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전통은 배신하지 않는다, '1박 2일' 정상의 이유
[SF+기획] 전통은 배신하지 않는다, '1박 2일' 정상의 이유
  • 이수민
  • 승인 2019.12.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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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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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1박 2일 시즌4>(이하 <1박2일>)가 일요일 예능 1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갖은 우려와 부담감 속 새출발이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적당한 변화와 전통의 어우러지며 <1박2일>은 정상의 이유를 증명했다.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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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이 지난 15일 2회 방송에서 시청률 15.1%(닐슨코리아 전체가구 기준, 이하동일)를 기록했다. 첫 회(15.7%)보다 0.6% 포인트 하락했지만 동시간대 방송 1위와 오랜 시간 일요일 예능 정상을 차지하고 있던 SBS <미운우리새끼>를 꺾은 기록이었다. 이로써 단 2회 만에 일요 예능 정상을 탈환한 것.
 
2007년부터 시작해 지난 12년 간 일요일 황금시간대를 책임져 왔던 <1박2일>에 느닷없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 3월 정준영 단톡방 스캔들이 알려지면서 프로그램에 직격탄이 떨어진 것.
 
<1박2일>은 2016년 성추문 논란에 휩싸였던 정준영을 다시 받아준 전적이 있다. 당시 여자친구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로 피소됐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정준영은 약 3개월간 자숙 시간을 가지고 <1박2일>을 통해 복귀했다. 당시에도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지만 프로그램은 정상적으로 방송을 이어왔다.
 
올해 정준영 단톡방 사건이 불거지면서 <1박2일>을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차태현, 김준호가 내기 골프를 한 정황이 발견되면서 악재는 이어졌다. 결국 두 사람은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고 <1박2일>은 3명의 멤버가 하차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결국 <1박2일>은 방송 및 제작 잠정 중단을 발표하며 “KBS는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과했다.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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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의 존폐여부를 두고 숱은 말들이 오고갔지만 약 9개월 만에 <1박2일>이 새로운 시즌으로 다시 찾아왔다. 시즌1 원년멤버인 김종민을 주축으로 연정훈, 문세윤, 김선호, 딘딘, 라비(빅스)를 섭외하며 새롭게 달라진 라인업을 공개했다. 여기에 시즌 최초로 방글이 여성 PD가 나서며 기존 시즌과는 또 다른 결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면서 <1박2일>이 지난 12년간 이어온 프로그램의 전통을 유지하며 그 속에 신선함을 선보일 것이라 예고했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1박2일>에서는 복불복 까나리 게임, 물컵 채우기, 고속도로 미션 등 기존 시즌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게임을 다루며 고유의 포맷을 유지했다. 누리꾼들에게 익숙한 재미요소와 연정훈, 김선호 등 다른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이들이 선사하는 뜻밖의 신선함이 어우러지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김선호는 ‘예능 뽀시래기’라는 별명을 얻으며 순수하고 열정 넘치는 초보 예능인으로서 매력을 보이며 각종 커뮤니티에 화제를 몰고 오기도 했다.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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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2회 방송에서도 저녁, 잠자리 복불복과 기상미션까지 멤버들의 매력과 케미가 빛을 발했다. 아직 어색하고 허당끼 넘치는 이들의 조합이 누리꾼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전달한 것. 재미는 시청률로 고스란히 나타났으며 <1박2일>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기분 좋은 새 출발을 알린 <1박2일>.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소위 말하는 첫 방송 효과와 1,2화는 새로운 멤버들에 대한 합을 보여주는 소개의 성격이 짙었다. 이제부터는 멤버들 간의 케미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야생버라이어티’에 걸맞는 날것의 재미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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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김영도 PD는 “어디까지 변화를 줘야할까에 대해 방글이 PD를 비롯하여 제작진과 고민이 많았다”라며 “<1박2일>이 쉬었다 돌아왔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이 계속 가고 있다는 느낌을 드려야했다. 완전히 바뀌면 전혀 다른 프로그램으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개월간 고심한 변화의 결과가 미비하다는 비난은 감수해야겠지만 우선은 <1박2일>의 치트키를 잡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게 이번 시즌4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전통 포맷을 유지하고 신선한 출연진의 합으로 호평을 이끌어낸 <1박2일>. 이제 첫 관문은 통과했으며 비축해둔 저력을 선보일 때다. 누리꾼들의 반응과 관심이 꾸준히 지속될 수 있을지 남은 방송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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