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이슈] “상식 밖의 현장”, '호흡' 윤지혜의 폭로, 개봉 D-3 적색등 켜지나
[SF+이슈] “상식 밖의 현장”, '호흡' 윤지혜의 폭로, 개봉 D-3 적색등 켜지나
  • 이수민
  • 승인 2019.12.16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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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화 '호흡' 스틸컷
사진 = 영화 '호흡' 스틸컷

배우 윤지혜가 개봉 3일을 앞둔 영화 <호흡>의 현장 부조리함을 폭로했다. 영화의 주연배우가 개봉 전 영화를 앞서서 비난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 <호흡> 제작진 측은 금일(16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지혜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을 통해 “저를 응원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게 이런 소식을 드리게되어 저도 무척 괴롭고 죄송한 마음입니다”라며 “하지만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수가 없어 털어 놓으려 합니다”라며 입장문을 게시했다.  
    
영화 <호흡>은 한국영화 아카데미, KAFA 감독, 촬영 감독 교육기관에서 만든 일종의 졸업작품 형식이며, 제작비는 7000만원대의 초저예산 영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현장임을 인지했지만 윤지혜는 “이 기관에서 만들어 낸 작품들 중 꽤 좋게 본 영화가 있었다”라며 “나만 잘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 = 영화 '호흡' 스틸컷
사진 = 영화 '호흡' 스틸컷

하지만 촬영이 진행될수록 상식 밖의 문제들이 반복됐다. 윤지혜의 주장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배우의 안전 확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감독은 자신의 작품을 ‘입봉작’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배우의 자존심을 낮추었다. 윤지혜는 “촬영 3회 차 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 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며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고 요란한 경적소리를 내며 저를 피해가는 택시는 저를 XXX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폭로했다. 또한 지하철 도둑 촬영, 권만기 감독의 경솔한 언행, 감정연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전혀 통제되지 않는 현장상황 등을 세밀하게 설명하며 비난을 이었다.
    
그러면서 영화의 마케팅 방식에도 불만을 표했다. 윤지혜는 “현장이 밝았다니요? 제가 쥐어짜낸 정주가 범죄에 동참할 때 웃었다는 부족한 설정으로 온갖 죄책감을 뒤집어 씌우더니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웃고 찍한 사진으로 제가 겪은 모든 고통이 괜찮아 질 것 같나요?”라고 토로하며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상 몇 개 받으면 걸작인지요?”라며 말미에는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 영화 '호흡' 스틸컷
사진 = 영화 '호흡' 스틸컷

아울러 “보석 같은 훌륭한 스텝도 있었지만, 전체로는 전혀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연기하기가 민망해지는 주인 없는 현장이었다.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자존심만 있는 아무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지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내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됐다”며 “이 영화는 불행포르노 그 자체”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윤지혜는 다음날인 15일, 2차 글을 게재하며 자신의 뜻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그는 “많은 의견들로 제가 벌인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신데..저는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단편만 보고 이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 달라”라며 단단하게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적절한 시기에 고백을 해서 흥행에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한들 참여한 분들의 처우나 금전적 보상이 추가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저는 돈을 떠나 이 작품에 참여했고 처음에는 노게런티로 해주길 제안 받았다. 하지만 희생, 열정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노게런티라는 말을 싫어했고, 형식적으로라도 받아야 겠다 전해 백만원으로 책정된 금액을 받게 됐다. 돈을 떠나 완성해보고싶었던 개인적인 희망은 사실 돈이 가장 중요한 현실적 문제들에 부딪히게 된 것”이라며 회의감을 표했다.
    
윤지혜는 최소한의 세팅이 이루어지지 않은 현장과 그 결과의 책임은 최전방에 노출된 자신에게 극심한 고통으로 다가왔다며 고충을 털어놓은 것.
    
이와 관련해 영화 <호흡> 측은 매체들을 통해 “배우가 문제제기를 했고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금일(16일) 내용을 정리하여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사진 = 영화 '호흡' 스틸컷
사진 = 영화 '호흡' 스틸컷

개봉 3일 전 주연 배우의 ‘부조리 폭로’로 <호흡>은 현재 비상에 걸린 상황이다. 여러 위험요소를 포함한 비체계적인 현장, 배우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 열정페이 등 다수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어 그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여 진다. <호흡> 측의 입장 이후 여론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     
    
한편 영화 <호흡>은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질긴 악역을 그린다. 윤지혜는 극중 핵심인물인 정주 역을 맡았으며 오는 19일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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