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종합] 'MBC 연예대상', ‘감동+웃음+풍자’ 모두 잡은 시상식의 참맛
[SF+종합] 'MBC 연예대상', ‘감동+웃음+풍자’ 모두 잡은 시상식의 참맛
  • 이수민
  • 승인 2019.12.30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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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MBC 방송연예대상>은 모두가 인정한 시상식이었다. 잔뼈 굵은 예능인들의 일침과 재치, 여성 예능인의 성장, 진부한 진행을 탈피한 자유로운 축제의 분위기는 전국 안방극장으로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매년 말 많고 탈 많은 연말 시상식에서 모처럼 발견한 참맛이다.
 
지난 29일 상암동 MBC미디어센터에서 생방송 된 <2019 MBC 방송연예대상>(이하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박나래였다. 3년 내내 대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매번 아쉬운 결과에 그쳤던 박나래는 올해 비로소 빛나는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한 해 동안 <나 혼자 산다>와 <구해줘 홈즈>를 이끈 일등 공신이기에 그의 대상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 = <MBC 2019 방송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쳐

이름이 거론되자마자 눈물을 터트린 박나래는 “솔직히 이 상은 제 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근데 너무 받고 싶었다. 저도 사람이다”라며 오열했다. 이어 “선배님들과 함께 대상 후보에 서있었는데 이영자 선배님이 어깨 펴고 당당하라고 하셨다. 유재석 선배님도 네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저는 이분들보다 많이 부족하다. 제가 대상후보였어도 이분들처럼 여유 있을까 생각했다. 이분들과 비하면 저는 너무나 부족하다”라며 같은 후보 선배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제 키가 148cm다. 이 위에서 처음으로 사람들의 정수리를 본다. 한 번도 높은 곳이나 누군가의 위에 있디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저는 착한 사람도, 선한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예능인 박나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모든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예능인이 되겠다”며 눈물 속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를 지켜보며 함께 눈물 짓는 동료, 선후배 방송인들의 모습이 잡히면서 감동은 배가되었다.

사진 = <MBC 2019 방송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쳐

이날 대상 후보로는 유재석, 박나래, 김구라, 이영자, 김성주, 전현무가 거론됐다. 사실상 방송 전부터 유재석과 박나래의 2파전 여론이 형성되었다. 김구라는 이를 콕 찝어 본인을 포함한 나머지 후보들을 ‘구색’이라 표하는 등 유쾌하게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KBS 2019 방송연예대상>서부터 이어지던 김구라의 일명 시상식 ’사이다 발언’은 시청자의 공감과 지지로 이어졌다.
 
유난히 값졌던 여성 예능인들의 수상도 눈에 띄었다. 여성 예능인들의 입지가 이전보다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남성 예능인이 시상식 및 각종 프로그램의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상을 차지한 박나래와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다섯명의 코미디언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송은이는 “화날일이 더 많더라도 좋은 거 보면서 좋은 말 하면서 제가 하는 말이 칼이 되지 않는 방송을 하겠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차분히 소감을 이었다.
 
뮤직&토크 부문 최우수상의 주인공은 김숙이었다. 지난 21일 <2019 KBS 연예대상>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무관으로 그쳐 아쉬움을 남긴 상황이었다. 김숙이 연예대상에서 상을 받는 것은 25년만이었다. 그는 “송은이 선배님이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이십 몇 년 만에 여기 왔다고 이야기했다. 왜 구질구질하게 그런 이야기를 했나 했다. 내가 25년 만에 처음 시상식에 왔다. 송은이 언니 마음을 이제 알겠다. 정말 고맙다”며 뭉클한 소감을 보였다.
 
같은 부문 우수상은 <라디오 스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안영미였다. 그는 “내가 방송용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많이 위축되며 방송을 두려워했다”라며 “그런 내게 손 내밀어주고 사람 만들어준 송은이, 김숙 선배님께 정말 감사하다. 제 2의, 3의 안영미가 나올 수 있게 선한 영향력 부탁드린다”며 뜻 깊은 인사를 전했다.
 
베스트 엔터테이너 상은 ‘뼈그맨’ 장도연에게 돌아갔다. 방송사를 불문하고 각종 프로그램에서 빛나는 활약상을 보였지만 방송 3사 연예대상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장도연은 “무대에 올라오는데 다섯 계단이다. 올라오는 데까지 13년이 걸렸다”며 남다른 감회를 보였다.

사진 = <MBC 2019 방송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쳐

마지막으로 예능 부문 신인상에 <언니네 쌀롱> 홍현희가 이름을 올렸다. 데뷔 12년만의 신인상이었다. 홍현희는 “상 받을 줄 알았으면 옷 좀 갈아입고 올걸 그랬다. 신랑보다 제가 먼저 받아 다행이다. 2020년도 여러분의 좋은 친구가 되겠다”며 웃음과 함께 소감을 이었다.

박나래와 나란히 대상후보에 이름을 올린 유재석은 이날 데뷔 29년 만에 신인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무한도전> 폐지 이후 김태호 PD와 첫 선을 보인 <놀면 뭐하니?>에서 트로트 신인 가수 유산슬로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였기 때문. 유재석은 유산슬이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데뷔 앨범을 발매,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로 선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유재석은 “(신인상) 후보에 유산슬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내 이름이 불려서 헷갈린다”며 “데뷔한지 얼마 안 됐는데 <놀면 뭐하니?> 김태호 PD와 제작진들에게 감사하다. 수많은 트로트계 선배님들이 나를 만들어 줬다. 신인상은 평생 받을 수 없는 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내년이면 데뷔한지 30주년이다. 유산슬씨 축하드린다”며 이색적인 소감을 보였다.

사진 = <MBC 2019 방송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쳐

이밖에도 이날 MBC <나 혼자 산다>는 8관왕을 차지했으며 2014년 음주운전 사건으로 방송 하차 뒤 5년 만에 시상식을 찾은 노홍철은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세 방송인 장성규 또한 라디오 신인상 부문에서 김이나와 함께 공동수상했다.
 

다음은 <2019 MBC 방송연예대상수상 내역
 
▲라디오 신인상 : <김이나의 밤편지> 김이나,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 장성규
▲예능 신인상 : <언니네 쌀롱> 홍현희, <놀면 뭐하니?> 유산슬(유재석), <전지적 참견 시점> 장성규
▲베스트 팀워크상 : <나 혼자 산다> 이시언, 기안84, 성훈, 헨리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 <같이 펀딩>, <호구의 연애> 장도연
▲버라이어티 특별상 : <선을 넘는 녀석들> 설민석
▲뮤직&토크 특별상 : <놀면 뭐하니?> 박현우, 정경천, 이건우
▲글로벌 트렌드상 : <복면가왕>
▲멀티테이너상 : <같이 펀딩> 유준상, <나 혼자 산다>, <언니네 쌀롱> 한혜연
▲공로상 : <복면가왕> 유영석, 윤상, 김현철
▲인기상 : <편애중계> 김병헌, 서장훈, 안정환
▲작가상 : <구해줘 홈즈> 정다운 작가
▲올해의 예능인상 : 유재석, 박나래, 김구라, 이영자, 김성주, 전현무
▲베스트 커플상 : <나 혼자 산다> 기안84 & 헨리
▲라디오 우수상 : <산들의 별이 빛나는 밤에> 산들, <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 옥상달빛
▲뮤직&토크 우수상 : <라디오스타> 안영미, <언니네 쌀롱>, <놀면 뭐하니?> 조세호
▲버라이어티 우수상 : <나 혼자 산다> 화사, 성훈, <선을 넘는 녀석들>, <전지적 참견 시점> 유병재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 <나 혼자 산다>
▲라디오 최우수상 :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양희은
▲뮤직&토크 최우수상 : <구해줘 홈즈> 김숙, <구해줘 홈즈>, <같이 펀딩> 노홍철
▲버라이어티 최우수상 : <전지적 참견 시점> 송은이, <전지적 참견 시점>, <호구의 연애>, <구해줘 홈즈> 양세형
▲대상 :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박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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