역시 마음과 머릿속의 생각들을 받아들이면서 나의 바깥면들을 맞춰나가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전문가들의 손길이 저에게 날개를 달아줬다”고 말하며 밝은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양준일은 지난 6일 JTBC <슈가맨>에 출연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다. 당시 시대를 앞서 나가는 세련된 무대와 패션 등이 다시금 화제 되며 ‘탑골 GD’로 부상했다. 국내에 부는 레트로 열풍과 젊은 세대 사이 힙하게 대상화되는 ‘8090 대중문화’가 떠오르면서 그야말로 양준일 신드롬이 불어왔다.
 
지속적인 관심은 국내 팬미팅까지 성료시켰다. 이는 데뷔 30년 만에 일이었다. 여전히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벅찬 표정을 유지하던 양준일은 “아직까지 이 상황들을 적응 중이다”라며 그간의 일들과 심정들을 털어놓았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Q. 91년도에 데뷔하여 2019년에 다시 대한민국으로 돌아왔다심정이 어떤가

사실 제가 대한민국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가수 활동을 하지 않았을 시기에도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에 있었고 진짜 돌아가야 할 때도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돌아갈 적에는 다시 한국에 안들어올거라 생각했고, 한국에 있으면서도 한국을 멀리서 바라보는 느낌이라 다가가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내 마음은 언제나 다가가고 싶었다.
 
Q. 방송 이후 미국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나

 (‘슈가맨’ 촬영은 헸지만) 다시 돌아가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슈가맨>에 출연하게 되기까지도 굉장히 망설였다. 그러고 촬영 후 미국에 돌아온 다음에는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음식점에서 바쁘게 서빙을 하고 있었는데 음식점으로 한국에서 전화가 많이 오더라. 전화를 대신 받은 직원이 “한국에서 지금 난리가 났는데 서빙을 하고 있으면 어떡해”라며 짜증을 내더라.(웃음) 그때는 실질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Q. 방송 이후 입국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알아봤을텐데

맞다. 비행기를 타고 들어오면서 스튜어디스들이 알아보고 청소하시는 직원들도 알아봐주시더라. 그래서 이게 무슨일이지 싶었다. 그냥 적응을 하는 중인 것 같다. 지금도 매일 적응중이다. 어느정도 적응이 됐나 싶었다가도 이렇게 많은 취재진을 보면 또 쇼크를 받는다.(웃음)
 
Q.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내 생각에는 나와 가까이 있던 분들 역시 적응하는 시간이 나와 비슷하다. 나를 오래 봐왔던 사람들이고 나의 이런면을 보지 못 했다. 와이프 역시 내가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슈가맨>을 통해 처음 봤다. 메이크업을 하고 집에가면 나를 못 알아보고 번호를 달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Q. 향후 국내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일단 첫 번째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대중들이 나에게 집중하고 있는 게 내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있나를 궁금해하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을 글로 표현하고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는 음반이다. 나도 놀랐던 것이 내 음반이 중고시장에서 그렇게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더라. 원본이 아닌 다시 찍어낸 것들이 (불법적으로) 유통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나의 예전 곡들을 모아 재편곡과 녹음을 해서 팬들이 원하는 형태의 앨범을 가질수 있도록 제작하고 싶다.
 
Q. 책을 낼 생각은 어떻게 했나

슈가맨이나 뉴스룸에 나왔을 때 내가 던진 몇 마디 말들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아서 시간을 가지고 알아볼수 있도록 책을 준비하게 된 거다. 기본적으로 나는 말을 하고 그걸 받아 적어서 정리를 해주시는 분이 있다. 내가 직접 쓸 수 있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먼저 키포인트를 잡고 도움을 받아 잘 정리하여 진행하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Q. 스스로 생각하는 양준일의 매력은 무엇인 것 같나

사실 그 질문은 내 자신에게 물어보지 않는다. 내가 감히 그걸 파악할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걸 파악하려고 하면 어떤 공식이 나와버릴 것 같다. 그 공식을 따라가려고 하면 그 공식 자체를 죽이는 공식이 나올 것 같다. 되려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같은 질문을 똑같이 던지고 싶다.
 
Q. 양준일의 미담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실제로 본인의 미담을 접한 적이 있나

행동을 딱히 생각하면서 한 게 아니다. 그래서 돌이켜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분들이 그런 행동들을 기억해 주시는 게 고마울 뿐이다. 그 당시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지 라는 생각은 안하고 실제로 기억도 잘 안난다. 그런데 내가 한 행동들 같이 들리기는 한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Q. 청년 양준일에게 또다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네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들을 내려놓으면 그 면은 마무리가 된다는 말. 사실 내가 10대로 돌아간다 한들 그 당시 내가 뭘 원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더이상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대부터 50대별로 나이별로 원하는 것들이 다 다르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것들이 10, 20년 후에는 원하는 것들이 아니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고생도 덜하고 그렇게 소중하지 않았구나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내려놓으면 또다시 새로운 것들을 받을 수 있다.

Q. 마지막 앨범을 작업했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

3집이다.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내가 그만큼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나니까 그게 잘 됐든 되지 않았든 내려놓을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도 느꼈고 지금도 마지막 앨범의 가사들을 들어보면 이게 마지막 앨범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그래서 그때 작곡가가 곡을 주면 그날 저녁에 가사를 완성했고 다음 날 바로 녹음이 진행됐다. 평소에 가사를 쓰는 걸 힘들어하는데 그땐 마구 써지더라. 그 상황의 아픔과 모든 것들을 마무리되겠다는 예상이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다. 가사로 표현되는 부분이 있었다.

+ 2편에서 계속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