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영화관 ‘노키즈존’ 권리일까 차별일까
[SF+기획] 영화관 ‘노키즈존’ 권리일까 차별일까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0.09.2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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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연예계 이슈 중 팽팽하게 대립하는 논점에 대해 두 명의 기자가 ‘썰전’을 벌입니다.
두 개의 상반된 주장,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애들은 가라영화관 노키즈존’ 권리일까차별일까

2019년 마지막 천만 영화 <겨울왕국>이 새 이슈를 쏘아 올렸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방해 받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는 노키즈(No Kids)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식당, 카페 등 이미 일부 업소에서 시행되는 노키즈존 범주에 영화관까지 포함되며 적잖은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요즘 시대의 현상으로 봐야할까요, 무분별한 혐오로 봐야할까요?

 

배제 아닌 분리모두의 윈윈 전략
 
“아이들 좀 제발 조용하게 해주세요” 이는 영화 리뷰 글에 게재된 베스트 댓글입니다. 영화 내용이 아닌 관람 분위기에 대해 지적한 댓글이 다수의 공감을 받아 상위에 등록되는 건 그리 흔치 않은 일이죠. 결코 저렴하지 않은 문화비를 지불하는 만큼 관객들이 관크(‘관객 크리티컬’의 줄임말로 타인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논란에 예민하게 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미성숙한 아이라는 이유로, 아직은 보호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해야한다면 피해를 입은 해당 소비자의 권리는 과연 어디서 보상 받아야 하는 걸까요? 

노키즈존, 노키즈관 등 같은 명칭이 아이들의 존재를 전면 부정하고 배제하려는 느낌을 주는 것, 이 때문에 거부감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명칭보다는 의미에 더 집중해야합니다. 비단 조용히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해, 혹은 아이들을 케어하고 타 관객들의 눈치를 보느라 가시방석에 앉은 부모들을 위해 오로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하나 더 늘이자는 의미죠. 일반 성인 관객과 아이를 동반한 관객, 모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 아닐까요.
 
물론 아직 시행을 추진하는 영화관은 없습니다. 명백한 차별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고 노키즈존이나 키즈존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없다는 의견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특정 계층에 대한 전면 금지가 아니라면 언제든 도입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영화관의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면 별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모두의 편의를 위해 언젠가는 하나의 사회적인 화두로서 다뤄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차별 넘은 혐오로, 아이들에게도 권리를
 
사람이라면 성별, 나이 등에 상관없이 동등한 소비자의 권리가 주어집니다. 카페, 영화관, 음식점 등 대부분의 공간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저마다의 니즈가 존재하는 공간이죠. 그런데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출입 자체를 막는다니요. 이는 엄연한 차별행위에 해당합니다. 특정 집단에게 특정한 공간 혹은 서비스 이용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경우에는 그에 맞는 합당한 사유가 필요합니다. 물론 공간을 이용할 때 아이들에게 부족한 상식과 판단능력, 위험감지 등을 위해 보호자가 동행해야 되는 것은 맞습니다. 실제로 노키즈존의 탄생 원인도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돌보지 않고 방치해둔 결과 피해를 가져온 사례들 때문이었죠. 주변사람들의 스트레스로 끝나는 것이 아닌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영역을 분리하고자 하는 마음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소란을 피울 경우 적절한 경고와 안내를 취해야 하는 일이지 아예 입장을 막는 것은 명백한 차별입니다. 나아가 차별이 바탕이 되는 노키즈존이 활성화 된다면 아동혐오를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으며, 아이들의 사회, 문화적 활동 역시 좁아지게 됩니다. 아이들 스스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갖는 데 어려움이 생길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는 먼 미래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도 생각합니다.

성인들 또한 쾌적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아이들로부터 빼앗긴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들 역시 한때는 아이였고 결국에는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야하는 공동체 사회니까요. 보호자의 철저한 동행과 감시가 있다는 전제하에서 조금만 넉넉하게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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