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시언이 오랜만에 본업에 복귀했다.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아내를 죽였다>를 통해서다. 웹툰 원작을 다뤘다는 부담감과 예능 이미지가 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시언은 웃음기를 지운 열연으로 이를 상쇄했다.
5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아내를 죽였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이시언, 안내상, 왕지혜, 김하라 감독이 참석했다.
<아내를 죽였다>는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영화로 평점 9.4점을 받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제32회 도쿄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인 ‘아시안 퓨처’에 초청되며 국내 개봉 전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1997>,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등을 통해 웃기고 유쾌한 배우로 친숙한 이시언은 <아내를 죽였다>에서 아내를 죽인 용의자 정호를 연기했다. 정호는 필름이 끊겨 알리바이를 대지 못해 경찰을 피해 도망치며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는 캐릭터. 김하라 감독은 “지질하면서도 성실하면서도 어떨 땐 잘생겨보여야 했다”며 이시언의 대중적 이미지에 대해 “<나 혼자 산다>의 예능 이미지 때문에 우려도 있었으나 나는 오히려 이시언의 친근한 이미지가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전했다.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이시언은 “첫 주연이 이렇게까지 부담될 줄 몰랐는데 너무 부담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작품을 위해 수염을 긴 이시언은 “영화에서 수염을 최초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드리게 됐다. 전현무 형과 모 양(한혜진)이 빠지는 바람에 <나 혼자 산다>에 갑자기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해 웃음을 안기기도.
정호를 쫓는 경찰 대연 역을 맡아 적절한 긴장과 웃음을 안겼던 안내상은 “주인공이 이시언이라고 하더라. 잘 모르는 배우였다. 존재 자체를 몰랐다. ‘이시언도 연기하나?’ 싶었다. 이시언의 비주얼을 보니 부족하겠더라. 비주얼적으로 내가 필요할 것 같았다”고 능청을 떨었다.
사건의 발단으로 살해당한 아내 미영 역을 맡은 왕지혜는 “미영이 매순간 선택 때마다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했다. 정호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미영의 모습을 덤덤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하라 감독은 “웹툰을 좋아하고 일상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내를 죽였다>의 경우 원작을 보고 범인이 누구일지 궁금해 했는데 그 안에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겠더라. 정호가 진실을 찾아가면서 일상과 삶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들이 평범함이 꿈인 것 같은 세상사를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아내를 죽였다>를 연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 사건은 술로 비롯되고 ‘도박’의 위험성에 큰 방점을 찍는다. 김하라 감독은 “도박은 최악의 선택지 중에 하나임에 대표성을 주고 싶었다. 단순히 ‘도박을 하지 말자’가 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상징성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의도를 밝혔다.
<아내를 죽였다>는 오는 12월11일 개봉한다.